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NH농협은행에서 100억원대의 금융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에 연루된 직원은 회사의 내부 감사가 시작되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은 NH농협은행의 자체 감사 결과를 보고 대응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올해 5월 금감원의 정기검사 이후 상시 감시 체계를 강화, 이번 금융사고를 적발했다. 서울 명동지점에서 횡령으로 의심되는 부당여신거래 행위가 발견됐고, 감사는 이달 20일 시작됐다.

횡령 혐의를 받는 과장보 A씨는 지인의 명의를 도용해 허위 대출을 내주는 방식으로 돈을 빼돌렸다. 이는 2020년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4년 2개월 동안 이뤄졌다. 사고 금액은 약 11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NH농협은행은 A씨 대해 형사 고발을 하고 인사 조처를 했다. 이후 A씨는 내부 감사가 시작되자 이달 21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현재 감사 절차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NH농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올해만 네 번째다. 올해 3월 지점 직원의 부동산 담보 대출 관련 110억원대의 배임 혐의가 적발됐다. 올해 5월에는 유사한 금융사고 2건이 추가로 발생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NH농협은행의 연이은 금융사고를 진단하기 위해 수시·정기검사를 실사하고 감시 체계를 고도화하라고 주문했다. 이석용 NH농협은행장도 올해 6월 "내부통제 방안을 구체적으로 수립하고 있다"며 "금융사고 근절 방안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금감원은 횡령 혐의를 받는 직원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점, 이번 금융사고가 NH농협은행의 감시 체계 강화로 적발된 점 등을 고려해 NH농협은행의 자체 감사 결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NH농협은행은 자체 감사를 진행한 뒤 법적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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