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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사랑으로 키운 병원…국내 대표 정형외과로 우뚝 [이코노 인터뷰]

서동원 바른세상병원장 인터뷰
올해 개원 20주년...성장 발판은 '축구 사랑'
모든 움직임의 시작은 걷기
"잘 걸어야 노년까지 건강" 강조

서동원 바른세상병원장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서동원 바른세상병원장은 2004년 8월 경기도 성남에서 바른세상병원을 개원했다. 올해 8월이 딱 20주년이다. 병원은 그동안 빠르게 성장했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의료진과 직원이 각각 8명, 150명이던 인력은 현재 29명, 420명으로 늘었다. 바른세상병원을 다녀간 환자의 수도 올해 7월 기준 286만5000명에 달한다. 그렇게 바른세상병원은 국내 대표 정형외과로 성장했다.

작은 ‘의원’서 400명 규모 ‘병원’으로

서 원장이 처음부터 병원을 크게 키우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먹고 살기’ 위해 개원을 택했다. 서 원장은 “본관 2층에 의원을 열었는데, 다른 정형외과에 100~200명의 환자가 올 동안 우리 의원에는 환자가 30명도 채 오지 않았다”라며 “‘목이 안 좋나’ 싶던 때도 있었다”고 웃었다. 

다른 병원과 다른 점은 하나였다. 서 원장의 축구 사랑이다. 1963년생인 서 원장은 아직도 매주 축구를 한다. 축구를 더 잘하기 위해 다른 운동도 병행한다. 직원 복지를 위해 병원 지하에 탁구대를 설치했지만, 사실 풋살장을 더 만들고 싶었다. 최근 서울 양재동의 풋살 경기장도 인수했고 곧 운영할 계획이다.

서 원장은 “병원을 키울 수 있던 건 순전히 축구 덕분”이라며 “축구에 대한 열망과 경험이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고 했다. 서 원장을 의료현장으로 이끈 공신도 축구다. 서 원장은 “고등학생 때 축구를 하다 십자인대가 끊어졌다”라며 “(내가) 축구를 다시 뛰고 싶어 재활의학과를 선택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라고 했다.

서동원 바른세상병원장의 집무실 장식장. 안쪽의 큰 사진은 축구대회에서 헹가래 받고 있는 서 원장. [사진 신인섭 기자]
서 원장이 재활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이후 정형외과 전문의에 다시 도전한 것도 축구 때문이다. 축구로 다친 환자를 완벽하게 치료하려면 재활의학과 전문의 자격만으로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남들보다 두 배 정도 긴 전공의 생활은 환자를 제대로 보겠다는 일념으로 버텼다. 서 원장은 “축구로 다친 환자를 어떻게 하면 완벽하게 회복시킬지가 목표였다”고 했다.

축구 사랑은 서 원장이 “(회복을 위해) 운동하지 말고 쉬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 원장은 “의료진이 환자에게 ‘집에서 쉬라’고 한다면 정형외과가 왜 필요하겠나”라며 “저도 축구를 좋아하니, 치료의 목적은 환자가 부상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다시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라고 역설했다.

십자인대 재건 ‘자신’…치료제 개발도

서 원장은 자신 있는 수술 분야로 전방 십자인대 재건술을 꼽았다. 서 원장은 실제 전방 십자인대 재건술의 권위자로 꼽힌다. 십자인대 손상은 운동선수가 흔히 겪는 질환이다. 서 원장은 파열된 인대의 남은 조직에 이식 건(이식되는 인대)을 부착하는 방법으로 수술한다. 이런 방식의 수술은 고유감각을 살려 인대의 안정성과 재활 속도를 높인다. 

서 원장의 다음 목표는 ‘치료제 개발’이다. 연골은 한번 손상되면 재생하지 않기 때문에 연골 손상 환자에게 건강한 사람의 엑소좀을 투여, 연골을 재생하는 무릎관절 연골 재생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바른세상병원은 앞서 한국연구재단의 이공학기초연구(기본연구) 과제와 범부처 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 대상으로도 선정됐다.

서 원장은 “연골에 약물을 주사해 연골을 재생할 수 있다면 수술 없이도 연골 치료가 가능해 환자의 편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이어 “병원에서는 테니스 엘보, 아킬레스건염 등 환자에게 혈소판이 풍부한 혈장(PRP)을 투여한다”며 “다만 PRP는 환자의 혈액만 사용해야 해서 다른 사람의 것도 쓸 수 있는 엑소좀을 치료제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동원 바른세상병원장 [사진 신인섭 기자]
바른세상병원은 연골재생연구소를 통해 연골세포·조직을 재생하기 위한 연구개발(R&D)에도 힘쓰고 있다. 병원과 연구소 소속 의료진이 ‘신규 근위축 유방 매커니즘’에 대해 공동 연구한 논문은 국제학술지 셀즈(Cells)에도 등재됐다. 연골재생연구소가 개발한 연골 재생 치료 기술 특허 두 건은 올해 하반기 등재가 기대된다.

“매해 1%씩 성장이 목표”

서 원장은 앞으로의 20년도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서 원장은 “오늘 최선을 다하면 20년 뒤에는 분명 달라져 있을 것”이라며 “병원 운영도 매해 1%씩 성장하자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매력적인 청사진을 그리기보다 매일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서 원장은 “멋있는 청사진을 그려놓고 직원들을 너무 채찍질하면, 직원도, 환자도 잃는다”며 “지난 20년을 돌아봐도 병원을 이렇게 키우겠다는 꿈을 꾸진 않았다”고 했다. 이어 “목표는 대한민국 최고를 넘어 세계가 인정하는 병원을 만들자는 것”이라면서도 “직원 복지에 신경 쓰고, 내 앞의 환자를 어떻게든 치료해서 낫게 한 것이 성장의 힘”이라고 했다.

한편 서 원장은 평소 일상에서 ‘걷기 운동’을 많이 하라고 조언했다. 무릎관절은 평생 체중을 지탱한 만큼 노화가 오면 소모품처럼 제 기능을 못한다. 심한 통증도 환자를 괴롭힌다. 마음대로 다리를 움직일 수 없으니 운동하기도 힘들고 삶의 질도 낮아진다. 무릎관절을 일찍부터 제대로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면서 서 원장은 걷기를 강조했다. 환자가 정형외과 치료를 받는 목적은 결국 잘 걷기 위해서다. 서 원장은 “자유롭게 걸어야 삶의 만족도가 높다”며 “걸을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걷기는 다른 운동보다 부상의 위험이 적은 점도 장점이다. 서 원장은 “걷기를 운동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파워워킹으로 심박수를 높일 수 있다”고 했다. 또 “60대 이상 여성이면 평지를 하루 1시간 걷기를 추천한다”라며 “골밀도가 좋아지고 우울증을 개선하는 등 평지 걷기의 장점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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