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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억’ 백종원의 더본코리아, 가맹점주 갈등에 상장 ‘빨간불’

상장 예심 과정서 ‘소송·분쟁’ 등 질적 심사요건
중대한 소송으로 번질 시 상장 제동 걸릴 수도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사진 더본코리아]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에 나선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기업공개(IPO) 과정서 암초를 만났다. 더본코리아 자사의 외식 브랜드 중 하나인 연돈볼카츠 가맹점주와 갈등을 빚으면서 상장 예비 심사 과정 지연 우려도 제기된다. 

연돈볼카츠 점주들은 지난 6월 더본코리아를 가맹사업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연돈볼카츠 점주들은 지난 5월 29일 더본코리아가 코스피 상장 예비 심사 신청서를 내자마자 문제를 제기했다. 연돈볼카츠 본사가 예상 매출액과 수익률을 부풀렸다는 것이다. 

연돈볼카츠 점주들은 “가맹본부가 월 3000만원 수준의 매출과 20∼25%의 수익률을 보장했으나, 실제 매출은 1500만원으로 절반 남짓인데다 수익률도 7∼8% 수준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더본코리아 측은 매출과 수익률을 보장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연돈볼카츠 일부 점주의 공정위 신고는 더본코리아 상장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더본코리아 상장 예비 심사 과정에서 연돈볼카츠 점주들의 주장 내용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상장 예비 심사에서 질적 심사요건도 중요하게 심사한 뒤 상장 여부를 결정한다. 질적 심사 요건은 상장기업으로서 적격인지 판단하기 위한 것이다. 기업경영의 계속성, 경영 투명성, 경영 안정성, 투자자 보호로 구분된다. 

예를 들어 질적 심사 기준에는 ‘소송 및 분쟁’도 있다. 중요한 소송이나 분쟁이 있으면 기업경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심사에서 기업과 사회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체계를 갖췄는지도 평가한다. 

거래소 측은 상장 예비 심사 과정에서 소송 자체가 특이 사항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더본코리아가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 받을 수도 있지만 과징금 처분을 받고도 상장한 사례 역시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갈등이 다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 소송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며 “소송가액이 작다고 하면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에, 그런 경우 별 일 없이 통과 된다”고 말했다.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들이 지난 6월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더본코리아 본사 앞에서 연돈볼카츠 가맹점 피해사례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소송 중요성 커질 시 상장 영향 미칠 수도 

다만 소송의 중요성이 커지면 얘기는 달라진다. 연돈볼카츠 이외 다른 여러 브랜드 점주까지 더본코리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경우, 질적 심사 요건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어 상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소송이 중요하다고 하면 회사의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그런 경우에는 미승인 가능성도 있는데, 그건 지금 판단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거래소의 상장 예비 심사 기간은 45영업일로, 더본코리아 상장 심사는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것이 통상적이지만 더 걸릴 수도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예비 심사 기간 연장 여부도 고민하고 있다”며 “지금 결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2018년 상장을 추진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한 차례 연기됐다. 올해 다시 상장 준비에 나선 더본코리아의 예상 기업 가치는 약 3500억∼4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다.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41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0.6% 감소한 255억원, 당기순이익은 31% 증가한 20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앞서 1993년 식당을 창업한 백 대표는 이듬해인 1994년 1월 더본코리아 법인을 설립했다. 백 대표가 최대주주로 지분 76.69%를 보유하고 있으며, 2대주주는 강석원 부사장으로 지분 21.09%를 갖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한때 외식 브랜드가 50개에 이르렀으나 현재는 그 절반으로 줄었다. 홍콩반점, 빽다방, 새마을식당, 역전우동, 한신포차, 빽보이피자, 본가 등 외식 브랜드 25개를 운영하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 운영 이외에도 호텔과 유통사업도 하고 있다. 2018년 상장 추진을 앞두고 사업 다각화에 나서면서 영역을 넓혔다. 호텔 부문의 작년 영업이익은 7억9000만원, 유통 부문은 6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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