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예뻐지고 싶어요”...화장하는 남자들 ‘예의 주시’
[관리하는 남자들]①
뷰티는 여성 전유물 ‘옛말’...남자도 외모 관리 관심
1조원 넘어 성장세...업계, 현재보다 미래 가능성 주목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직장인 이 모 씨(41세·남)는 수년째 잡티를 가려주는 BB크림을 바르고 있다. 이 씨는 “나이가 들면서 피부가 예전 같지 않아 BB크림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이제는 없으면 오히려 어색하다. 직업상 사람을 만나 대화하는 일이 많다 보니 정돈된 피부는 긍정적인 첫인상을 줄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주말마다 축구를 즐기는 장 모 씨(38·남)는 “30대 중반이 넘어가면서부터 관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운동 전에는 무조건 선크림부터 챙긴다. 일상에서도 BB크림이 혼합된 선크림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화장품’의 진입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남자는 로션만 발라도 충분하다는 얘기는 이제 옛말이 됐다. 남자들도 여성 못지않게 외모 가꾸기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 속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은 어느덧 1조원 규모를 넘어섰다. 큰 폭은 아니지만 최근 몇 년 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왔다. 뷰티 업체들이 남성 화장품 라인업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나는 소중하니까” 관리남 늘어난다
한국 남자들이 ‘외모 관리’에 푹 빠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 남성의 스킨케어(피부 관리) 소비액(2022년 기준)은 인당 9.6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전 세계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한국 다음으로 스킨케어 소비액이 많았던 영국은 인당 4.4달러에 불과했다. 1~2위 간 격차는 2배 이상이다.
‘그루밍족’(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들)이라는 신조어가 생긴 것도 남성들이 얼마나 외모 관리에 신경을 쓰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영향으로 남성의 외모 관리 콘텐츠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뷰티 유튜버도 다수 생겨났다.
남성도 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자연스럽게 맨즈 뷰티(남성 화장품) 시장이 커지고 있다. 최근 4년(2020~2023년)간 지표를 보면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가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관련 시장 규모는 2020년 1조700억원에서 2021년 1조760억원, 2022년 1조1000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4.1% 늘어난 1조148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는 1조5000억원까지 관련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학계에서는 남성 화장품 시장의 성장 요인으로 사람들의 인정 욕구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향 등을 꼽는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인터넷과 SNS 발달 등의 영향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며 “인플루언서를 비롯해 외모를 관리하는 남성들이 SNS에 사진을 올리면 이를 접한 사람들이 학습해 따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상품이 판매되기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각인, 교육돼야 한다. 의도적인 것은 아니지만 SNS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들끼리 서로 교육을 하면서 효과가 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전체 시장에서 영향력 미미
남성 화장품 시장이 성장세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전체 시장에서 놓고 보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남성 화장품 시장의 비중을 전체 시장의 약 4% 수준으로 추산한다. 최근 관련 시장이 꾸준히 성장했다고 하지만 연평균 성장률이 2%대에 불과하다.
뷰티 업체들도 이를 알기에 기존처럼 여성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 판매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뷰티 업체 한 관계자는 “업체들이 남성 전용 브랜드를 론칭하고 운영해 온 것은 꽤 오래전 일”이라며 “다만 여성 화장품과 비교해 남성 화장품 비중이 크지 않아 적극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업체들은 기존 여성 화장품 브랜드에 남성용 라인업을 추가하는 형태를 취한다. 이는 구색 맞추기용 느낌이 강하다. 실제 마케팅 등에 적극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귀띔했다.
그럼에도 뷰티 업계 관계자들은 남성 화장품 시장의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평가한다. 또 다른 뷰티 업체 한 관계자는 “공식적인 수치를 공개할 수 없지만 자사 남성 화장품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인 것은 분명하다”며 “최근 들어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어 현재보다 미래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해 들어 남성 화장품 수요가 예년 대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무신사에 따르면 올해 1~7월 기준 주요 남성 뷰티 브랜드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CJ올리브영은 피부 톤보정 로션, 컬러립밤 등 남성 화장품 상품군 판매가 전년 대비 50% 정도 늘었다. 다이소도 올해 1~7월 남성 고객의 화장품 구매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4% 증가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말마다 축구를 즐기는 장 모 씨(38·남)는 “30대 중반이 넘어가면서부터 관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운동 전에는 무조건 선크림부터 챙긴다. 일상에서도 BB크림이 혼합된 선크림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화장품’의 진입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남자는 로션만 발라도 충분하다는 얘기는 이제 옛말이 됐다. 남자들도 여성 못지않게 외모 가꾸기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 속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은 어느덧 1조원 규모를 넘어섰다. 큰 폭은 아니지만 최근 몇 년 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왔다. 뷰티 업체들이 남성 화장품 라인업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나는 소중하니까” 관리남 늘어난다
한국 남자들이 ‘외모 관리’에 푹 빠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 남성의 스킨케어(피부 관리) 소비액(2022년 기준)은 인당 9.6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전 세계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한국 다음으로 스킨케어 소비액이 많았던 영국은 인당 4.4달러에 불과했다. 1~2위 간 격차는 2배 이상이다.
‘그루밍족’(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들)이라는 신조어가 생긴 것도 남성들이 얼마나 외모 관리에 신경을 쓰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영향으로 남성의 외모 관리 콘텐츠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뷰티 유튜버도 다수 생겨났다.
남성도 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자연스럽게 맨즈 뷰티(남성 화장품) 시장이 커지고 있다. 최근 4년(2020~2023년)간 지표를 보면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가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관련 시장 규모는 2020년 1조700억원에서 2021년 1조760억원, 2022년 1조1000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4.1% 늘어난 1조148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는 1조5000억원까지 관련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학계에서는 남성 화장품 시장의 성장 요인으로 사람들의 인정 욕구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향 등을 꼽는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인터넷과 SNS 발달 등의 영향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며 “인플루언서를 비롯해 외모를 관리하는 남성들이 SNS에 사진을 올리면 이를 접한 사람들이 학습해 따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상품이 판매되기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각인, 교육돼야 한다. 의도적인 것은 아니지만 SNS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들끼리 서로 교육을 하면서 효과가 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전체 시장에서 영향력 미미
남성 화장품 시장이 성장세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전체 시장에서 놓고 보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남성 화장품 시장의 비중을 전체 시장의 약 4% 수준으로 추산한다. 최근 관련 시장이 꾸준히 성장했다고 하지만 연평균 성장률이 2%대에 불과하다.
뷰티 업체들도 이를 알기에 기존처럼 여성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 판매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뷰티 업체 한 관계자는 “업체들이 남성 전용 브랜드를 론칭하고 운영해 온 것은 꽤 오래전 일”이라며 “다만 여성 화장품과 비교해 남성 화장품 비중이 크지 않아 적극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업체들은 기존 여성 화장품 브랜드에 남성용 라인업을 추가하는 형태를 취한다. 이는 구색 맞추기용 느낌이 강하다. 실제 마케팅 등에 적극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귀띔했다.
그럼에도 뷰티 업계 관계자들은 남성 화장품 시장의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평가한다. 또 다른 뷰티 업체 한 관계자는 “공식적인 수치를 공개할 수 없지만 자사 남성 화장품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인 것은 분명하다”며 “최근 들어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어 현재보다 미래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해 들어 남성 화장품 수요가 예년 대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무신사에 따르면 올해 1~7월 기준 주요 남성 뷰티 브랜드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CJ올리브영은 피부 톤보정 로션, 컬러립밤 등 남성 화장품 상품군 판매가 전년 대비 50% 정도 늘었다. 다이소도 올해 1~7월 남성 고객의 화장품 구매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4% 증가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로또 1146회 1등 당첨번호 ‘6·11·17·19·40·43’,…보너스 ‘28’
2“결혼·출산율 하락 막자”…지자체·종교계도 청춘남녀 주선 자처
3“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진정성 있는 소통에 나설 것”
450조 회사 몰락 ‘마진콜’ 사태 한국계 투자가 빌 황, 징역 21년 구형
5노르웨이 어선 그물에 낚인 '대어'가…‘7800t 美 핵잠수함’
6'트럼프의 입' 백악관 입성하는 20대 女 대변인
7주유소 기름값 5주 연속 상승…“다음주까지 오른다“
8트럼프에 뿔난 美 전기차·배터리업계…“전기차 보조금 폐지 반대”
9"백신 맞고 자폐증" 美 보건장관의 돌팔이 발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