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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로봇도 이제는 소프트웨어가 중심”

IITP 행사서 기조 강연 진행…“온라인 서비스, 오프라인으로 연결할 것”
“현실 세계 디지털로 옮겨 로봇 눈으로 활용…정밀 측위 기술도 확보”
“로봇 ‘두뇌’ 클라우드가 담당…크기와 상관없이 고성능 기능 구현 가능”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가 3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주관으로 열린 ‘기술과 미래 인사이트 콘서트’(Tech & Future Insight Concert)에서 기조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정두용 기자]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네이버랩스는 온라인 서비스를 생활 공간에 접목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로봇은 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이다. 우리가 로봇을 소프트웨어(SW) 관점에서 생각하는 이유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3일 진행된 ‘기술과 미래 인사이트 콘서트’(Tech & Future Insight Concert)의 첫 기조 강연자로 올라 이렇게 강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주관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전문가들의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기술 활용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IITP는 보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와 면밀히 소통해 필요한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자 7년째 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행사 주제는 ‘SW가 정의하는 미래 : SDx(SDV·SDR·SDA)’다.

SDx(Software Defined Everything)는 하드웨어(HW)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 소프트웨어를 통해 다양한 기능을 유연하게 구현하고 관리하는 기술 패러다임을 의미한다. 이날 행사에선 특히 로봇(SDR)·에어-모빌리티(SDA)·자동차(SDV)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기술 발전의 현황을 짚었다.

석 대표는 SDR 분야 전문가로 행사에 참여했다. 그는 ‘로봇과 사람의 미래를 위한 네이버의 독창적 SW 방법론’을 주제로 네이버랩스가 지닌 디지털트윈·클라우드·인공지능(AI)·운영체제(OS) 등의 기술을 설명했다. 각 기술을 융합해 이룬 사업적 성과도 소개했다.

석 대표는 네이버의 기술 지향점은 ‘온라인의 서비스를 오프라인으로 연결하는 미래’이라고 소개했다. 네이버는 그간 PC·스마트폰 등 기술의 발전에 따라 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하며 다양한 성과를 올려왔다. 이런 네이버의 서비스가 ‘사람이 사는 생활 공간’으로 확대된다면 미래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으리란 판단이다.

석 대표는 ‘로봇’을 통해 이 비전을 실현할 계획이라고 했다. 로봇에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를 탑재해 ‘사람의 공간’에 침투하겠단 전략이다. 그는 “생활 공간을 서비스 플랫폼으로 확대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지점은 ‘지도’라고 생각한다”며 “네이버가 사람이 보는 지도가 아니라 로봇이 보는 시각에서 디지털 공간을 만들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석 대표는 네이버랩스가 그래서 디지털트윈 기술에 매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실 세계를 디지털 공간에 고스란히 옮기는 디지털트윈을 통해 ‘로봇이 이해하는 위한 지도’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그는 “네이버랩스는 2016년 첫 매핑 로봇(M1)에 이어 2022년 3차원 고정밀 매핑 로봇(M2)도 개발했다”며 “두 로봇과 AI 기술을 활용해 정확한 3차원 디지털 지도를 만들어 로봇의 눈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로봇을 생활 공간에 접목하기 위해선 지도만큼이나 ‘측위’ 기술이 중요하다. 로봇이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라며 “네이버는 ‘비주얼 로컬라이제이션’(Visual Localization)을 기반으로 사진 한 장으로 디지털트윈 공간에서 로봇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아내는 기술도 보유했다. 오차 범위는 10cm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랩스는 이런 기술을 기반으로 항공 사진을 기반으로 서울 전체를 3차원을 구현한 지도(S맵)를 제작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MOMRAH)로부터 국가 차원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 수주도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다. 네이버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를 비롯해 메디나·제다·담맘·메카 5개 도시를 디지털 공간으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 규모는 1억 달러(약 13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페이가 지난 20일 시작한 부동산 가상현실(VR) 매물·단지 투어 서비스 역시 네이버랩스의 디지털 트윈 솔루션을 기반으로 구축됐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가 3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주관으로 열린 ‘기술과 미래 인사이트 콘서트’(Tech & Future Insight Concert)에서 기조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정두용 기자]

석 대표는 또 ‘클라우드 로보틱스’(Cloud Robotics) 분야에서 올린 성과도 공유했다. 클라우드가 로봇의 두뇌 역할을 대신하는 기술이다. 수많은 로봇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석 대표는 “큰 로봇이 비교적 높은 성능을 보였던 건 장착된 PC 크기를 키울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네이버의 클라우드 로보틱스 기술을 활용하면 작은 크기의 로봇도 똑똑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랩스의 이런 기술력 덕분에 네이버는 최근 세계 최대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지목한 ‘글로벌 대표 로봇 기업’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로봇 기술을 뒷받침하는 반도체·배터리 등의 분야에서는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이 여럿 포함됐지만 ‘휴머노이드 기술 제공자’(enabler)로 이름을 올린 곳은 네이버가 유일하다.

네이버는 AI를 통해 로봇이 일상 공간을 더 잘 이해하고 대응하게 하는 연구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1년부터 로봇용 AI 프로젝트 전반을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 기반으로 전환, 방대한 데이터를 로봇에게 기초 지식으로 제공하여 새로운 환경에 더욱 쉽게 적응하고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석 대표는 네이버가 개발한 세계 최초의 웹 플랫폼 기반 로봇 전용 OS인 ‘아크마인드’(ARC mind)도 소개했다. 아크마인드는 ‘네이버 로봇 소프트웨어 기술의 정점’으로도 불린다. 네이버가 웨일이라는 자체 웹 브라우저를 개발한 경험을 토대로 만든 솔루션으로, 세계 웹 개발자들이 쉽게 로봇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석 대표는 “로봇 서비스의 다양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술과 미래 인사이트 콘서트’에는 석 대표 외에도 ▲주영섭 서울대 특임교수 ▲김정일 SK텔레콤 부사장 ▲홍승한 카카오모빌리티 이사가 기조 강연자로 참여해 각각 SDx·SDA·SDV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네이버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현실 세계를 가상 공간으로 옮겨 로봇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 활용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강남역 인근 거리를 디지털트윈으로 가상 공간에 구현한 모습. 사진 오른 쪽은 기존 거리뷰 사진. [제공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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