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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끝날 때까지 모른다…지지율 오차범위서 혼전 지속

NYT 전국 지지율 조사, 해리스·트럼프 각각 48%
CBS, 경합주 지지율 조사선 50% 동률
선거 불복 현상 일어날 가능성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좌측)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일이 다가오고 있지만,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은 안개 속을 뚫고 나오지 못하고 있다.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데, 여론조사마다 엎치락뒤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ABC 방송이 입소스와 함께 지난 10월 18~22일 전국 성인 2808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등록 유권자 그룹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49%, 트럼프 전 대통령은 47%의 지지를 각각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 의향이 있는 응답자(오차범위 ±2.5%포인트) 가운데서 해리스 부통령이 51%를 얻어 47%를 얻은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우위를 보였다. 10월 초 조사 결과(해리스 50%·트럼프 48%)보다 벌어졌다.

유권자 그룹별로 해리스 부통령은 ▲여성(14%P) ▲흑인(83%P) ▲히스패닉(30%P) ▲대졸자(22%P) 그룹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우위를 보였다. 반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남성(6%P) ▲백인(11%P) ▲고졸 이하(11%P) 등에서 각각 우위를 나타냈다.

CBS 방송과 유거브가 전국 등록 유권자 2161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월 23~25일 실시해 발표한 결과도 박빙으로 나타났다. 투표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오차범위 ±2.6%P)의 50%는 해리스 부통령을, 49%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뽑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CBS 방송의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9월 TV 토론 후 전국 단위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4%P 앞선 것으로 나왔지만,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1%P 차이로 좁혀진 것이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학이 10월 25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두 후보의 전국 단위 지지율은 각각 48%로 같게 나왔다. 48%로 동률이었다. NYT는 이 결과가 해리스 부통령에게 고무적이지 않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2016년과 2000년 대선에서 전국적으로 더 많은 표를 얻고도 주요 선거인단이 걸린 경합 주에서 선거인단 확보에 실패해 패배했는데 이번에는 전국적인 판세에서도 공화당을 압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NYT와 시에나대가 10월 초 공개한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49% 대 46%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3%P 앞섰지만, 같은 수준까지 격차가 좁혀진 것은 해리스 부통령에게 달갑지 않은 소식이라는 뜻이다.

이런 상황은 경합 주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경합 주에 거주하는 유권자를 대상으로 CBS 방송이 조사한 결과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각각 50% 수준이었다. 9월 이후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계속 앞서있었는데, 그 차이가 점점 줄어들더니 이제는 동률이 된 것이다. 이 추세라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역전 가능성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CBS 방송은 해리스 부통령이 경합 주 대상 조사에서 9월에는 3%P 우위에 있었으나 2주 전에는 1%P로 줄었고 이번에 같은 수치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유권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현안 가운데서는 ▲이민 문제 ▲경제 분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더 잘 관리할 것이라는 응답이 과반을 넘겼다.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낙태권 보호에 대해 잘 대응할 것이라는 응답이 55%로 집계됐다.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의 발걸음이 어디로 쏠리느냐 하는 점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NYT 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15%는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한 표가 아쉬운 초박빙 승부에서 부동층이 어느 후보를 지지하느냐가 판세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조사에서 부동층의 42%는 해리스 부통령 쪽으로 32%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쪽으로 마음이 기운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1월 미 의사당에 난입하는 트럼프 지지 시위대 모습 [사진 EPA 연합뉴스]

선거 끝나도 폭력‧불복 현상 재현 우려

판세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지면서 대선이 끝나더라도 미국에서 불복과 정치 관련 폭력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AP통신이 NORC공공문제 연구소와 함께 실시해 10월 29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등록 유권자 10명 중 4명은 대선 이후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는 폭력 시위와 선거 불복 소송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번 미국 대선 직후인 2021년 1월 6일 워싱턴DC 의사당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난입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조 바이든 당선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의 민주주의가 전례 없는 공격을 받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TV 생방송에 출연해 “의사당 포위를 끝내라고 촉구하라”고 촉구했다. 선거에서 패배했던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동영상을 통해 “(시위대) 여러분은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는 평화를 가져야만 한다”면서도 “나는 여러분의 고통과 상처를 알고 있다. 우리에게는 도둑맞은 선거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의사당 시위대 진압을 위해 약 1100명의 주 방위군이 동원됐다.

AP통신은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지지자들이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막고자 국회의사당을 습격한 지 4년이 지난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민주주의 국가인 미국이 대선 결과에 지속적인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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