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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이민, 잘못된 정보 믿으면 돈과 시간 낭비한다”[이코노 인터뷰]

김지영 국민이주 대표
이민 피해자들 대부분 사회지도층…피해 사례 공론화 어려워
“정확한 이민 정보 전달하는 게 내 역할”

김지영 국민이주 대표가 한 강연회에서 투자이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국민이주]

[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 A 씨는 미국에서 유학 중인 자녀를 위해 미국 영주권을 따는 게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미국에 유학 중인 한국 학생들이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해도 취업 비자를 따기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좋은 직장을 잡고 현지에서 일하는 게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보다 좋을 것으로 생각했다. 여러 이민 알선 업체를 알아보다 2021년 1억원이 넘는 비용을 들여 한 업체와 영주권 신청 대행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2년이 넘도록 별다른 소식이 없었다. 나중에 A 씨는 이 업체가 낸 서류에 그의 자녀가 미국의 한 업체 재고 관리자로 일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유학 중인 자녀가 영리 활동을 하면 추방당할 수도 있다. 이민 전문 업체라는 곳에서 비상식적인 일을 벌인 것이다. 이민 알선 업체는 이후 A 씨에게 제대로 된 해명과 환불 조치도 해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자녀의 영주권을 따내기 위해 시간과 돈을 들였지만, 결국 허공에 날려 버린 셈이 됐다. 

얼마 전 방송 뉴스에서 화제가 된 사건이다. 이뿐만 아니라 인터넷 검색 창에 ‘미국 이민 사기’라는 키워드를 넣으면 다양한 사기가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과거에는 미국 대학으로 유학을 간 학생들은 졸업 후 현지에서 취업하고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별다른 기술이 없어도 3D 일자리를 찾아서 미국으로 넘어가 영주권을 따냈다. 하지만 심사 기간은  예상하기 어렵고 기준도 더욱 엄격해지고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투자 이민 최소 금액 80만달러로 정해져 있어

미국 투자 이민 전문 컨설팅 업체 국민이주의 김지영 대표는 “현재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심지어 인도 출신 IT 엔지니어들도 과거처럼 구글·아마존 등의 빅테크 기업에 취업하기 어려워졌다고 한다. 김 대표는 “미국 이민법에는 이민 비자는 가족 초청·취업 이민·투자 이민·다양성 비자 등 네 가지뿐이다. 그중 영주권을 얻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투자이민이다”라고 단언했다. 또한 “미국 이민법상 투자이민을 위한 금액은 최소 80만달러(약 10억4800만원)인데 투자이민 금액을 반도 안되는 비용으로 영주권을 받을수 있다는 곳,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곳을 찾았다가 시간과 돈을 날려버리는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인이 된 자녀가 미국 영주권을 따려면 부모로부터 80만달러를 증여받아야 한다. 자녀 대부분 소득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투자 금액에 증여세 및 행정비 등이 포함된다. 이 경우 15억원 정도 들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이민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미국은 코로나 이후 리쇼어링(Reshoring) 방식으로 자국민과 자국 기업들을 우대하고 있다. 취업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자국민이 아니면 현지 기업에 취업하기도 어려워졌다. 김 대표는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미국 학생들도 많기 때문에 유학생에게 취업 비자를 주지 않고 있다”면서 “유학생들도 영주권이 없으면 현지에서 취업하기 어렵다고 보면 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의과학 분야의 대가라든지 반도체, 이차전지 등 특수한 전문가들만 전문직 고학력독립이민 (NIW)을 통해 미국 영주권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미국 영주권 신청이 어려워지면서 다양한 피해 사례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민을 오래 전부터 고민하고 정보를 모았다면 피해를 입지 않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사기를 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조언했다. 금융권이나 관련 기관과 함께 강연회를 계속 여는 이유는 이민 관련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여전히 투자이민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면서 “피해자들이 대부분 사회 지도층이고 또한 자녀가 이런 사기 혐의에 휘말리면 미국에 입국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기 피해가 공론화가 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이주가 20년 넘게 이민 관련 분야에서 생존하는 것은 전문성과 투자금 회수가 가능한 공공 프로젝트 투자 이민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리저널 센터 (미국 이민국이 지정한 조직으로 투자자와 프로젝트 개발사를 연결하는 주체)에서 제공하는 인프라 건설 등의 미국 공공 프로젝트는 1년에 50~100개 정도 밖에 나오지 않는데, 우리가 진행하고 있다”면서 “공공 프로젝트에 투자를 하면 4~5년 후에 투자금 회수를 하는 데 거의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겉만 번지르르한 해외 브랜드의 건설 프로젝트는 중단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변호사·회계사 등 이민 전문가 포진

국민이주는 공공 프로젝트 투자 이민을 통해 1년에 150여 가구 정도를 처리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 15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것은 ‘국민이주가 공공 프로젝트 투자 이민 전문 업체’라는 신뢰를 쌓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또한 혹시 생길지 모를 투자금 회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국민이주에는 이유리·김민경 미국변호사 등 7명의 미국 변호사와 회계사 미국 비자 전문가 등이 포진되어 있다. 김 대표의 자랑이다. 그는 “이민 컨설팅 업체 중에서 국민이주처럼 관련 전문가들이 조직되어 있는 곳은 거의 없을 것이다”면서 “2004년 국민이주를 설립하고 노하우를 쌓으면서 가장 먼저 한 것이 전문가들을 인하우스에 조직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전자공학을 전공한 후 IT 엔지니어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IT 엔지니어들이 쉽게 미국 이민을 할 수 있었다. 당시 그에게 “잠깐 일 좀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아르바이트로 관련 서류를 처리해 주는 일을 하다가 이 분야를 알게 됐다고 한다. 김 대표는 “회사 일보다 이민 관련 일을 하는 게 재밌다고 생각했고, 2004년 국민이주를 설립했다”면서 웃었다. 그는 “20년 이상 이 일을 하면서 업계 1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이민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많다. 이런 정보들을 올바르게 만드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영 국민이주 대표. [사진 국민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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