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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에 푹 빠진 아저씨...'티니핑 아버지'의 집무실은?

[CEO의방]김수훈 SAMG엔터 대표...열 ‘開’ 넓힐 ‘拓’
실패 통해 깨달아...“스스로 경쟁력 가져야”

‘CEO의 방’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CEO가 머무는 공간을 글과 사진으로 보여주는 콘텐츠입니다. 언제나 최적을, 최선을 선택해야 하는 CEO들에게 집무실은 업무를 보는 곳을 넘어 다양한 영감을 얻고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창의적인 공간입니다. 기업을 이끄는 리더의 비전과 전략이 탄생하는 공간, ‘CEO의 방’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성공의 꿈을 키워나가시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김수훈 에스에이엠지엔터테인먼트(SAMG Entertaiment) 대표의 방. 김 대표는 10월 8일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325 8층 SAMG엔터 대표방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우리는 살면서 무엇인가에 푹 빠져 본 적이 있는가. 여기서 말하는 무엇인가는 단순한 취미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내가 하는 일에 온 정신을 다 기울여 열중해 본 적이 있는지를 묻는 것이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1세대 개척자로 불리는 김수훈 에스에이엠지엔터테인먼트(SAMG엔터) 대표와의 인터뷰 도중 뇌리를 스쳐간 생각이다.

약 한 시간 남짓한 인터뷰 시간 동안 지켜본 김 대표는 ‘열정’과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인물이었다.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애니메이션’ 제작에 쏟아붓고 있다. 김 대표의 집무실 안은 온통 애니메이션 관련 물품으로 가득했다. 이는 열정과 사랑이 있기에 가능한 모습이다. 수많은 실패를 딛고 김 대표가 ‘초통령’이라 불리는 ‘티니핑’을 성공시킬 수 있었던 이유다.

김 대표가 이끄는 SAMG엔터는 지난 2000년 설립됐다. 이후 수차례 실패를 경험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거듭된 실패에도 국산 애니메이션 제작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렇게 수십 년을 버티다 보니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SAMG엔터는 대중에게 생소하다. 하지만 이들이 만든 지식재산권(IP)을 나열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캐치! 티니핑’부터 ‘메탈키드봇’ ‘미니특공대’ ‘룰루팝’ ‘위시캣’까지. 모두 김 대표 사단에서 제작한 유명 IP다. 자녀를 둔 부모라면, 혹은 조카가 있는 성인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름들이다.
김수훈 SAMG엔터 대표의 집무실. 애니메이션 관련 물품으로 가득 차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김수훈 SAMG엔터 대표의 집무실. 한 쪽에 나열된 애니메이션 포스터들. [사진 신인섭 기자] 
김 대표는 아무런 기반도 없는 황무지와 같은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조금은 외로워 보이기도 했다. 김 대표는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에 대해 “마치 겜블(도박)과 같다”고 말했다.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이 가야 할 길은 아직 멀어 보인다. 김 대표는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은 일본, 미국, 유럽처럼 구조가 잘 형성돼 있지 않다”며 “애니메이션은 유통이 정말 중요하다. 그런데 한국은 안정된 유통망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한국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보면 수백 편의 작품이 나왔다. 그러나 수익을 낸 것은 손가락에 꼽는다. 산업 기반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이지만 김 대표의 SAMG엔터는 티니핑 영화 제작을 계속하기로 했다. 12년 만에 한국 애니메이션 100만 관객 돌파라는 기록을 세운 ‘사랑의 하츄핑’ 후속작이다. 김 대표의 계획은 우선 3편까지 영화화하는 것이다.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은 한 편당 평균 100억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영화 제작을 위해 투자를 받겠지만, 애니메이션 산업 구조가 부실한 한국에서 이미 3편까지 제작을 염두에 두는 것은 쉽지 않은 결단이다.

김 대표가 이런 위험한 도전을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SAMG엔터를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키우고 싶어서다. SAMG엔터, 더 나아가서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영향력이 커지길 바라는 김 대표다. 김 대표는 국산 콘텐츠에 힘이 생기면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SAMG엔터의 성공을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수훈 대표는_2000년 7월 SAMG엔터를 설립하고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그의 손을 거쳐 탄생한 지식재산권(IP)은 ▲메탈키드봇 ▲미니특공대 ▲룰루팝 ▲티니핑 ▲위시캣 등 다양하다. 김 대표는 2010년 대한민국 콘텐츠 어워드 국무총리 표창, 2019년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대통령 표창 수상 등으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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