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바닥 찍었나…시장 반등 변수는
트럼프 행정부 정책방향·금리 등 향방 주효
순이익 실적 개선 등 펀더멘털 주목해야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국내 증시에 대한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에 힘입은 국내 증시가 반등 흐름을 이어갈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탄핵정국 장기화 우려가 커졌던 지난 9일 저점을 찍었던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이후 반등에 성공하며 지난 13일까지 각각 5.67%, 4.86%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탄핵정국을 지나면서 국내 증시가 저점을 다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0.86배를 나타내고 있다. PBR은 기업의 주가가 자산 가치 대비 얼마나 고평가 또는 저평가돼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과거 금융위기 때 코스피의 PBR이 0.8배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역사점 저점 구간을 딛고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평가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코스피는 지난 8월 블랙먼데이(검은 월요일), 11월 트럼프 당선 이후 급락, 그리고 이번 12월 등 올해에만 바닥을 3번째 확인했다”며 “불확실성 해소로 반등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탄핵 국면 이후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증시 반등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 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와 유사하게 정치적 불확실성 감소에 따른 반등을 기대한다”며 “당시 코스피는 4.5% 하락 후 탄핵안 국회 가결을 기점으로 반등하기 시작했고, 헌법재판소 탄핵안 인용 이후 본격적으로 안정화됐다”고 말했다.
상승여력 긍정적…펀더멘탈·글로벌 증시 주목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탄핵 과정에서 모건스탠리캐피탈 인터내서널(MSCI) 달러 환산 한국지수가 연중 고점 대비 26%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탄핵안 가결 후 국내 증시의 추가적인 반등 여력은 남아 있다고 판단된다”며 “오는 18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유효한 점도 반등요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오는 18일 연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유효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 증시에서는 연간 낙폭과대 중 내년에도 순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반도체, 은행, 소프트웨어, IT하드웨어, 방산 등 업종을 중심으로 반등할 것”이라며 “코스피는 연초 수준인 2600p까지의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하더라도 미국 기준 금리 인하,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방향 등 글로벌 증시 흐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펀더멘털(기초체력)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트럼프 임기 초반 정책들이 인플레이션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내년 1분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 계획을 유보하고 상황을 지켜보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달러의 강세, 원화의 약세 압력이 계속 잔존하게 되면 의미 있는 반등, 사이클(호황기) 진입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결국 증시의 중장기적 회복은 펀더멘털에 달려 있다”며 “올해 하반기 하락장에서도 코스피의 실적 개선과 수익률의 관계는 유지됐으며, 이는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각종 악재와 하락장에서도 유지된 섹터들의 실적 모멘텀(상승 동력)은 내년 상반기에도 유지될 확률이 높다”며 “높은 실적 모멘텀은 양호한 수익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개장 첫날인 16일 코스피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5.49p(포인트)(0.22%) 내린 2488.97로 집계됐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62p(0.67%) 오른 2511.08로 출발해 장 초반 2515.62까지 올랐으나 이후 상승분을 반납하고 약세로 전환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4.80p(0.69%) 오른 698.53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정치적 불확실성의 일부 해소에 따른 시장 상승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국정 혼란이 여전한데다 추가 상승 모멘텀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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