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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통운과 손잡은 네이버...쿠팡 '로켓배송' 따라잡을까

[‘新쇼핑 전쟁’ 네이버 vs 쿠팡]③
자체망 구축한 쿠팡...협업으로 배송 강화하는 네이버
네이버 메인 파트너 CJ대한통운 역할 중요해져

쿠팡이 로켓배송으로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를 추격하는 네이버가 내년 배송 서비스를 강화한다. [사진 쿠팡]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공격적인 외형 확장으로 쿠세권(로켓배송 가능 지역)을 전국 단위로 확장 중인 쿠팡과 이를 뒤쫓는 네이버가 격돌하기 때문이다. 꾸준한 투자로 자체망을 더욱 견고히 하는 쿠팡과 CJ대한통운이라는 조력자와 손잡은 네이버가 어떤 결과물을 낼 것인지 업계가 주목한다.

쿠세권 확장하는 쿠팡...서비스 강화 네이버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양대 산맥은 쿠팡과 네이버다. 이들의 시장 점유율(2022년 공정거래위원회 추산 기준)은 각각 24.5%, 23.3%로, 쿠팡이 소폭 앞서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네이버보다 우위를 점하는 가장 큰 이유로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를 꼽는다. 밤 12시 이전에만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전까지 집 앞으로 물건이 오는 ‘새벽 배송’ 등은 쿠팡의 상징이 된 지 오래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온라인몰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로 ‘빠른 배송’을 꼽았다. 3개월 내 주요 온라인몰에서 구매 경험이 있는 응답자(1050명) 중 45.7%는 이런 이유로 쿠팡을 주구매 온라인몰로 선택했다.

쿠팡이 남들보다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비결은 압도적인 인프라 구축에 있다. 쿠팡은 풀필먼트센터 40여개와 200여개의 서브 터미널(쿠팡 캠프)을 보유 중이다. 직매입 상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도 빠른 배송 서비스가 가능한 이유 중 하나다.

여기서 더 나아가 쿠팡은 오는 2026년까지 약 3조원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단위 쿠세권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쿠팡은 대전·광주·울산 등 전국 9개 지역에 물류 인프라를 구축해 이를 실현할 예정이다. 쿠팡은 지난 10여년간 365일 빠른 배송을 실현하기 위해 6조원 이상을 투입했다. 최근 투자 계획까지 더하면 물류 인프라에 10조원가량을 투입하는 셈이다.

쿠팡은 물류 인프라 구축을 통해 구현한 빠른 배송 등이 시장 장악력을 높여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이같은 판단은 옳았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네이버를 추격하던 쿠팡은 2021년 하반기부터 1위 자리에 올랐다. 쿠팡은 이후 근소한 차이로 네이버를 꾸준히 앞서왔다.
인프라 없는 네이버...연중무휴 로켓배송 가능할까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도 빠른 배송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한다. 내년부터 도착보장 서비스 범위를 확장해 ▲새벽 배송 ▲오늘 배송 ▲휴일 배송 등으로 세분화한다. 여기에 주문 직후 배송이 가능한 지금배송 서비스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네이버는 조력자의 도움을 받는다. 쿠팡과 달리 자체 물류 인프라가 없어서다. 이를 대체하기 위한 네이버의 복안은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NFA)다. 여기에는 풀필먼트 스타트업들과 CJ대한통운, 한진 등 국내 대표 택배사들이 함께 한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제일 취약했던 것이 빠른 배송, 약속된 배송 시간을 보장하는지였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택배 기업들과의 협업을 선택했다. 쿠팡에게는 당연히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여러 조건이 충족됐을 때의 얘기다. 네이버가 수도권 중심의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전국 단위로 가져갈 수 있는지, 제한된 빠른 배송 상품을 대폭 확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또 이해관계자와의 이해 상충 문제도 고민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CJ대한통운 측은 타사와 비교해 물류 인프라가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한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각지에서 운용하는 물류센터와 택배 터미널 등은 700여개소에 달한다.

단순 유형자산 규모만 비교해 봐도 CJ대한통운이 쿠팡에 밀리지 않는다. 지난해 말 기준 CJ대한통운과 쿠팡의 유형자산 규모는 각각 3조3279억원, 2조8137억원이다. 유형자산은 기업의 영업활동에 사용되는 토지·건물·기계장치·차량·비품·건설중인자산 등을 말한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네이버가 배송비 관련 비용을 셀러(판매자)들에게 지원해 준다고 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쿠팡이 초기에 대규모 투자를 한 것처럼 네이버도 경쟁력을 가져가려면 대단위 투자가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쿠팡이 투입한 대규모 자금을 네이버는 다른 곳에 쓸 수 있다”며 “모두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가정하에서는 장기적으로 네이버가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유통포럼 명예회장 조철휘 박사는 “네이버의 약점이 일요일 배송이었는데, CJ대한통운과의 지분스왑을 통해 이를 해소하고 있다”며 “CJ대한통운은 내년부터 일요일까지 주7일제를 실시한다. 네이버가 최근 당일배송, 시간대 배송 등을 모두 커버하겠다고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CJ대한통운은 물류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앞으로 CJ대한통운은 택배뿐 아니라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 등도 가능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의 배송 서비스가 내년 1분기 혹은 상반기에 어떤 반응을 얻느냐가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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