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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마지막 승부수 통할까…고려아연 89만원↑·영풍정밀 3만5000원↑

고려아연 취득 예정 지분, 15.5%에서 17.5%로 상향
영풍 측 제기한 가처분 불확실성 등 변수 남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경영권 수성을 위해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고려아연은 경영권 수성을 위해 11일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83만원에서 89만원으로 인상했다.

이날 고려아연은 오전 8시 종로구 본사에서 이사회를 개최해 현재 주당 83만원인 공개매수 가격을 89만원으로 인상했다. 자사주 매입 수량도 기존 전체 발행 주식의 약 15.5%인 320만9009주에서 약 17.5%인 362만3075주로 늘렸다. 

이로써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수에 투입하는 자금 규모는 기존 약 2조6635억원에서 약 3조2245억원으로 증가했다. 공개매수 주관사는 기존 미래에셋증권에 KB증권을 추가했다. 고려아연 측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공개매수로 취득한 주식 전략을 소각할 예정이다. 

이날은 고려아연이 이달 23일 종료되는 자사주 공개매수 기간을 늘리지 않고 조건을 변경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최 회장 측은 이날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영풍정밀 공개매수가격도 기존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올렸다.

앞서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은 지난달 13일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해 주당 66만원에 고려아연 주식을 공개매수하기 시작했고, 영풍정밀은 주당 2만원에 공개매수를 시작했다. 이후 주가가 급등해 공개매수가보다 높은 시세를 형성하자 지난달 26일 고려아연, 영풍정밀의 공개매수가를 각각 주당 75만원, 주당 2만5000원으로 먼저 상향했다. 

이후 최 회장 측은 본격적인 맞불 공격에 나섰다. 최 회장 측은 지난 2일 고려아연 주식은 자사주 매입 형태로 주당 83만원에 영풍정밀은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주당 3만원에 매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양측의 본격적인 ‘쩐의 전쟁’이 가속화했다.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이달 4일 고려아연 공개매수가를 최 회장 측과 동일한 8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최 회장 측이 영풍·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가 인상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인상을 단행할지 여부에 관심이 고조됐다. 

결국 이날 최 회장 측이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공개매수가를 각각 89만원, 3만5000원으로 올리면서 가격 우위를 점하기 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회장, 가격적 메리트 우위…기간·세금 등 변수 

시장에서는 최 회장 측의 공개매수가 인상이 불가피한 카드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가격인 경우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는 기간·세금·가처분 불확실성 등이 남아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의 공개매수는 14일에 먼저 종료된다. 투자자들은 청약확률을 높이고자 MBK 연합 공개매수에 먼저 청약한 뒤 남은 물량을 최 회장 측에 응모하는 방식이 유리할 수 있다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 최 회장 측이 매수 조건을 변경하면서 주주들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는 지켜봐야 한다. 

또 자사주를 매입하는 고려아연의 공개매수에 응하는 투자자는 양도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가 아닌 배당소득세를 적용하게 된다. 이 경우 양도 차익에 대해 15.4%의 배당세가 원천징수 되지만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최고 49.5%까지 세율이 올라간다. MBK·영풍 공개매수에 참여할 경우 22%의 양도소득세가 적용된다.

또한 영풍이 제기한 자사주 공개매수절차중지 가처분 소송이 남아있어 법적 불확실성이 남은 상황이다. 

영풍·MBK 연합은 지난 8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고려아연 공개매수 과열 양상에 대해 경고하면서 불공정거래 조사 착수를 지시하자, 다음 날 고려아연 매수 가격을 추가로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영풍·MBK 연합은 이날 최 회장 측의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인상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 추가 대응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날 영풍·MBK 측은 “막대한 금액을 경영 대리인 최윤범 회장의 지위 보전을 위해 사용한다는 것은 최대주주로서 납득할 수 없다”며 “대규모 차입 방식의 자사주 공개매수로 인해 고려아연에 돌이킬 수 없는 손해가 발생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에 진행 중이던 소송 절차를 통한 구제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자 한다”고 했다. 

고려아연 측의 입장도 확고하다. 자사주 공개매수에 배임 소지가 있다는 MBK·영풍 연합의 주장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는 지난 2일 법원의 판결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합법적인 절차”라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번 공개매수를 성공적으로 완료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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