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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즐기는 새로운 방식, 아이돌 게임 [스페셜리스트뷰]

고부가가치 창출 게임과 K-POP, 두 콘텐츠를 접목한 아이돌 게임

‘BTS월드’ 이미지 [사진 테이크원컴퍼니]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K-콘텐츠는 최근 몇 년 사이 전 세계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콘텐츠 산업 매출 규모는 151조585억원, 수출 규모는 17조43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수출 항목 중 게임과 K-POP에 기반한 음악 콘텐츠의 비중이 전체의 약 72%를 차지하며 명실상부하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이렇게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게임과 K-POP, 두 콘텐츠를 접목한 아이돌 게임을 제작하며 게이머와 함께 충성도 높은 팬덤을 게임에 안착시키려는 시도는 계속됐다. 과거에는 국내 아이돌 팬덤 규모가 내수 시장에 국한했기에 팬덤보다는 규모가 큰 게이머를 타겟으로 한 아이돌 게임이 주를 이뤘다. 아이돌 지식재산권(IP)을 전면에 세워 세간의 관심을 끌고 게이머를 게임에 유입시켜 충성도 높은 고객으로 만들기 위한 전략을 펼쳤다.

하지만 K-POP의 성장으로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기존과 같이 게임을 기반으로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얹은 게이머 중심의 아이돌 게임이 아니라 엔터테인먼트라는 본질에 게임이라는 요소를 추가한 팬덤 타겟의 아이돌 게임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K-POP의 음반 수출액은 2017년에 최초로 4000만달러를 넘긴 이래 매년 성장을 거듭했다. 지난해에는 2억9023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급격한 K-POP의 성장에 따라 팬덤도 글로벌로 확장됐다. 완전히 달라진 K-POP 시장 상황에 아이돌 게임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이하게 됐다.

K-콘텐츠의 성장에 따라 기존의 아이돌 게임 문법을 탈피하고 새로운 형식으로 엔터테인먼트 기반의 게임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테이크원컴퍼니의 히스토리를 통해 아이돌 게임의 개발과 서비스 방향성을 들여다본다.

다양한 영상 콘텐츠·게임의 결합 시도

필자가 설립한 테이크원컴퍼니는 그래픽 중심의 게임을 개발하는 일반적인 게임사와 달리 실사 비주얼 콘텐츠와 게임을 결합한 색다른 시도를 계속했다.

2016년에 재출시한 테이크원컴퍼니의 첫 작품 ‘도시를 품다’는 100% 실사 촬영한 영상과 이미지를 바탕으로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결과를 보여주는 드라마타이즈 형태로 제작한 인터랙션 게임이다. 기존에 없었던 100% 실사 비주얼 콘텐츠를 오리지널 스토리와 함께 담아낸 이 게임은 당시 신인 배우이자 음반 활동을 병행한 그룹 ‘서프라이즈’의 멤버들이 주연으로 참여하며 관심을 모았다. 해당 배우들은 이제 하나의 프로젝트에 모두 함께하기 어려운 수준의 국내를 대표하는 배우로 성장했다.
게임 ‘도시를품다’ 이미지 [사진 테이크원컴퍼니]

이렇게 스토리 기반의 영상과 게임의 결합이라는 색다른 시도와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 게임 ‘도시를 품다’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이달의 우수게임에 선정되며 콘텐츠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테이크원컴퍼니는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각기 다른 콘텐츠를 하나로 담아내는 결합 노하우를 쌓았고 이는 회사가 한 단계 도약하는 바탕이 됐다.

‘도시를 품다’의 오리지널 스토리텔링 콘텐츠에 이어 다음 작품으로는 기존에 흥행한 영화 IP ‘검은 사제들’을 활용한 게임 ‘검은 사제들 : 퇴마령’을 개발하고 출시하며 콘텐츠 제작 역량을 넓혀갔다. ‘검은 사제들 : 퇴마령’은 영화 ‘검은 사제들’의 본편 스토리를 기반으로 영화에서 확장된 사이드 스토리를 담아내며 영화를 관람한 유저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했다.

영화 IP 외에도 드라마 IP ‘화랑’을 활용한 게임, ‘화랑 더 비기닝’을 출시하며 콘텐츠 제작의 다양성을 확보했다. ‘화랑 더 비기닝’은 드라마 화랑의 스토리에 기반해 유저가 게임 플레이를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콘텐츠를 마련해 색다른 재미를 제공했다. 특히 ‘화랑 더 비기닝’은 실제 드라마가 방영 중일 때 게임을 동시에 서비스 하며 드라마 시청자층의 관심을 극대화했다.

아이돌 콘텐츠의 새로운 역사를 쓰다

그동안의 다양한 프로젝트 진행 경험을 토대로 아이돌 IP를 활용한 실사 비주얼 콘텐츠를 게임에 접목한 새로운 아이돌 게임 장르도 개척했다. 그 첫 번째 프로젝트가 바로 BTS IP를 활용한 아이돌 게임 ‘BTS 월드’였다.

BTS 월드 프로젝트를 처음 추진하던 당시에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뒤, 글로벌에서 K-아이돌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피어오르고 있던 시기였다. 게임 개발을 차츰 진행하는 몇 년 사이 K-POP은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BTS는 전 세계에 ‘아미(ARMY)’라는 팬덤을 보유한 글로벌 아티스트로 우뚝 섰다.

이렇게 글로벌 초대형 아티스트가 된 BTS라는 IP에 대응하고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글로벌 서비스 경험이 풍부한 넷마블과 전략적으로 협업하며 게임을 개발하고 출시했다. BTS 월드는 글로벌 176개국에 14개 언어로 출시되며 1600만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는 등 아이돌 게임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블랙핑크 더 게임’ 이미지 [사진 테이크원컴퍼니]

BTS 월드의 성공을 발판으로 블랙핑크 IP를 활용한 ‘블랙핑크 더 게임’, 그룹 NCT IP를 활용한 ‘NCT ZONE(엔시티존)’까지 다양한 글로벌 아이돌 IP 기반의 게임을 출시했다. 해당 게임들은 모두 각 아이돌의 세계관과 캐릭터를 잘 반영하며 팬덤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었고 글로벌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며 테이크원컴퍼니는 실사 콘텐츠 기반의 아이돌 게임 전문회사로 발돋움했다.

K-POP 성장과 함께 변화한 아이돌 게임 시장

BTS 월드의 성공과 블랙핑크 더 게임, NCT ZONE과 같은 글로벌 아티스트 IP 기반의 아이돌 게임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K-POP의 성장으로 아이돌 게임 시장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아이돌 게임은 기본적으로 팬덤이 중심인 게임이다. 이런 팬덤은 아티스트의 오리지널리티가 포함된 콘텐츠를 제외한 다른 콘텐츠는 배척하는 폐쇄적인 성향을 보인다. 그래서 이런 팬덤의 충성도를 고려해 아이돌 IP를 게임에 적절히 녹여내는 것이 관건이다.

그러나 과거의 아이돌 게임은 팬덤의 특수성 보다 게이머의 시각에서 아이돌 게임을 개발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에는 팬덤을 대상으로만 게임을 제작할 경우 그 모수가 작아 수익성이 낮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게임이라는 본질에 아이돌 IP를 얹어 게임 유저와 비게임 유저인 팬덤 모두를 유입시키기 위한 아이돌 게임을 개발하는 일이 많았다. 

반면 최근에는 시장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K-POP과 국내 아이돌이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콘텐츠로 자리 잡으며 아이돌 게임 또한 국내 시장을 벗어나 전 세계 팬덤을 대상으로 서비스 가능한 콘텐츠가 됐다. 실제로 자사에서 개발한 아이돌 게임 BTS 월드, 블랙핑크 더 게임, NCT ZONE을 플레이한 전체 유저의 90% 이상이 해외에서 유입된 유저들이다.

이렇듯 K-POP의 성장에 따라 아이돌 게임의 타겟 또한 국내에서 글로벌 팬덤으로 시장이 확대됐고 자연스레 팬덤의 니즈를 반영한 아이돌 게임의 성공 가능성 또한 높아졌다.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기반으로 새롭게 구성한 아이돌 게임

아이돌 게임의 시장 변화에 따라 자사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즐기는 팬들을 위해 서비스의 본질을 게임이 아닌 엔터테인먼트에 기반한 팬덤 중심으로 아이돌 게임의 콘텐츠를 새롭게 재편했다.

실제 BTS 월드는 개발 초기부터 팬덤 성향을 고려해 게임 개발을 진행했다. 팬들이 가장 원하는 아티스트의 오리지널리티를 강화하기 위해 게임 개발 과정에 BTS 멤버들이 직접 참여하도록 스토리 라인을 구성하고 이를 풀드라마 형식의 영상으로 제공했다.

가장 보편적 콘텐츠인 음원을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게임 개발 단계부터 준비했다. 게임 공식 OST를 통해 게임에 대한 팬들의 접근성을 끌어올리려는 이 계획은 적중했다. 게임 출시와 맞물려 발매된 게임 공식 OST는 빌보드 차트 26위에 오르며 큰 화제를 모았고 많은 관심이 게임으로 이어지며 글로벌 팬들이 게임으로 유입되는 효과를 봤다.

아이돌의 실사 콘텐츠를 활용한 새로운 시도와 게임과 결합한 영상, 공식 OST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 BTS 월드는 글로벌 게임 시상식인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에서 올해의 모바일 게임상을 수상했다.

BTS 월드의 경험을 바탕으로 차기작인 블랙핑크 더 게임은 게임 공식 OST 전략만 고집하지 않았다. 게임 출시와 동시에 멤버들의 독점 리소스를 담은 쿠폰카드를 발매하며 아이돌 게임에 아티스트의 오리지널리티를 더욱 강화했다. 이를 통해 전 세계에서 600만이 넘는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고 글로벌 모바일 통계 플랫폼 ‘data.ai’에서 주최한 퍼블리셔 어워드에서 2024년 게임 시뮬레이션 장르 TOP10에 이름을 올렸다.

가장 최신작인 NCT ZONE은 팝업스토어를 게임 출시 전부터 운영해 팬들이 보다 쉽게 게임에 안착할 수 있도록 했다. 팝업스토어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팬들과의 긴밀한 소통을 위해 일본에서도 운영하며 엔터테인먼트 팬들의 니즈와 트렌드에 맞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기반한 아이돌 게임 개발과 콘텐츠 구성을 통해 아티스트의 독점 리소스를 담아낸 자사의 아이돌 게임은 희소성 높은 게임 전용 굿즈 제작 등 부가 사업을 통한 수익 다각화를 가능케 했다. 아이돌 게임만이 가진 오리지널리티가 팬덤의 새로운 콘텐츠 소비를 이끌어낸 것이다.
‘NCT ZONE’ 이미지 [사진 테이크원컴퍼니]

아이돌 게임,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즐기는 또 하나의 콘텐츠로

아이돌 게임은 엔터테인먼트의 서비스를 게임이라는 장르를 통해 확장해 즐기는 또 하나의 콘텐츠다. 그래서 아티스트의 공식활동과 함께 이야기를 완성하고 또 게임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 공감형 콘텐츠인 아이돌 게임도 소위 ‘덕질’이 가능한 콘텐츠가 돼야 한다.

팬덤의 선호도가 높은 기존 아티스트의 콘텐츠인 음반·콘서트·공식 굿즈·공식커뮤니티 등 결을 맞춰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아이돌 게임은 아티스트의 콘서트 현장 부스 운영과 광고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공식게임 홍보 등을 통해 기존 콘텐츠와 게임이 연계된 프로모션을 진행해 팬들의 시선을 잡아야 한다.

기존 엔터테인먼트 소비 콘텐츠를 게임에 접목한 팝업스토어 같은 독점이벤트로 게임만의 리소스를 오프라인에서 경험할 수 있게 한다. 또 게임 독점 아티스트 리소스를 활용한 포토카드(쿠폰카드) 등을 제작하는 등 엔터테인먼트 팬들이 좋아하고 소비하는 콘텐츠를 게임 내외에서 모두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다양한 콘텐츠를 게임이라는 요소로 맛깔나게 버무린 아이돌 게임은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즐기는 새로운 방식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정민채 테이크원컴퍼니 대표 [사진 테이크원컴퍼니]

정민채 테이크원컴퍼니 대표는_영국 런던대에서 미디어학을 전공하고 귀국 후 글로벌 게임 퍼블리셔인 넷마블에 재직했다. 이후 초록뱀미디어에서 PD로 일하며 드라마 추노와 지붕 뚫고 하이킥 등 유명 작품을 제작했다.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게임으로 서비스하고자 2016년 2월 테이크원컴퍼니를 설립했다. 테이크원컴퍼니는 BTS, 블랙핑크, NCT와 같은 글로벌 아티스트와 협업한 아이돌 게임을 서비스하며 엔터테인먼트에 기반한 종합 콘텐츠 제작사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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