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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자강불식' 강조하는 재무통 김영섭 대표, 그는 누구?

[새 판 짜는 KT, 성공할까] ③
40여년간 LG에서 근무한 재무통
강력한 의지로 KT 4500여명 구조조정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 [사진 KT]
[이코노미스트 라예진 기자] 4500여명이 회사를 떠나는 대대적인 KT 구조조정은 이미 지난해 김영섭 대표가 선임될 때부터 예고된 수순이었다. 업계가 김 대표의 선임 소식에 "KT 구조조정 곧 세게 들어가겠다"라고 입을 모은 까닭이다.  

김 대표는 LG에서 잘 알려진 '재무통'이다. LG 전신인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해 40여년을 LG에서 근무한 'LG맨'이기도 하다. 그의 LG 이력은 화려한 재무 역량을 보여준다. LG본사에서 총무부장을 비롯해 회장실 감사팀장,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 상무 등을 역임하고 2014년부터는 LG유플러스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2015년부터 2022년까지는 LG CNS 대표에 자리했다. 

그는 LG CNS 대표 시절 태양광과 현금자동인출기(ATM) 사업 등 성적을 내지 못하는 사업들을 과감하게 정리하면서  회사의 수익성을 개선한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구 전 대표부터 언급된 자회사 전출 
사실 김 대표가 이번에 진행한 자회사 전출 및 희망퇴직은 이전 구현모 대표 시절부터 언급된 사안이다. 구 전 대표는 2020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회사 분사 및 그룹사(계열사)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 구조조정)을 그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에는 계획은 있었으나 현실적으로 진행되지 않았고 이번에는 김 대표의 적극적인 의지로 구조조정이 진행된 것이다. 

특히 구조조정 발표 후 들썩이는 사내 분위기를 잡기 위해 직접 사내 방송에 나와, 사과까지 한 것 역시 그의 구조조정에 대한 확고한 마무리 의지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CEO 특별 대담'을 통해 구조조정 관련 논란과 관련해 "최근 회자된 불미스러운 사례는 최고경영자로서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구조조정은) 반드시 슬기롭고 현명하게 해나가야 하는 일로, 강압적인 대규모 구조조정이 아니라 합리적인 구조의 혁신으로 공감해주길 바란다"며 직원들을 이해시켰다. 평소 보수적인 인사로 알려진 김 대표가 갑작스러운 상황에 직원들 앞에 얼굴을 내비치며 사과까지 나선 것은 그에게도 구조조정 실행을 위한 큰 결심이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이 같은 김 대표의 추진력으로 구조조정 인원은 그룹사 전출자 1700여명, 퇴직 결정자 2800여명 정도로 총 4500여명 규모로 마무리됐다. 구조조정자 4500여명의 퇴직금은 올해 다 회계처리될 계획이다. 이번 구조조정으로 KT는 직원의 23%를 축소하며 엄청난 '인력 다이어트'를 하게 됐다. 장민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퇴직자 2800여명에 대한 인건비는 내년부터 바로 세이브되고, 전출자에 대한 인건비는 KT가 설립된 회사에 수수료를 지급할 것이기 때문에 그 수수료는 현재 인건비보다는 낮아질 것"이라며 재무 개선 사안을 설명했다. 

구조조정 외에도 사업 구조 개편에도 아주 적극적이다. 김 대표는 이 역시도 이전 LG맨에서부터 활약해왔다. LG CNS 대표 시절,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과 같은 신사업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전환(DX)에 성과를 냈는데, 지금은 KT에서 'AICT'를 강조하며 사업구조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11월 초 KT가 발표한 중장기 재무 목표와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르면 KT는 2023년 별도 기준 서비스매출의 6%를 차지하는 AI와 IT분야의 매출 비중을 오는 2028년까지 약 3배 수준인 19%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통신, 미디어, 네트워크, IT 등 각 사업분야를 모두 B2B 중심의 인공지능(AI) 사업으로 변화해 수익성을 다지고자 한다. 이 같은 사업구조 혁신을 통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 2023년도 기준 6%대에서 2028년에는 9%대로 개선할 것을 목표한다. 

논어 즐겨 읽는 김 대표의 'KT 자강불식'?  
김영섭 KT 대표(오른쪽)가 5개년 파트너십 체결식에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겸 이사회 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KT]

김 대표는 평소 도서 '논어'를 즐겨 읽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때문인지 '자강불식(自彊不息)'을 강조하던 논어의 공자처럼 김 대 역시 'KT의 자강불식'을 강조한다. 그는 변화하는 시대에 KT가 통신사에서 AICT 업체로 체질을 끊임없이 개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동시에 과감한 실행도 취하는 대표다. 신년사에서 "성장을 위한 혁신의 출발선에 섰다"며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감한 실행"이라고 말한 그는 한해간 '억' 소리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국내 AI 스타트업 기업 두 곳에각 100억원씩 총 2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진행하고, 지난 9월에는 글로벌 기술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와 2조4000억원에 달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현재까지 김 대표의 성적표는 좋다. KT는 2024년도 3분기 매출 연결 기준 6조6546억원, 별도 기준 4조7650억원을 기록며 3분기 연속 4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김 대표가 집중하는 AICT의 주요 사업인 기업서비스 사업이 전용회선, AI컨택센터(AICC) 사업 등이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이 2.5% 늘었다. AICC는 구독형 상품인 에이센 클라우드(A’Cen Cloud)의 영향으로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이어갔다. 또 kt cloud는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이 6.8% 증가하며 숫자로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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