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 설전' 끝났다...안세영-협회 갈등→조사위 발족, 주요 쟁점 Q&A [2024 파리]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삼성생명)이 대한배드민턴협회(협회)의 관리·운영 시스템 문제에 직격탄을 날려 논란이 커진 가운데 상급단체 대한체육회가 7일(한국시간) 조사위원회를 발족했다. 양측의 '장외 말싸움'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진실 게임'이 시작된 형국이다. 협회는 "중요한 선수가 대표팀을 떠나게 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10페이지 분량 보도자료를 통해 안세영의 발언을 조목조목 해명했다. 입장 차는 여전하다. 주요 쟁점을 정리한다.
Q. 협회는 안세영 몸 관리에 소홀했나
A. 안세영은 지난해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 당한 무릎 부상이 심각한 상태였는데, 이를 안일하게 여긴 대표팀에 실망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협회는 선수가 부상을 당한 뒤 병원 검진과 재활 치료 지원에 문제가 없었고, 지난 2월부터 전담 트레이너를 지원한 점, 올림픽 개막 직전 선수가 발목 부상을 당했을 때 경비 1100만원을 들여 한의사를 파리로 파견한 점을 어필했다. 타임라인 형식의 '국가대표 지도자 확인서'도 보여줬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원칙·관례대로 선수를 관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더 효과적인 재활 치료를 원하는 안세영의 요구를 수차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생긴 갈등이 생긴 것 같다.
Q. '수정쌤'은 왜 올림픽에 가지 않았나
A. 안세영 '작심 발언' 배경에 그가 정신적으로 많이 의지한 인물로 알려진 한수정 트레이너가 협회와 재계약에 실패한 게 영향을 미쳤다는 추측이 있었다.
협회는 안세영 지원을 위해 한 트레이너에게 올림픽 기간까지 계약 연장을 제안했지만, 지난 7일 당사자가 퇴사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지도자 확인서에는 안세영이 김학균 총감독에게 "선수로서 할 수 없는 일들이 있는데 (한 트레이너가 그걸) 자꾸 요구해서 힘들다. 저도 한 트레이너와 그만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내용도 적시했다.
확인서 내용이 사실이라면, 트레이너와의 결별을 선택한 주체는 안세영이다. 양측의 불화도 엿보인다. 하지만 안세영은 금메달을 딴 뒤에 "내 꿈을 이뤄주기 위해 눈치도 많이 보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라며 한 트레이너를 향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Q. 협회는 안세영의 '개인 자격' 국제대회 출전을 허가할까
A. 대표팀 은퇴를 시사한 안세영에게 다음 올림픽 출전 여부를 묻자 그는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다"라고 주장했다. 개인 자격으로 국제대회에 나가고, 올림픽 무대도 다시 밟을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는 의지였다.
협회는 은퇴한 국가대표 선수의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주최 대회 출전 허용 규정으로 국가대표 활동 기간(5년 이상)과 연령(여자 만 27세·남자 만 28세 이상) 제한을 두고 있다고 전하며, "관련 규정이 무시되면 선수들의 이탈 우려가 크며, 협회 운영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에 의거해 올림픽 참가 선수 최종 결정 권한은 대한올림픽위원회(KOC)에 있다. 따라서 협회의 임의적 결정으로 선수에게 참가 권한을 부여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협회 규정도 충족하지 못하는 안세영이 개인 자격으로 BWF 대회에 나서는 걸 허가할 생각이 없다는 의미다.
Q. 협회는 안세영의 기자회견 참석을 막았나
A. 안세영은 6일 파리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배드민턴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불참했다. 대한체육회는 "선수 측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어렵겠다는 뜻을 밝혔다"라고 했지만, 안세영은 파리 출국을 앞두고 "나한테는 (협회가) '기다려라. 아무 말도 하지 말라'라고 했다. 난 아무것도 모르겠다"라고 반박했다.
선수단보다 앞서 7일 오전 귀국한 김택규 협회장은 관련 지시 여부를 묻자 "그런 적 없다. 나도 의아스러웠다"라고 했다. 이날 오후 귀국한 안세영 "말을 아끼겠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협회는 보도자료에 "불참하도록 의사를 전달하거나 지시한 바 없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른 쟁점은 입장과 시각에 따라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지만, 이 문제는 명백히 한 쪽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이는 양측이 그동안 했던 주장에 신빙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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