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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국제경제 전문가에 ‘폭풍 질문’

한은-상의, 韓 산업 경쟁력 제고 머리 맞대
공급망 재편‧AI 영향 ↑…서비스업 중심 변화
최태원 회장 “메가 샌드박스적 사고 필요”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한은-대한상의 공동세미나 오프닝세션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리차드 볼드윈(Richard Baldwin) IMG 교수가 대담하고 있다. [사진 김윤주 기자]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국제경제 전문가에 ‘폭풍 질문’을 쏟아냈다. 이 총재는 제조업의 서비스 전환이 통화 정책에 미칠 영향, 미국 대선이 밸류체인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한 질문에서 중앙은행 역할에 대한 해법을 찾았을까.

서비스 중심 변화…“韓 경쟁력 있을까”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과 대한상공회의소는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제3회 공동세미나 (BOK-KCCI Seminar)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AI의 보급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우리나라 산업의 경쟁력 제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이 총재는 리차드 볼드윈(Richard Baldwin)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국제경제학 교수의 기조연설이 끝난 뒤 약 20분간 대담을 진행했다. 우선 볼드윈 교수는 기조연설에서 최근 서비스 교역 확대와 지정학적 환경 변화로 글로벌 공급망 (GVC)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연에서 볼드윈 교수는 “서비스 교역 증가는 선진국의 막대한 서비스 수요와 신흥시장국 의 공급역량이 결합된 결과인데, 디지털 기술 발전은 서비스 수출 장벽을 낮춰 이를 가속화하는 요인”이라며 “이에 따라 신흥국의 수출주도 성장(export-led growth) 형태도 제조업 수출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변화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후 이어진 대담에서 이 총재는 “제조업 집중적인 경제를 서비스 경제로 전환할 때 우리나라가 경쟁우위가 있을 지 고민된다”며 “선진 기업들이 회계‧법률‧법무 서비스 부분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추격이 가능할지”에 대해 질의했다.

볼드윈 교수는 “서비스는 노동을 기반으로 하고, 임금은 G7국가가 여전히 높아 한국의 서비스 제공자들이 서양으로 가거나 서구의 기업들로 가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재편이 통화정책에 어떤 시사점이 있는지”도 물었다.

이에 볼드윈 교수는 “통화정책 관련해 말하자면, 인플레이션은 고착화 되고 서비스는 무역 상품이 아니기에 압력을 받는 정도도 다르다”면서 “노동이 중요하고 가격 영향을 받는데, 이것이 지속되면 디플레 압력이 서비스에 미쳐 10~15년 정도 후엔 디플레이션 압력이 제조가 아닌 서비스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총재는 “지정학적 리스크, 특히 미국 대선 등이 글로벌 밸류체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이에 볼드윈 교수는 “지정학적 변화가 대대적인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서비스 수출 증대는 (미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지속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해리스가 집권한다면 바이든 기조를 이어가 대중적, 친노동자적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가 집권한다면 예측 가능성 떨어지고, 딜메이커다 보니 각 딜 마다 이점이 있으면 진행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제3회 한국은행-대한상의 세미나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AI 시대’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 김윤주 기자]

최태원 상의 회장 “메가 샌드박스적 사고 필요”
앞서 이날 행사에서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장관이 각각 환영사와 축사를 했다. 

이날 최태원 회장은 “과거 WTO 체제에서 보면 공급망은 편리하고 값이 싸야 공급망에 편입되고 돌아갔지만, 지금은 경제안보라는 체제 안에 가장 싸고 효율적인 형태의 솔루션만 찾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공급망 사슬이 시장에서의 가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일까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기에 정답이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최 회장은 “AI 역시 촉발할 변화가 상당히 크고, AI에 투자하는 것이 리턴을 보장해줄 만큼의 안정성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지금도 빅테크들이 AI에 투자하지만, 그만큼 리턴이 되지 않고, 공급망 문제와 비슷하게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최 회장은 최근 사회문제와 관련해 한 가지 해법을 내놨다. 최 회장은 “문제를 하나씩 풀 수 없고 토탈 솔루션을 사회에 어떻게 적용할지, ‘메가 샌드박스적’ 사고를 해야한다”면서 “지역이나 그 지역에 맞는 샌드박스적인 사고를 해야 규제와 리소스, 미래의 계획을 동시에 생각해 접근 가능하다”고 말했다.

안덕근 장관은 축사를 통해 “미국 대선·연준 금리인하·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세계경제 요동치고 있어 한치 앞을 못볼정도의 두터운 안갯속에서도 상황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공급망·AI와 같은 첨단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장관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고금리 속 기업들은 첨단사업 투자에 어려움 느끼지만 AI 기술혁명은 새로운 기회 만들어 준다”며 “투자 없이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기에 어렵지만 적극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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