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사령관 “대통령, 문 부수고 의원 끄집어내라 지시”
"옳지 않다고 판단해 지시 이행하지 않아"
"비상계엄 선포 전인 지난 1일 사전 내용 인지"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문을 부수고 의원들을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곽 사령관은 1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대통령께서 비화폰으로 제게 직접 전화했다. ‘의결 정족수가 아직 다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 지시사항을 듣고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그래서 현장 지휘관들과 공포탄 쏴서 들어가야 하나, 전기 끊어서 못하게 해야 하나 이런 부분을 논의했었고 현장 지휘관은 ‘안 됩니다, 제한됩니다’라고 분명히 얘기했다. 저도 그 부분이 분명히 맞고 옳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곽 사령관은 “지시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들어가더라도 들어간 작전 병력들이 나중에 범법자가 되는 문제와 강제로 깨고 들어가면 너무 많은 인원이 다치기에 차마 그건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현 위치에서 더 이상 안으로 진입하지 말라고 중지시켰다. 중지시키고 이동하는 상황을 보기만 하고 더 이상 작전하지 않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조치 사항을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느냐는 질문에는 “보고 안 했고, 철수할 때 전임 (김용현) 장관에게 현 상황을 설명드리고 철수한다고 했다”고 했다.
곽 사령관은 지난 6일에는 윤 대통령과 한 차례 통화했고,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병력 위치를 물어 “국회로 이동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10일 오전 국방위에서 의원들 질의에 윤 대통령과의 두 번째 통화가 있었다고 밝히면서도 내용에 대해선 함구했지만 오후 국방위에서는 그 내용을 공개했다. 두 번째 통화 시간에 대해서는 “(4일) 0시 30분부터 0시 40분 어간 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곽 사령관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보다 이른 지난 1일에 계엄에 대한 사전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도 했다. 1일 지시받은 내용과 관련해 “국회, 선관위 셋(3곳), 민주당사, 여론조사 ‘꽃’ 등 6개 지역을 확보하라는 것이었다”며 “임무를 전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유선 비화폰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 말을 예하 여단장들에게 하지 않았다. 말하게 되면 여단장들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말하지 않고 당일 투입하면서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이 ‘총’ ‘발포’ ‘공포탄’ ‘장갑차’ 등의 단어를 썼느냐는 물음에는 “제 기억으로는 없다”고 했다. 함께 출석한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은 같은 질문에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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