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디즈니 꿈꾼다...‘티니핑 아빠’의 도전 [이코노 인터뷰]
이코노가 만난 김수훈 SAMG엔터 대표
2020년 데뷔 티니핑, 누적 매출 1500억
“티니핑은 이제 시작, 해외 진출 등 속도”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티니핑 세계관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티니핑의 아버지(창시자)인 에스에이엠지엔터테인먼트(이하 SAMG엔터) 김수훈 대표는 최근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단순한 애니메이션을 넘어서 IP(지식재산권)를 확장하려고 한다”며 이처럼 말했다.
뽀로로·펭수 어디로...신흥 ‘초통령’ 등장
‘티니핑’은 SAMG엔터에서 개발한 IP다. 2020년 ‘캐치! 티니핑’ 시리즈로 세상에 처음 나온 티니핑은 국내에서만 수백만명의 팬덤을 보유할 정도로 인기다. 티니핑은 지난해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애니메이션 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K-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티니핑이다. 지난 8월 개봉한 영화 ‘사랑의 하츄핑’은 누적 관객수 12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12년 만의 K-애니 100만 관객 돌파 기록이다. SAMG엔터는 이미 차기작 제작 준비에 돌입했다. 김 대표는 “1편을 기획할 때부터 3편까지 제작하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고 했다.
브라운관을 넘어 스크린까지 점령한 티니핑은 뽀로로, 펭수의 뒤를 잇는 새로운 ‘초통령’으로 불린다. 유통가에서는 티니핑 관련 상품이 쏟아진다. ‘파산핑’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아이들은 티니핑 관련 상품에 열광한다.
SAMG엔터에 따르면 회사 연매출의 약 70% 정도가 티니핑 IP에서 발생한다. 올해로 5살이 된 티니핑이 발생시킨 누적 매출액은 약 1500억원이다. 이는 SAMG엔터의 콘텐츠 방영 및 자체 완구 제작 등으로 달성한 수치다. 티니핑이 파생시킨 라이선스 계약을 더하면 티니핑 경제 효과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티니핑의 성공 비결로 ‘확장성’을 꼽았다. 그는 “한번 알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캐릭터, 이 루틴을 가지고 가려고 했다”며 “IP에 대한 이해가 끝나면 응용이 가능하고, 스스로 캐릭터를 만들거나 친구들과 놀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주변인들을 통해 이런 부분을 체감했다는 김 대표다. 그는 “지인의 자녀는 티니핑 연구회를 만들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매일 밤 8시 모여 회의를 한다”며 “하나의 커뮤니티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 정도 IP 인지도를 만든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티니핑 성공 요인은 ‘문화적 교감’이다. 단순히 어린이용 콘텐츠를 넘어 엄마, 아빠가 함께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영화관에서 엄마들이 지루해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가족 영화가 어려운 이유인데, 꼭 가족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기본적으로 디즈니가 만들어 놓은 세계관을 경험했고 학습했다. 이런 배경이 있기에 우리도 가능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티니핑을 찾는 연령층은 더욱 다양해졌다. 김 대표는 “예전에는 유아용으로 한정적이었는데, 지금은 1020세대 수요도 늘고 있다”며 “2030세대를 위한 상품 협업 제작 등도 이미 시작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SAMG엔터가 티니핑도 디즈니의 인어공주처럼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IP로 육성 가능하다고 보는 이유다.
김 대표는 티니핑 세계관의 무한 확장도 가능하다고 믿는다. 최근 선보인 위시캣 등 다양한 IP와 티니핑 세계관이 결합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확장할 수 있는 세계관을 만들기 위해 (위시캣을) 만들었다”며 “세계관을 확장하고 계속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단순히 하나의 애니가 아니라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는 좁다...해외로 진출하는 K-애니
티니핑으로 K-애니의 가능성을 엿본 SAMG엔터는 더욱 큰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해외 진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SAMG엔터는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역을 넘어 유럽으로 가기 위한 전초기지인 러시아로도 발을 내디뎠다.
김 대표는 “중국은 안정화 단계이고, 일본은 작년부터 티니핑 방송을 시작했다. 이달부터 일본 현지에서 완구도 판매된다”며 “사실 일본은 애니 수준이 매우 높아 어려운 시장이다.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차분하게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이나 미국도 아시아 문화가 있는 시장이라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남에게 의존하지 않는 비즈니스, 우리가 직접 할 수 있는 구조를 짜고 있다. 서두르지 않고 신중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SAMG엔터의 글로벌 진출이 티니핑 하나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티니핑 열풍에 가려져 있지만, SAMG엔터는 2000년 설립돼 올해로 24년차인 경쟁력 있는 콘텐츠 기업이다. 이 회사를 이끄는 김 대표는 수십년 간 열정을 쏟은 1세대 K-애니 개척자로 불린다.
SAMG엔터의 주요 IP는 티니핑 외에도 ▲메탈키드봇 ▲미니특공대 ▲룰루팝 ▲위시캣 등이 있다. 국내에는 티니핑이 압도적인 인지도를 갖고 있지만, 해외의 경우 미니특공대 등 타 IP가 더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김 대표는 ”K-콘텐츠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글로벌 무대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세계적인 콘텐츠 기업이 되고자 한다. 이게 1차 목표”라며 “국내 1위에 머물 생각은 없다. 티니핑뿐 아니라 다양한 IP, 버츄얼 아이돌 등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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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니핑의 아버지(창시자)인 에스에이엠지엔터테인먼트(이하 SAMG엔터) 김수훈 대표는 최근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단순한 애니메이션을 넘어서 IP(지식재산권)를 확장하려고 한다”며 이처럼 말했다.
뽀로로·펭수 어디로...신흥 ‘초통령’ 등장
‘티니핑’은 SAMG엔터에서 개발한 IP다. 2020년 ‘캐치! 티니핑’ 시리즈로 세상에 처음 나온 티니핑은 국내에서만 수백만명의 팬덤을 보유할 정도로 인기다. 티니핑은 지난해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애니메이션 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K-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티니핑이다. 지난 8월 개봉한 영화 ‘사랑의 하츄핑’은 누적 관객수 12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12년 만의 K-애니 100만 관객 돌파 기록이다. SAMG엔터는 이미 차기작 제작 준비에 돌입했다. 김 대표는 “1편을 기획할 때부터 3편까지 제작하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고 했다.
브라운관을 넘어 스크린까지 점령한 티니핑은 뽀로로, 펭수의 뒤를 잇는 새로운 ‘초통령’으로 불린다. 유통가에서는 티니핑 관련 상품이 쏟아진다. ‘파산핑’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아이들은 티니핑 관련 상품에 열광한다.
SAMG엔터에 따르면 회사 연매출의 약 70% 정도가 티니핑 IP에서 발생한다. 올해로 5살이 된 티니핑이 발생시킨 누적 매출액은 약 1500억원이다. 이는 SAMG엔터의 콘텐츠 방영 및 자체 완구 제작 등으로 달성한 수치다. 티니핑이 파생시킨 라이선스 계약을 더하면 티니핑 경제 효과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티니핑의 성공 비결로 ‘확장성’을 꼽았다. 그는 “한번 알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캐릭터, 이 루틴을 가지고 가려고 했다”며 “IP에 대한 이해가 끝나면 응용이 가능하고, 스스로 캐릭터를 만들거나 친구들과 놀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주변인들을 통해 이런 부분을 체감했다는 김 대표다. 그는 “지인의 자녀는 티니핑 연구회를 만들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매일 밤 8시 모여 회의를 한다”며 “하나의 커뮤니티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 정도 IP 인지도를 만든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티니핑 성공 요인은 ‘문화적 교감’이다. 단순히 어린이용 콘텐츠를 넘어 엄마, 아빠가 함께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영화관에서 엄마들이 지루해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가족 영화가 어려운 이유인데, 꼭 가족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기본적으로 디즈니가 만들어 놓은 세계관을 경험했고 학습했다. 이런 배경이 있기에 우리도 가능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티니핑을 찾는 연령층은 더욱 다양해졌다. 김 대표는 “예전에는 유아용으로 한정적이었는데, 지금은 1020세대 수요도 늘고 있다”며 “2030세대를 위한 상품 협업 제작 등도 이미 시작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SAMG엔터가 티니핑도 디즈니의 인어공주처럼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IP로 육성 가능하다고 보는 이유다.
김 대표는 티니핑 세계관의 무한 확장도 가능하다고 믿는다. 최근 선보인 위시캣 등 다양한 IP와 티니핑 세계관이 결합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확장할 수 있는 세계관을 만들기 위해 (위시캣을) 만들었다”며 “세계관을 확장하고 계속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단순히 하나의 애니가 아니라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는 좁다...해외로 진출하는 K-애니
티니핑으로 K-애니의 가능성을 엿본 SAMG엔터는 더욱 큰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해외 진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SAMG엔터는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역을 넘어 유럽으로 가기 위한 전초기지인 러시아로도 발을 내디뎠다.
김 대표는 “중국은 안정화 단계이고, 일본은 작년부터 티니핑 방송을 시작했다. 이달부터 일본 현지에서 완구도 판매된다”며 “사실 일본은 애니 수준이 매우 높아 어려운 시장이다.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차분하게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이나 미국도 아시아 문화가 있는 시장이라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남에게 의존하지 않는 비즈니스, 우리가 직접 할 수 있는 구조를 짜고 있다. 서두르지 않고 신중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SAMG엔터의 글로벌 진출이 티니핑 하나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티니핑 열풍에 가려져 있지만, SAMG엔터는 2000년 설립돼 올해로 24년차인 경쟁력 있는 콘텐츠 기업이다. 이 회사를 이끄는 김 대표는 수십년 간 열정을 쏟은 1세대 K-애니 개척자로 불린다.
SAMG엔터의 주요 IP는 티니핑 외에도 ▲메탈키드봇 ▲미니특공대 ▲룰루팝 ▲위시캣 등이 있다. 국내에는 티니핑이 압도적인 인지도를 갖고 있지만, 해외의 경우 미니특공대 등 타 IP가 더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김 대표는 ”K-콘텐츠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글로벌 무대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세계적인 콘텐츠 기업이 되고자 한다. 이게 1차 목표”라며 “국내 1위에 머물 생각은 없다. 티니핑뿐 아니라 다양한 IP, 버츄얼 아이돌 등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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