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기록 작업 관습에 균열을 내다 [CEO의 방]
[CEO의 방] 이건우 캐럿펀트 대표… 터질 龜·찢을 裂
아날로그 방식의 유물 도면 작업 디지털화에 도전
투자 유치 없이 매출 만드는 스타트업으로 인정 받아
‘CEO의 방’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CEO가 머무는 공간을 글과 사진으로 보여주는 콘텐츠입니다. 언제나 최적을, 최선을 선택해야 하는 CEO들에게 집무실은 업무를 보는 곳을 넘어 다양한 영감을 얻고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창의적인 공간입니다. 기업을 이끄는 리더의 비전과 전략이 탄생하는 공간, ‘CEO의 방’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성공의 꿈을 키워나가시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가장 많이 듣는 조언 중의 하나는 ‘블루오션을 찾아라’보다 ‘불편을 해결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찾아라’일 것이다. 성공한 창업가들은 ‘세상에 새로운 것은 없다’는 것을 알고 있고, 불편을 해소하는 것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체득했기 때문이다. 모텔 숙박업계에 정보통신(IT) 기술을 적용한 ‘야놀자’, 전단지 위주의 배달 시장에 테크를 더한 ‘배달의민족’, 온라인 전용 은행 ‘카카오뱅크’ 등이 대표적인 예다. 견고한 기존 관습의 벽에 조그마한 균열을 냈기에 그 벽을 무너뜨린 것이다.
문화유산의 디지털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스타트업 캐럿펀트도 좋은 예다. 이건우 창업자가 고고학 전공 출신이기에 이 시장의 문제점을 알 수 있었고, 정보통신(IT)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거리낌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한 도전이었다.
발굴 혹은 건설 현장에서 매년 수십만 개의 유물이 나오는데, 관련 법에 따라 실측 도면 작업을 해야 한다. 자나 캘리퍼스와 같은 아날로그 도구로 일일이 측정하고 특징을 관찰하여 모양을 그려주는 것이다. 이를 디지털 작업으로 전환하면 4시간이 필요하던 시간을 20분으로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를 통해 경제 논리로 건설 현장에서 제대로 관리되지 못한 유물을 그나마 지켜낼 수 있는 것이다.
캐럿펀트는 포항공과대의 스타트업 육성 공간인 ‘체인지업 그라운드’에 자리잡았다. 이 대표는 “이곳을 선택한 것은 문화유산 발굴 작업이 자주 있는 경주와 가깝고, 창업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재택근무를 하는 개발자까지 20여 명 정도 되는 구성원들은 두 개의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다. 조그마한 사무실에 그의 자리가 있다. 동료 임직원과 바로 소통할 수 있게 그 흔한 칸막이조차 없다. 이 대표의 공간은 일하는 곳이자 임직원들과 함께 회의를 하는 회의실이다.
그가 사용하는 모니터 화면에 있는 유물의 디지털 도면을 본 후 캐럿펀트의 비즈니스를 실감했다. 문화유산이나 유물 등 발굴과 관련된 실측 도면은 찾아볼 수 없다. 캐럿펀트가 수작업으로 이뤄지던 유물의 실측 도면 작업을 디지털로 바꿨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미안하지만 캐럿펀트의 비즈니스를 보여줄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면서 “조그맣게 시작해서 여전히 작은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게 장점이다”며 웃었다.
창업가의 공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약들에서 그의 고단함이 보인다. “창업가의 방에 가면 왜 이렇게 약이 많은지 모르겠다”는 기자의 말에 “아무래도 스타트업 창업가들은 인재 채용부터 회계 등 모든 것을 알아야 하므로 어려움이 많다. 스트레스가 많아서인지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다”면서 “그나마 체인지업 그라운드에서 포스텍홀딩스와 창업가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아서 어려움을 잘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 현장 일용직까지 하면서 임직원 월급을 마련하던 시기를 잘 견디면서 이제 캐럿펀트는 해외 진출을 노릴 정도로 성장했다. 이 대표는 올해 매출 목표 25억원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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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가장 많이 듣는 조언 중의 하나는 ‘블루오션을 찾아라’보다 ‘불편을 해결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찾아라’일 것이다. 성공한 창업가들은 ‘세상에 새로운 것은 없다’는 것을 알고 있고, 불편을 해소하는 것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체득했기 때문이다. 모텔 숙박업계에 정보통신(IT) 기술을 적용한 ‘야놀자’, 전단지 위주의 배달 시장에 테크를 더한 ‘배달의민족’, 온라인 전용 은행 ‘카카오뱅크’ 등이 대표적인 예다. 견고한 기존 관습의 벽에 조그마한 균열을 냈기에 그 벽을 무너뜨린 것이다.
문화유산의 디지털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스타트업 캐럿펀트도 좋은 예다. 이건우 창업자가 고고학 전공 출신이기에 이 시장의 문제점을 알 수 있었고, 정보통신(IT)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거리낌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한 도전이었다.
발굴 혹은 건설 현장에서 매년 수십만 개의 유물이 나오는데, 관련 법에 따라 실측 도면 작업을 해야 한다. 자나 캘리퍼스와 같은 아날로그 도구로 일일이 측정하고 특징을 관찰하여 모양을 그려주는 것이다. 이를 디지털 작업으로 전환하면 4시간이 필요하던 시간을 20분으로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를 통해 경제 논리로 건설 현장에서 제대로 관리되지 못한 유물을 그나마 지켜낼 수 있는 것이다.
캐럿펀트는 포항공과대의 스타트업 육성 공간인 ‘체인지업 그라운드’에 자리잡았다. 이 대표는 “이곳을 선택한 것은 문화유산 발굴 작업이 자주 있는 경주와 가깝고, 창업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재택근무를 하는 개발자까지 20여 명 정도 되는 구성원들은 두 개의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다. 조그마한 사무실에 그의 자리가 있다. 동료 임직원과 바로 소통할 수 있게 그 흔한 칸막이조차 없다. 이 대표의 공간은 일하는 곳이자 임직원들과 함께 회의를 하는 회의실이다.
그가 사용하는 모니터 화면에 있는 유물의 디지털 도면을 본 후 캐럿펀트의 비즈니스를 실감했다. 문화유산이나 유물 등 발굴과 관련된 실측 도면은 찾아볼 수 없다. 캐럿펀트가 수작업으로 이뤄지던 유물의 실측 도면 작업을 디지털로 바꿨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미안하지만 캐럿펀트의 비즈니스를 보여줄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면서 “조그맣게 시작해서 여전히 작은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게 장점이다”며 웃었다.
창업가의 공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약들에서 그의 고단함이 보인다. “창업가의 방에 가면 왜 이렇게 약이 많은지 모르겠다”는 기자의 말에 “아무래도 스타트업 창업가들은 인재 채용부터 회계 등 모든 것을 알아야 하므로 어려움이 많다. 스트레스가 많아서인지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다”면서 “그나마 체인지업 그라운드에서 포스텍홀딩스와 창업가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아서 어려움을 잘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 현장 일용직까지 하면서 임직원 월급을 마련하던 시기를 잘 견디면서 이제 캐럿펀트는 해외 진출을 노릴 정도로 성장했다. 이 대표는 올해 매출 목표 25억원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건우 대표는 동국대에서 고고학을 전공하던 2학년 때 문화유산 디지털 기록화 사업을 하는 캐럿펀트를 창업했다. 유물의 실측 도면 작업을 디지털화하는 솔루션 ‘Arch3D Liner’ 개발에 성공해 문화재청 산하의 연구소와 유적 발굴 기관 등에 판매하고 있다. 문화재청장 표창·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등을 수상하면서 실측 도면 시장을 혁신하는 스타트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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