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의 전쟁’ 고려아연 지분 경쟁 치열하지만…금감원장 한마디에 ‘올스톱’ [이슈+]
고려아연 지분 가진 영풍정밀 공개매수가 두고도 경쟁
금감원장 임원회의에서 “고려아연 공개매수 불공정거래 조사에 착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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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하루가 멀다고 공시가 나오는 기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대다수의 상장사의 공시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나오곤 한다. 기업 운영에 주요 이슈가 생기면 공시해야 한다. 지분 변동이나 실적, 인수·합병 등 주요 이슈가 공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또한 시중에 떠도는 소문이 기업 경영에 악영향을 주면 곧바로 해명하는 공시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하루가 멀다고 공시를 하는 기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금감원 전자공시에 매일 새로운 공시가 뜬다. 고려아연의 경우 10월 2일부터 8일까지 매일 한 건 이상의 공시가 나왔다. 심지어 지난 2일에는 고려아연에서 7건의 공시가 하루 만에 나왔다.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 전쟁에 큰 영향을 주는 영풍정밀도 10월 2일부터 매일 공시가 나오고 있다. 그만큼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베인캐피탈 측과 장형진 영풍 고문·MBK파트너스 측이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양측은 가장 먼저 고려아연 지분 획득을 위한 공개매수 가격 전쟁을 벌였다. 지난 9월 13일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 공개매수가를 66만원으로 신고했다. 이후 9월 26일 75만원으로 높였고 10월 4일 83만원으로 다시 한번 조정했다.
이는 지난 10월 4일 최윤범 회장·베인캐피탈이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가를 83만원으로 정한 것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베인캐피탈은 ‘트로이카 드라이브 인베스트먼트’라는 이름의 유한책임회사(LP)로 공개매수에 참여한다. 최 회장·베인캐피탈 측은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총320만9009주를 취득할 예정이고, 이는 발행주식총수의 약 15.5%에 이른다. 베인캐피탈은 발행주식총수의 2.5%인 51만7582주를 취득하게 된다. 최 회장 측은 공개매수를 통해 획득한 지분은 소각해 주주가치를 높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개매수 자금만 총 3조원이 넘어간다. 최 회장 측은 “공개매수 지분을 소각하면 총 주식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우리의 지분율은 높아지지만 그만큼 우리가 투자하는 것”이라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결단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개매수가 전쟁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는 영풍정밀에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 13일 영풍·MBK 측은 영풍정밀 공개매수가를 2만원으로 했다가 9월 26일에 2만5000원으로 올렸다. 최윤범 회장 측은 2014년 10월에 설립한 와이엠공이공이파트너스를 지난 9월 23일 제리코파트너스라는 이름으로 바꿔 공개매수 전쟁에 뛰어들었다. 제리코파트너스는 최윤범 회장과 그의 작은아버지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특수목적법인이다. 제리코파트너스는 지난 2일 영풍정밀 공개매수가를 3만원으로 신고하고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영풍·MBK는 한국기업투자홀딩스를 내세워 지난 4일 공개매수가를 3만원으로 올렸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제리코파트너스는 이사회를 열고 영풍정밀 지분 공개매수가 인상과 물량 변경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금액과 물량 등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이사회 결의가 되지 않은 것을 보니까 고민이 큰 것 같다”면서 “내부에서 이견도 있는 것 같고, 고민이 큰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고려아연 지분 경쟁은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8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관련한 불공정거래 조사 착수를 지시했기 때문이다. 이날 이 원장은 임원 회의에서 “과열 양상을 보이는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대해서 엄정한 관리·감독과 즉각적인 불공정거래 조사에 착수하라”면서 “상대측 공개매수 방해 목적의 불공정거래 행위가 확인될 경우 누구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조치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것이 올스탑 됐다”라는 이야기가 최 회장 측에서 이야기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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