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부당대출’…이복현 “더는 신뢰하기 힘든 수준”
금감원장, 임원회의에서 우리은행 비판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의 수백억원 부당대출과 관련해 “우리금융이 보이는 행태는 더 이상 신뢰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20일 금감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이날 임원회의에서 “우리은행은 손 전 회장의 친인척 대출에 대해 몰랐었다는 전직 회장의 발언을 옹호하고 심사소홀 등 외에 뚜렷한 불법행위가 없었다며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는 점을 지속해서 합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는 제왕적 권한을 가진 전직 회장의 친인척에게 수백억원의 부당대출을 실행해 대규모 부실이 발생한 사안”이라며 “우리은행은 내부 시스템을 통해 사전적으로 인지할 수 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조직적인 문제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엄정한 내부감사를 통해 적극 조치해야 했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기관 자체의 한계 등으로 문제점을 밝혀내지 못했다면, 계좌 추적권과 검사권이 있는 금융당국 및 수사기관에 신속히 의뢰해 진상을 규명해야 했다”며 “이와 유사한 행태를 보이는 금융사는 시장에 발을 못 붙일 정도로 강한 법적 권한을 행사하는 등 엄정한 잣대를 들이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최근 4년간 우리은행 직원들이 손 전 회장의 친인척(차주)에게 350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내준 사실을 적발했다. 차주가 허위로 증빙서류를 제출했는데도 우리은행 직원들은 기업대출을 해주고 부동산 담보가치가 부족하거나 담보물이 없는데도 신용도를 상향 평가해 수십억원의 대출을 실행했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은 158억원의 피해를 보게 됐다. 우리은행은 부당대출 사고를 올해 초 인지해 관계자들을 징계조치 하고도 금감원에는 따로 보고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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