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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러닝족 급증”…달리기 열풍에 운동화 판매 ‘불티’

‘러닝 열풍’...국내 운동화 시장 규모 매년 성장
러너 겨냥한 패션·유통업계 움직임 활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2024 서울마라톤에 참가한 선수들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 10년 차 직장인 이모씨는 올해 여름부터 달리기(러닝)를 하고 있다. 이씨는 러닝을 통해 건강한 삶을 누리는 것은 물론 러닝 크루에 가입해 친목 활동도 할 수 있다며 흡족해했다. 이씨는 “이제 날도 선선해져서 집 근처 공원에 나가 뛰기 좋다”며 “공원에 뛰는 사람이 많아 러닝 열풍이 부는 걸 체감한다”고 말했다. 

이씨와 같이 달리기를 즐기는 ‘러닝족’이 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러닝은 골프, 테니스 등이 유행한 것처럼 최근 새로운 운동 트렌드로 자리 잡은 분위기다. 이로 인해 관련 의류나 용품 매장은 늘어나는 소비자들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러닝화 판매량 ‘쑥’

러닝족 덕분에 미소짓는 곳은 신발 제조사들이다. 시장 조사 기관 유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국내 운동화시장 규모는 2021년 2조7761억원, 2022년 3조1289억원, 2023년 3조415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성장률은 더 가팔라져 연간 기준 4조원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패션업계에서는 이 중 러닝화 비중이 1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러닝화의 인기는 패션업계의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패션플랫폼 무신사는 지난 7월부터 최근 3개월간 러닝화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그재그 또한 최근 한달(9월 23일~10월 6일) 2주간 러닝화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52%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하남점 ‘나이키 라이즈’ 매장. [사진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9월 러닝화가 포함된 ‘스포츠 슈즈’ 장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5% 대폭 성장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20%, 현대백화점 76% 등으로 스포츠 슈즈 매출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 3사는 러닝족 잡기에 분주하다. 스포츠 패션 트렌드가 골프, 테니스에서 러닝으로 넘어갔다는 판단에서다. 러닝에 특화된 운동 패션 브랜드 매장을 잇달아 리뉴얼 및 확장하고 러닝복과 러닝화 등을 다양하게 선보이는 기획전을 마련해 소비자의 발길을 유인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선현우 패션담당은 “올해 러닝 의류와 슈즈를 중심으로 스포츠 매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인기 상품은 물론 체험·경험적 요소를 채운 매장을 계속해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달라진 러닝화 트렌드

러닝복과 러닝 용품을 일상복에 매치하는 ‘러닝코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단순히 운동복을 넘어 전문화된 러닝웨어과 러닝기어를 패션 아이템으로 소화해 자신만의 개성을 표출할 수 있어 ‘러닝코어룩’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스포츠 브랜드들의 인기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편한 아웃도어 패션이 일상복으로 유행한 데다 러닝족이 늘어나면서 스포츠 브랜드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스포츠웨어 브랜드 중 전통 강자였던 나이키와 아디다스뿐만 아니라 뉴발란스, 아식스, 호카, 온 등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운동 능력을 향상시켜주는 기능성뿐만 아니라 브랜드만의 고유한 디자인을 앞세워 러닝족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뉴발란스 러닝화 ‘퓨어셀 SC 트레이너 v3’. [사진 이랜드월드]

특히 패션을 강조한 ‘뉴발란스’, ‘아식스’가 국내 러닝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랜드월드에서 전개하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의 러닝화 상품군 매출은 지난해 기준 출시 연도 대비 약 60배 상승했다.

올해 1월~9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뉴발란스는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고, 러닝화 상품군은 2배 이상 성장했다. 일본 브랜드 아식스의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3% 늘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6% 증가했다.

신진 브랜드 성장도 눈에 띈다. 스위스 스포츠웨어 브랜드 ‘온’(On)은 전 세계적인 러닝 붐에 힘입어 1분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9% 증가한 5억6000만 달러(한화 7728억 원)를 기록했다.

글로벌 러닝 전문 브랜드 ‘호카’(HOKA)를 공식 수입·판매하는 조이웍스의 지난해 매출은 433억원으로 전년 대비 74.1% 성장했다. 호카는 올해에만 김포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롯데몰 수원 등 두 곳에 점포를 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러닝은 고가의 장비나 수강료가 필요한 골프, 테니스보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해 인기”라며 “러닝을 취미로 삼는 고객들이 늘면서 러닝화 시장 또한 세분화돼 제품이 다양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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