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잡아라”…이커머스 ‘뷰티전쟁’ 참전 이유는
무신사·컬리, 오프라인 뷰티 행사 연이어 개최
이커머스, 뷰티 수요층 끌어오기 위한 경쟁 치열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다이소에 이어 무신사, 컬리 등 이커머스 플랫폼이 앞다퉈 화장품 유통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온라인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 사업자들이 오프라인 시장에 진출하면서 CJ올리브영이 장악한 국내 화장품 유통 시장에 변화가 일지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가 지난 6∼8일 성수동에서 개최한 ‘뷰티 페스타’ 팝업(임시 매장) 행사에 1만8000여 명의 고객이 방문했다. 무신사가 화장품 영역에서 오프라인 팝업 매장을 운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에 참여한 41개 브랜드 중 80%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신생 중소기업 브랜드다. 팝업 행사의 흥행으로 인해 참여 브랜드의 평균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달 19일부터 진행한 온라인 뷰티 페스타 실적을 합친 온오프라인 뷰티 부분 통합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8배 이상 늘었다.
무신사는 뷰티 분야를 대대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번에 첫 오프라인 팝업 행사를 열며 ‘넥스트 뷰티’(Next Beauty)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름 없는 신생 중소 브랜드를 발굴해 전에 없던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지난달엔 인기 걸그룹 에스파의 카리나를 모델로 발탁해 주목받기도 했다. 내년엔 성수동에 건립할 2500평 규모의 대형 편집숍에도 화장품 코너 개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과 뷰티는 무엇보다 고객 접점이 크고, 패션 상품 구매 고객이 뷰티 제품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라며 “무신사는 브랜드·제품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 브랜드의 힘으로 패션 부문에서 선두로 자리매김했듯이 화장품 분야에서도 자신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선식품 전문 온라인 기업 컬리도 화장품 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컬리는 지난 2022년 블랙핑크 제니를 앞세워 화장품에 특화한 ‘뷰티컬리’를 선보이며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 말까지 뷰티컬리 거래액은 3000억원을 돌파했고, 올 상반기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가량 늘었다. 뷰티컬리 누적 주문 건수는 지난달 기준 1100만건을 넘어섰고 누적 주문 고객도 850만명을 돌파했다. 빠른 성장세로 뷰티 매출은 컬리 전체 매출의 10%까지 확대됐다.
다음 달에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사상 첫 오프라인 ‘컬리뷰티페스타’를 개최한다. 무신사와 마찬가지로 화장품 사업의 오프라인 확장을 시도하는 것이다.
컬리는 국내 외 90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이번 뷰티 페스타의 주제를 ‘처음 만나는 럭셔리’로 잡았다. 프레스티지관 행사에는 백화점 외 오프라인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랑콤·에스티로더·설화수·시슬리 등 럭셔리급 브랜드가 대거 참여한다. 이노베이션관에는 프란츠와 뮤스템·브이티 등 국내 중소 K뷰티 브랜드가 다수 포진했다. 입점 브랜드 수는 1000여 개로 올리브영에 비해 적은 수지만, 3040세대 고객 비중이 70∼80%에 달하는 만큼 잠재력이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컬리나 무신사에 앞서 쿠팡도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뷰티 플랫폼을 키워왔다. 쿠팡은 연 3회 대규모 뷰티 할인 행사인 ‘메가뷰티쇼’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서울 성수동에서 첫 오프라인 행사를 마련했고, 올해 4월에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쿠팡은 뷰티 브랜드관 ‘로켓 럭셔리’를 운영하며 뷰티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를 키워나가는 동시에 가성비 브랜드들의 입점도 추진 중이다.
무신사에 이어 컬리까지 온라인에서 나와 오프라인으로 대규모 뷰티 행사를 열자 올리브영이 장악한 뷰티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올리브영은 화장품을 포함한 국내 헬스앤뷰티(H&B)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커머스 업체들이 너도나도 화장품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거래액 증대와 수익성 확보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 쪽에서 뷰티는 탐을 낼 수밖에 없는 카테고리”라며 “물류창고에 재고가 쌓이는 것도 비용인데, 뷰티 상품은 차지하는 공간도 적으면서 마진이 많이 남아 기회비용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이커머스 업체들의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화장품 소매 판매액은 약 33조원에 달한다. 업체들은 화장품을 통해 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본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업계에서는 CJ올리브영의 독주에 가까웠던 뷰티 시장의 판도가 변화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뷰티 카테고리 또한 오프라인 기반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갈 것이란 전망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상품이 온라인으로 이미 옮겨간 상황이기에 뷰티도 굳이 오프라인에서 사기보다 온라인 구매로 옮겨가고 있다”며 “오프라인 기반의 올리브영은 매장 임대료 등 고정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 기반의 이커머스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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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가 지난 6∼8일 성수동에서 개최한 ‘뷰티 페스타’ 팝업(임시 매장) 행사에 1만8000여 명의 고객이 방문했다. 무신사가 화장품 영역에서 오프라인 팝업 매장을 운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에 참여한 41개 브랜드 중 80%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신생 중소기업 브랜드다. 팝업 행사의 흥행으로 인해 참여 브랜드의 평균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달 19일부터 진행한 온라인 뷰티 페스타 실적을 합친 온오프라인 뷰티 부분 통합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8배 이상 늘었다.
무신사는 뷰티 분야를 대대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번에 첫 오프라인 팝업 행사를 열며 ‘넥스트 뷰티’(Next Beauty)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름 없는 신생 중소 브랜드를 발굴해 전에 없던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지난달엔 인기 걸그룹 에스파의 카리나를 모델로 발탁해 주목받기도 했다. 내년엔 성수동에 건립할 2500평 규모의 대형 편집숍에도 화장품 코너 개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과 뷰티는 무엇보다 고객 접점이 크고, 패션 상품 구매 고객이 뷰티 제품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라며 “무신사는 브랜드·제품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 브랜드의 힘으로 패션 부문에서 선두로 자리매김했듯이 화장품 분야에서도 자신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선식품 전문 온라인 기업 컬리도 화장품 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컬리는 지난 2022년 블랙핑크 제니를 앞세워 화장품에 특화한 ‘뷰티컬리’를 선보이며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 말까지 뷰티컬리 거래액은 3000억원을 돌파했고, 올 상반기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가량 늘었다. 뷰티컬리 누적 주문 건수는 지난달 기준 1100만건을 넘어섰고 누적 주문 고객도 850만명을 돌파했다. 빠른 성장세로 뷰티 매출은 컬리 전체 매출의 10%까지 확대됐다.
다음 달에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사상 첫 오프라인 ‘컬리뷰티페스타’를 개최한다. 무신사와 마찬가지로 화장품 사업의 오프라인 확장을 시도하는 것이다.
컬리는 국내 외 90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이번 뷰티 페스타의 주제를 ‘처음 만나는 럭셔리’로 잡았다. 프레스티지관 행사에는 백화점 외 오프라인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랑콤·에스티로더·설화수·시슬리 등 럭셔리급 브랜드가 대거 참여한다. 이노베이션관에는 프란츠와 뮤스템·브이티 등 국내 중소 K뷰티 브랜드가 다수 포진했다. 입점 브랜드 수는 1000여 개로 올리브영에 비해 적은 수지만, 3040세대 고객 비중이 70∼80%에 달하는 만큼 잠재력이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컬리나 무신사에 앞서 쿠팡도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뷰티 플랫폼을 키워왔다. 쿠팡은 연 3회 대규모 뷰티 할인 행사인 ‘메가뷰티쇼’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서울 성수동에서 첫 오프라인 행사를 마련했고, 올해 4월에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쿠팡은 뷰티 브랜드관 ‘로켓 럭셔리’를 운영하며 뷰티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를 키워나가는 동시에 가성비 브랜드들의 입점도 추진 중이다.
무신사에 이어 컬리까지 온라인에서 나와 오프라인으로 대규모 뷰티 행사를 열자 올리브영이 장악한 뷰티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올리브영은 화장품을 포함한 국내 헬스앤뷰티(H&B)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커머스 업체들이 너도나도 화장품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거래액 증대와 수익성 확보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 쪽에서 뷰티는 탐을 낼 수밖에 없는 카테고리”라며 “물류창고에 재고가 쌓이는 것도 비용인데, 뷰티 상품은 차지하는 공간도 적으면서 마진이 많이 남아 기회비용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이커머스 업체들의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화장품 소매 판매액은 약 33조원에 달한다. 업체들은 화장품을 통해 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본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업계에서는 CJ올리브영의 독주에 가까웠던 뷰티 시장의 판도가 변화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뷰티 카테고리 또한 오프라인 기반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갈 것이란 전망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상품이 온라인으로 이미 옮겨간 상황이기에 뷰티도 굳이 오프라인에서 사기보다 온라인 구매로 옮겨가고 있다”며 “오프라인 기반의 올리브영은 매장 임대료 등 고정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 기반의 이커머스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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