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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 성착취물 피해자 절반 이상은 한국인”

美보안업체 보고서 “피해자 상위 10명 중 8명 韓가수”
“딥페이크 음란물 1년 새 464% ↑…피해자 99%가 여성”

 평화나비네트워크 회원 등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딥페이크' 성범죄대응 긴급 대학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최근 국내에서 여성의 얼굴에 음란물을 합성·유포하는 ‘딥페이크 성범죄’가 확산됨에 따라 당국이 집중 단속에 나선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유포된 딥페이크 성착취물 피해자의 절반 이상이 한국 연예인이라는 해외 보안업체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사이버보안 업체 ‘시큐리티 히어로’가 발표한 ‘2023 딥페이크 현황’ 보고서에서 한국이 딥페이크 음란물에 가장 취약한 국가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7월부터 8월까지 딥페이크 음란물 사이트 10곳과 유튜브·비메오·데일리모션 등 동영상 공유 플랫폼의 딥페이크 채널 85개에 올라온 9만5820건의 영상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딥페이크 음란물에 등장하는 개인 중 53%가 한국인이었으며, 두 번째로 많은 미국인은 20%로 한국과 큰 격차를 보였다. 이어 일본 10%, 영국 6%, 중국 3%, 인도와 대만 각각 2%, 이스라엘 1%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인 딥페이크 피해자 대부분은 가수와 배우 등 연예인이었다. 보고서는 “한국은 딥페이크 음란물에서 가장 많이 표적이 되는 나라”라며 “딥페이크는 엔터테인먼트, 정치, 허위 정보 유포 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되지만, 특정 국가에서는 노골적인 콘텐츠가 더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美 보안업체 '시큐리티히어로'의 '2023 딥페이크 현황'. [사진 시큐리티히어로]
보고서에 따르면, 딥페이크 음란물의 주요 표적이 된 개인 10명 중 8명이 한국인 가수였다. 1위부터 7위와 9위가 한국 가수였으며, 8위는 태국 가수, 10위는 영국 배우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피해자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한국인 가수는 딥페이크 성착취물 1595건에 등장했고, 총 조회수는 561만 회에 달했다. 또 다른 한국 가수는 1238건의 성착취물에 표적이 되어 조회수는 386만5000회를 기록했다.

딥페이크 음란물 피해자의 99%는 여성이었으며, 94%는 연예계 종사자였다. 보고서는 분석한 딥페이크 영상의 98%가 음란물이었으며, 2022년의 3725건에서 2023년에는 2만1019건으로 464% 급증했다고 밝혔다.

시큐리티 히어로는 보고서에서 “딥페이크 음란물은 특정 그룹의 개인이 조작적이고 악의적인 목적에 따라 표적이 되는 것이 특징”이라며 “유명 인사들이 딥페이크 창작자들의 시도에 직면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WSJ은 한국 정부의 딥페이크 음란물 단속 강화 움직임과 함께 보고서 내용을 전하며 “가짜 음란물을 생성·유포하는 텔레그램 기반 네트워크의 적발 사례는 한국이 이 문제의 중심지임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다른 주요 외신들도 한국이 디지털 성범죄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주목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비밀리에 촬영된 성적 영상물인 '몰카' 근절을 위해 오랫동안 싸워온 한국이 이제 딥페이크 이미지와 싸우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BBC도 “한국이 딥페이크 음란물 비상사태에 직면했다”며 최근 딥페이크 성착취물 유포 상황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7일 국무회의에서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주문한 내용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이 매체는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성 착취 영상을 제작·유포한 'N번방' 사건과 탈의실·화장실 등에서의 몰카 등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한 어두운 역사를 지닌 한국에서, 기술 산업의 발전이 디지털 성범죄의 폭발적인 증가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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