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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 중국...방어 전략 펼치는 미국과 유럽

[중국 전기차의 공습]④
캐즘에도 中 전기차 성장세 뚜렷
미국과 유럽, 적극적인 방어 양상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BYD) 공장 전경 [사진 신화/연합뉴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370만대 중 중국이 820만대를 판매해 1위를 기록했다. 중국이 전기차에서 이렇게 빨리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큰 규모의 내수가 뒷받침하고 있다.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노르웨이, 스웨덴, 네덜란드, 벨기에 등 일부 유럽 국가를 제외하면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세계 전체로 전기차 캐즘(Chasm)으로 수요 정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중국 전기차는 여전히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내연기관차에서는 존재감이 없었던 중국업체들이 전기차에서는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중국의 BYD가 확고한 세계 1위 전기차업체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데, 올해만 해도 지난 9월까지 261만 대를 팔아 23.4%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고, 2위인 테슬라에 비해 130만 대나 더 팔았으며, 시장 점유율도 테슬라의 11%에 비해 크게 높았다.

BYD는 전기차 판매만으로 세계 8위 자동차 판매업체로 부상했다. 이뿐만 아니라 BYD 외에도 세계 10위 전기차 판매업체에 중국 기업이 6개나 자리하고 있고, 20대 업체에도 11개가 중국업체이다. 중국 브랜드 전기차만 중국에서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여타 업체도 중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BYD에 이어 2위 전기차업체인 테슬라는 생산의 50% 이상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고, 지리 산하의 볼보나 폴스타도 전량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중국차 공습에 각국 우려 확산 

중국산 전기차가 세계 시장에 빠르게 진출하면서 주요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는 유럽 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있는데, 자동차 관련 컨설팅업체인 JATO가 유럽 28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유럽 전기차(배터리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3.1%였고, 올 상반기 18.2%까지 상승했다. 

중국산 전기차에는 테슬라와 같은 외자계 브랜드와 더불어 중국 브랜드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는데, 전체 중국산 전기차 중 중국 브랜드가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상하이자동차 산하 브랜드에서 생산하는 MG4는 유럽에서 올해 상반기 동안 3만1922대를 판매해 테슬라 모델 3, 모델 Y, 볼보 EX30 등에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이러한 중국산 전기차 공세에 유럽은 수세적 방어전략을 취하고 있다. EU는 작년 9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반보조금 조사를 추진하여 올해 추가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7.8~35.3%의 추가 관세 부과가 결정되었는데, 기존의 10%를 더하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17.8~45.3%의 관세가 부과되는 것이다. 테슬라 중국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의 경우 17.8%의 관세가 부과되고, BYD는 27%, 지리는 28.8%가 부과되며, 중국 브랜드로서 유럽에서 전기차를 가장 많이 파는 상하이자동차는 최고 세율인 45.3%가 부과됐다.

미국은 이미 전기차를 포함한 중국산 자동차 전반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중국산 전기차의 미국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중국에서 생산되는 볼보 산하 폴스타가 미국에 수입 판매되어 작년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2.3%의 시장 점유율을 보였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도 중국 전기차에 대한 우려가 컸고, 결국 바이든 정부에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게 됐다.

미국이나 EU는 중국 전기차에 대해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있지만, 여타 시장, 특히 자체적인 전기차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지역은 중국 전기차 일색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2023년 상반기 기준으로 라틴아메리카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 체리와 BYD가 각각 1위, 2위를 차지했는데, 이들의 비중은 각각 26%, 20%에 달했고, 동남아에서는 1에서 3위까지가 중국 브랜드인 BYD, 상하이자동차 계열 MG, NETA 등으로 각각 40%, 8%, 8% 점유율을 보였다. 

중동 아프리카는 BYD가 1위이고, 2위는 지리 계열의 지오메트리(Geometry), 3위는 상하이자동차 계열 MAXUS 등으로 그 점유율이 각각 22%, 18%, 12% 등에 달한다. 후발국 중 전기차 전환이 가장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태국은 2023년 이미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전기차 비중이 9%를 넘어서고 있는데, 이중 중국 브랜드 비중이 84.2%에 달하고, 나머지는 테슬라인데, 이도 중국에서 생산된 차량이다.

방콕 전기차 엑스포 2024에 전시된 BYD 전기차. [사진 EPA/연합뉴스]

中 전기차 韓 진출...가격이 관건


중국산 내연기관차가 한국 진출을 시도한 바 있었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러나 중국산 전기차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일단 중국산 전기버스가 초기 한국 시장을 석권하였고, 최근까지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작년 전기 승합차 전체 신규등록 대수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54.1%에 달했고, 올해도 지난 10월까지 35.1%에 달하고 있다. 중국산 전기 승용차는 작년 하반기부터 중국산 테슬라가 본격 진출하면서 한국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작년의 경우 국내 전기 승용차 판매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4%에 달했고, 중국산 테슬라만 10.2%에 달했다. 

올해는 이 비중이 더 높아져 중국산 전기 승용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0월까지 25.5%이고, 중국산 테슬라만도 23.7%에 달했다. 전기차 전체 등록 대수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23.5%에 달하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 판매 증가로 강력한 상계관세 조치를 시행한 유럽에 비해서도 크게 높은 수준이다. 

향후 국내 시장에서 BYD가 어떤 가격 정책을 펼 것인가가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단기적으로 빠른 시장 확대는 힘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 것인가에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 

우리 기업도 중국 브랜드 전기차의 국내 시장 진입을 계기로 국내 시장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중국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높은 품질 및 성능과 더불어 가격 경쟁력을 갖는 생산 및 조달 시스템 구축이 과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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