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가성비’다…예능에 힘주는 넷플릭스
[OTT 트렌드 변화]①
내년 상반기까지 9개 이상 예능 선보일 예정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넷플릭스의 대형 작품들이 최근 국내에서 이렇다할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OTT의 주요 성장 지표로 꼽히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도 최근 1년 사이 14.37% 감소했다. 이런 상황속에서 넷플릭스가 내놓은 타개책은 예능 강화다.
넷플릭스는 지난 7월 26일 서울 여의도에서 ‘예능 페스티벌’ 미디어 행사를 열고 다양한 예능 작품을 소개했다. 넷플릭스 예능 총괄 유기환 디렉터, ‘더 인플루언서’ 이재석 PD, ‘신인가수 조정석’ 양정우 PD,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김학민 PD, ‘코미디 리벤지’ 권해봄 PD, ‘좀비버스: 뉴 블러드’ 박진경 PD, ‘솔로지옥4’ 김재원 PD, ‘대환장 기안장’ 정효민 PD, ‘데블스 플랜2’ 정종연 PD가 넷플릭스 예능 페스티벌 무대에 올라 각각의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유기환 넷플릭스 예능 총괄 디렉터는 “지난 2년을 돌이켜보면 넷플릭스가 본격적으로 예능을 시작하고 새로운 시도에 나섰던 시기”라면서 “넷플릭스와 협업한 많은 제작진의 노력과 참신한 아이디어 덕분에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에서도 크게 사랑을 받은 작품들이 많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유 디렉터는 “넷플릭스 예능팀은 ‘우리는 한국 예능 팀’이라는 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국내에서 먼저 사랑을 받아야 글로벌 시청자들에게도 사랑을 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국 시청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는 작품들을 제작한다”며 한국 시청자들의 다채로운 취향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소셜·요리·코미디·리얼리티·좀비·스포츠·연애 등 다양한 취향 반영
넷플릭스는 최근 공개된 ‘더 인플루언서’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9개 이상의 예능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소셜, 요리 등 다양한 대규모 서바이벌을 시도하는 것은 물론이고 코미디, 리얼리티, 좀비, 스포츠, 연애, 민박 버라이어티 등 취향 저격 신작이 시청자들을 만난다.
최근 공개된 더 인플루언서는 영향력이 곧 몸값이 되는 대한민국 인플루언서 77인 중 최고의 영향력을 가진 사람을 찾기 위해 경쟁하는 소셜 서바이벌 예능이다. 장근석, 이사배, 빠니보틀, 진용진, 심으뜸, 대도서관을 비롯해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아프리카TV 등 다양한 소셜 플랫폼에서 수많은 팔로워를 모으며 영향력을 검증받은 77인이 극한 경쟁에 뛰어드는 모습을 보여줬다. 더 인플루언서는 공개 이후 지난 8월 14일 기준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 연속 1위에 오른 데 이어 글로벌 TOP 10 TV쇼(비영어) 부문 4위에 등극했다. 특히 유명 인플루언서가 대거 출연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
싱어송라이터를 꿈꾸는 ‘음악에 진심’인 20년차 배우 조정석의 신인 가수 데뷔 프로젝트 ‘신인가수 조정석’은 오는 8월 30일 베일을 벗는다. 일 벌이기 가장 좋아하는 조정석의 친한 형 정상훈과 MZ 세대가 열광하는 문상훈이 가수 데뷔를 돕는다. 최고의 보컬리스트이자 조정석의 영원한 뮤즈인 거미, 한국 힙합의 자존심 다이나믹 듀오를 비롯해 이름만 들어도 ‘헉’소리나는 레전드 아티스트들이 지원군으로 나선다.
오는 9월 공개되는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은 ‘백수저’ 스타 셰프들과 대한민국 최고가 되기 위해 도전장을 내민 ‘흑수저’ 재야의 고수들이 치열하게 맞붙는 100인의 요리 계급 전쟁이다. 백종원과 한국 유일의 미쉐린 3스타 ‘모수 서울’의 수석요리사 안성재 셰프가 냉철한 심사를 예고한다.
김학민 PD는 “우리 집 앞 김치찌개 맛집 사장님과 파인다이닝 셰프들이 경쟁하면 누가 이길까 궁금했다”며 “천하제일 요리대회가 열리는 건데 갑자기 하얀 셰프복을 입은 유명한 셰프들이 등장한다. 요리를 잘하지만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고수인 흑수저 셰프와 유명한 백수저 셰프가 계급을 나눠 대결해 살아남는 1인을 찾는 서바이벌”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10월에는 넷플릭스에서 코미디 복수혈전이 뜨겁게 펼쳐진다. 지난해 나이, 경력, 출신 불문 오직 코미디로 실력을 겨루는 방식으로 화제를 일으켰던 ‘코미디 로얄’에 이어 이번에는 ‘코미디 리벤지’가 찾아온다. K-좀비 예능의 신기원을 연 ‘좀비버스’는 ‘좀비버스: 뉴 블러드’로 올해 4분기에 돌아온다. 좀비버스: 뉴 블러드는 어느 날 갑자기 좀비 세계로 변해버린 대한민국 일대에서 퀘스트를 수행하며 살아남아야 하는 좀비 유니버스 예능이다. 시즌1은 멕시코, 페루, 에콰도르, 싱가포르, 홍콩, 대만, 태국, 베트남 등 13개국 국가 TOP 10 리스트에 오르며 신개념 액션 좀비 버라이어티로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군바 있다.
참신함으로 화제성 사로잡은 넷플릭스 예능들
‘최강야구’, ‘강철부대’, ‘도시어부’로 재미와 진정성 있는 스토리로 열풍을 일으킨 장시원 PD는 넷플릭스와 함께 두 번째 ‘최강’ 시리즈를 탄생시킬 예정이다. 오는 4분기에 공개되는 ‘최강럭비: 죽거나 승리하거나’는 승리의 영광을 위해 온 몸을 던지며 필사의 전진을 이어가는 럭비 선수들의 진짜 승부를 보여주는 스포츠 서바이벌 예능이다.
대한민국 데이팅 리얼리티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는 ‘솔로지옥’은 2025년 넷플릭스 한국 예능 최초로 시즌4로 돌아온다. 솔로지옥은 커플이 돼야만 나갈 수 있는 외딴 섬, ‘지옥도’에서 펼쳐질 솔로들의 솔직하고 화끈한 데이팅 리얼리티쇼다. 시즌3는 기존 틀을 깨버리는 파격적인 규칙과 예상을 벗어나는 관계성의 서사로 공개 직후부터 마지막까지 5주간 글로벌 TOP 10 TV쇼(비영어) 부문 상위권을 점령하고 31개국 TOP 10 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다.
이외에도 2025년 공개되는 ‘대환장 기안장’은 기안84가 울릉도에서 청춘을 위해 기상천외한 민박을 차리고 운영하는 신개념 민박 버라이어티다. 한국 두뇌 서바이벌 예능의 저력을 보여주며 전 세계를 사로잡은 ‘데블스 플랜’은 2025년 시즌2로 돌아온다.
이처럼 넷플릭스가 예능에 힘을 주는 이유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소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넷플릭스 대표 흥행 프로그램 ‘솔로지옥’은 원래 내수용으로 기획됐으나 글로벌 시장에서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덕분에 시즌4까지 제작이 확정된 케이스다.
OTT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명 배우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면서 오리지널 시리즈나 영화 제작비용이 크게 증가했다”며 “일반인이나 상대적으로 몸값이 저렴한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는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화제성 대비 제작비를 아낄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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