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로로부터 티니핑까지…국산 IP 전성시대 '활짝'
[초통령 경제학]①
아이부터 부모 모두 사로잡은 '사랑의 하츄핑' 흥행
국산 IP 가능성 보여준 뽀로로·티니핑…다음은?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누구나 어린 시절 좋아했던 만화 캐릭터가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컬러 TV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1980년대 이후 우리는 미키마우스나 도널드 덕, 세일러문이나 포켓몬스터에 열광해 왔다.
하지만 이들 캐릭터들은 소위 '토종'이 아니다. 모두 외국에서 태어난 만화 캐릭터들이다. 지난 1990년대, 토종 국산 캐릭터 중 '둘리'가 큰 인기를 얻기는 했지만 지금처럼 미디어가 활발하게 보급되지 않은 시절이라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던 중 지난 2003년, 우리도 드디어 토종 인기 캐릭터를 갖게 됐다. 주인공은 뽀로로다. 뽀로로는 '초통령'(초등학생들의 대통령) 칭호를 받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했다. 21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뽀로로의 인기는 여전한 분위기다. 그리고 2024년 현재, 또 하나의 토종 캐릭터 '티니핑'은 새로운 초통령에 등극했다. 어떻게 티니핑은 유아부터 어른의 마음까지 모두 사로잡는 대세 캐릭터가 됐을까.
어른도 사로잡은 스토리라인 '주목'
‘티니핑’은 에스에이엠지엔터테인먼트(SAMG엔터)에서 만든 캐릭터로 지난 2020년 등장한 이후 국내에서 엄청난 팬덤을 거느리며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특히 티니핑은 '하츄핑', '나나핑', '꾸래핑' 등 이름 뒤에 '핑'을 붙여서 만들어진 캐릭터만 100종이 넘는다. 노래를 좋아하면 '라라핑', 부끄러움이 많으면 '부끄핑'으로 이름이 지어지는 식이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다양한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있다. 티니핑에 '파산핑'이라는 신조어가 붙은 이유도 캐릭터 종류가 너무 많아 부모의 지갑이 얇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8월 개봉한 영화 ‘사랑의 하츄핑’은 누적 관객 120만명을 돌파했다. 국산 애니메이션 영화가 1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매우 드문 사례다. 이는 아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이 영화를 즐겼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이 영화는 주인공 로미가 하츄핑을 찾아나서면서 생기는 다양한 모험들을 보면 스릴러적인 요소도 존재하는 등 제법 괜찮은 스토리라인을 갖추고 있다.
영화가 흥행하자 기존 '캐치! 티니핑' 시리즈의 인기도 덩달아 상승 중이다. 웨이브가 공개한 올 3분기 누적 시청 데이터에 따르면 키즈 애니메이션으로 분류되는 '티니핑' 시리즈는 전 분기 대비 시청시간이 124% 급증했다. '사랑의 하츄핑'이 엄청난 흥행을 함에 따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도 티니핑의 인기가 급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뽀로로 시리즈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내용으로 큰 인기를 끈 케이스다. 주인공 뽀로로는 애니메이션 시리즈 '뽀롱뽀롱 뽀로로'에서 세수나 양치하는 것을 귀찮아 하고, 야채보다는 피자나 햄버거를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다 점차 친구들과 어울리며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점차 올바른 '아이'로 성장한다. 영상 교육업체 한 관계자는 "뽀로로는 선망보다는 공감의 대상으로 인기를 끈 케이스"라며 "교육적인 내용도 담겨 있기 때문에 부모 입장에서 뽀로로 영상을 틀어주는 데 크게 거부감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티니핑은 좀 더 스토리라인이 강조되는 영화적인 요소를 강화하며 아이들과 부모 모두를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국산 IP 가능성 봤다
과거와 달리 최근 등장하는 인기 캐릭터들은 좀 더 IP화돼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수익성이 좋은 편이다. 단순히 TV 방영 애니메이션에 국한되지 않고 뮤지컬 공연이나 극장 개봉, 각종 협업 상품 출시에 나서고 있어서다.
특히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한 IP안에 얼마나 많은 인기 캐릭터가 있느냐다. 인기 캐릭터가 많을수록 스토리의 다양화, 상품의 다변화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몇년 전 부모들의 '등골 브레이커'로 유명세를 떨친 장난감 '터닝메카드' 역시 캐릭터 종류만 수십개에 달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키마우스 옆에 도널드 덕이 존재했고 뽀로로 옆에는 최근 '잔망루피' 캐릭터로 인기가 많은 루피가 있었다"며 "포켓몬스터도 피카츄 옆에 여러 인기 캐릭터가 있다. 이제는 주인공 캐릭터 옆에 얼마나 많은 인기 캐릭터가 있느냐가 해당 IP의 성공을 좌우한다"고 했다.
한편 그동안 국산 IP의 경우 생명력이 매우 짧은 편이었다. 바비인형이나 디즈니 캐릭터 등 수십년간 인기를 끌고 있는 해외 IP와 대비된다. 다만 뽀로로가 20년 이상 사랑받는 등 이미 인기를 입증했고 티니핑 역시 4년 이상 인기를 끌고 있어 앞으로 국산 IP의 전망도 밝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뽀로로나 티니핑의 경우 어떻게 해야 국산 IP가 사랑받을 수 있는지 어느정도 보여줬다"면서 "다만 국내는 제작사가 영세하고 투자시장은 좁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부 지원 등 여러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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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 캐릭터들은 소위 '토종'이 아니다. 모두 외국에서 태어난 만화 캐릭터들이다. 지난 1990년대, 토종 국산 캐릭터 중 '둘리'가 큰 인기를 얻기는 했지만 지금처럼 미디어가 활발하게 보급되지 않은 시절이라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던 중 지난 2003년, 우리도 드디어 토종 인기 캐릭터를 갖게 됐다. 주인공은 뽀로로다. 뽀로로는 '초통령'(초등학생들의 대통령) 칭호를 받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했다. 21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뽀로로의 인기는 여전한 분위기다. 그리고 2024년 현재, 또 하나의 토종 캐릭터 '티니핑'은 새로운 초통령에 등극했다. 어떻게 티니핑은 유아부터 어른의 마음까지 모두 사로잡는 대세 캐릭터가 됐을까.
어른도 사로잡은 스토리라인 '주목'
‘티니핑’은 에스에이엠지엔터테인먼트(SAMG엔터)에서 만든 캐릭터로 지난 2020년 등장한 이후 국내에서 엄청난 팬덤을 거느리며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특히 티니핑은 '하츄핑', '나나핑', '꾸래핑' 등 이름 뒤에 '핑'을 붙여서 만들어진 캐릭터만 100종이 넘는다. 노래를 좋아하면 '라라핑', 부끄러움이 많으면 '부끄핑'으로 이름이 지어지는 식이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다양한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있다. 티니핑에 '파산핑'이라는 신조어가 붙은 이유도 캐릭터 종류가 너무 많아 부모의 지갑이 얇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8월 개봉한 영화 ‘사랑의 하츄핑’은 누적 관객 120만명을 돌파했다. 국산 애니메이션 영화가 1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매우 드문 사례다. 이는 아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이 영화를 즐겼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이 영화는 주인공 로미가 하츄핑을 찾아나서면서 생기는 다양한 모험들을 보면 스릴러적인 요소도 존재하는 등 제법 괜찮은 스토리라인을 갖추고 있다.
영화가 흥행하자 기존 '캐치! 티니핑' 시리즈의 인기도 덩달아 상승 중이다. 웨이브가 공개한 올 3분기 누적 시청 데이터에 따르면 키즈 애니메이션으로 분류되는 '티니핑' 시리즈는 전 분기 대비 시청시간이 124% 급증했다. '사랑의 하츄핑'이 엄청난 흥행을 함에 따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도 티니핑의 인기가 급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뽀로로 시리즈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내용으로 큰 인기를 끈 케이스다. 주인공 뽀로로는 애니메이션 시리즈 '뽀롱뽀롱 뽀로로'에서 세수나 양치하는 것을 귀찮아 하고, 야채보다는 피자나 햄버거를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다 점차 친구들과 어울리며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점차 올바른 '아이'로 성장한다. 영상 교육업체 한 관계자는 "뽀로로는 선망보다는 공감의 대상으로 인기를 끈 케이스"라며 "교육적인 내용도 담겨 있기 때문에 부모 입장에서 뽀로로 영상을 틀어주는 데 크게 거부감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티니핑은 좀 더 스토리라인이 강조되는 영화적인 요소를 강화하며 아이들과 부모 모두를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국산 IP 가능성 봤다
과거와 달리 최근 등장하는 인기 캐릭터들은 좀 더 IP화돼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수익성이 좋은 편이다. 단순히 TV 방영 애니메이션에 국한되지 않고 뮤지컬 공연이나 극장 개봉, 각종 협업 상품 출시에 나서고 있어서다.
특히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한 IP안에 얼마나 많은 인기 캐릭터가 있느냐다. 인기 캐릭터가 많을수록 스토리의 다양화, 상품의 다변화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몇년 전 부모들의 '등골 브레이커'로 유명세를 떨친 장난감 '터닝메카드' 역시 캐릭터 종류만 수십개에 달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키마우스 옆에 도널드 덕이 존재했고 뽀로로 옆에는 최근 '잔망루피' 캐릭터로 인기가 많은 루피가 있었다"며 "포켓몬스터도 피카츄 옆에 여러 인기 캐릭터가 있다. 이제는 주인공 캐릭터 옆에 얼마나 많은 인기 캐릭터가 있느냐가 해당 IP의 성공을 좌우한다"고 했다.
한편 그동안 국산 IP의 경우 생명력이 매우 짧은 편이었다. 바비인형이나 디즈니 캐릭터 등 수십년간 인기를 끌고 있는 해외 IP와 대비된다. 다만 뽀로로가 20년 이상 사랑받는 등 이미 인기를 입증했고 티니핑 역시 4년 이상 인기를 끌고 있어 앞으로 국산 IP의 전망도 밝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뽀로로나 티니핑의 경우 어떻게 해야 국산 IP가 사랑받을 수 있는지 어느정도 보여줬다"면서 "다만 국내는 제작사가 영세하고 투자시장은 좁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부 지원 등 여러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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