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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들어가면 무조건”…MZ 사로잡은 ‘과일릭’ 뭐길래 [민지의 쇼핑백]

식음료업계 강타한 과일릭 트렌드
“과일 원물 담은 메뉴 인기…맛과 식감에 재미 더해”

프랑제리 피어 신촌점에서 생망고 케이크를 보고 있는 고객. [사진 이랜드이츠]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올봄 과일과 홀릭(Holic)을 합친 ‘과일릭’이란 트렌드가 탄생했다. 생과일이 포함된 메뉴를 즐기는 것을 뜻하는데, 이 유행이 카페 및 음료업계에서 확산해 주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특히 올해 ‘애플레이션’(Apple + Inflation)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과일 가격이 급등해 생과일이 포함된 메뉴를 과일 대체제로 먹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과일릭 트렌드는 음료업계를 넘어 디저트업계, 주류업계 등 외식·식음료업계 전반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맘카페에서 난리 난 생과일 케이크

올여름 과일릭 트렌드 중심에 있는 것은 바로 생과일 케이크다. 과거에는 케이크의 간단한 토핑 정도로 과일이 사용됐다면, 최근에는 생크림 케이크 위에 과일이 무더기로 올라가 있는 케이크들이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베이커리 브랜드 ‘프랑제리’는 지난 5월 ‘생망고 케이크’를 출시해 인기를 얻고 있다. 출시가 되자마자 지역 맘카페를 중심으로 후기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화제가 된 이유는 1만9900원의 가격으로, 생망고가 듬뿍 올라간 케이크가 2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판매되자 문의 글이 쇄도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제리는 원래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프랑제리 피어 신촌점 한정으로 한 달간 생망고 케이크를 판매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생망고 케이크를 찾는 고객이 계속 증가해 판매 기간을 7월 중순까지로 연장하고 판매 매장도 프랑제리 전 매장으로 확대했다.

프랑제리는 생망고 케이크의 성과에 힘 입어 ‘제철 과일 케이크 시리즈’로 확대하고 시기 별로 다른 제철 과일을 사용한 케이크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여름 딸기, 7월에는 복숭아 케이크를 출시해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제철 과일 케이크를 집중적으로 판매한 프랑제리 피어 신촌점의 경우 2024년 5월부터 7월까지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약 27% 증가했다.
성심당에서 판매 중인 무화과 케이크 ‘안녕 무화과’. [사진 성심당 인스타그램 캡처]

딸기·망고·귤 이어 무화과까지…케이크가 살리는 지역 경제

대전의 유명 빵집 성심당은 최근 무화과 케이크를 신제품으로 출시했다. 성심당은 기존에도 딸기시루, 망고시루 등의 과일 케이크로 SNS 중심으로 화제를 모았는데 올 여름에는 생귤시루에 이어 ‘안녕 무화과’까지 출시하며 케이크에 사용되는 과일 종류를 확대하고 있다.

성심당의 망고시루 케이크는 오픈런 현상을 불러일으키며 줄서기 대리 아르바이트까지 등장할 정도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롯데백화점 대전점 내 성심당 롯데점 케이크부띠크에서만 판매되는 안녕 무화과 케이크도 오픈런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도 대전을 대표하는 빵집으로 유명했던 성심당은 과일시루 케이크 시리즈가 대박 행진을 이어가며 과일 케이크를 주력 메뉴로 삼고 있다. 성심당 과일 케이크를 먹기 위해 대전에 방문하는 사람들도 많이 늘어나면서 과일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믹솔로지’·‘모디슈머’에도 최적화

개인 취향에 맞게 술과 음료 등 여러 재료를 섞어 마시는 믹솔로지 트렌드에도 과일은 빠지지 않는다. 믹솔로지 핵심 재료로 과일이 사용되며 ‘생과일 하이볼’ 또한 인기다. 
편의점 CU(운영사 BGF리테일)의 ‘생레몬 하이볼’. [사진 BGF리테일]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지난 4월 생과일을 넣은 풀오픈탭 RTD 하이볼인 ‘생레몬 하이볼’을 출시, 해당 제품은 출시 하자마자 전국적인 품귀 현상을 일으켰다. 생레몬 하이볼이 출시 후 7월까지 누적 700만 캔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큰 인기를 얻어 최근 후속작 생라임 하이볼과 직접 원하는 주류나 음료를 담을 수 있는 ‘빅볼 레몬 얼음컵’을 출시하기도 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8월 초 실제 과일 원물이 들어간 캔 하이볼 2종 ‘하이볼에빠진자몽’과 ‘하이볼에빠진레몬’을 출시했다.

아이스티에 냉동 망고를 넣어 먹는 ‘아망추’는 과일을 활용한 ‘모디슈머’ 상품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모디슈머는 수정하다(modify)와 소비자(consumer)를 합친 신조어로, 다양한 재료를 개인 취향에 따라 자신만의 레시피로 조합해 새로운 맛을 즐기는 소비자를 뜻한다.

아망추는 지난 5월 한 엑스(구 트위터) 이용자가 아이스티에 얼음 대신 냉동 망고를 넣는다는 게시글을 올리면서 확산했다. 카페 브랜드 ‘이디야’는 SNS를 중심으로 퍼진 아망추 레시피를 바탕으로 지난 6월 ‘아망추’ 메뉴를 출시해 첫날에만 1만5000잔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빙수 토핑이나 생과일주스의 재료로 과일이 주로 사용됐다면, 최근에는 맛의 포인트와 식감을 살릴 수 있는 측면에서 케이크나 음료 등에 과일 원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과일 원물을 담은 신제품들이 대부분 흥행하고 있어 과일릭 트렌드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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