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수능 만점도 의대 어렵다“...최상위권 변별력 무용론 [임성호의 입시지계]

2025학년 대입 수능 국어·수학 만점자 급증
이과 최상위권, 과학탐구 과목이 결정적 변수

 서울 양천구 목동 학원가. [사진 연합뉴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 2025학년도 수능 최상위권 변별력이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졌다. 수험생들이 지원 대학을 결정하기 위해선 매우 복잡한 셈법이 동원돼야 한다. 여기에 더해 대학별 가중치, 심지어 동점자 발생시 처리 기준 등도 살펴봐야 한다. 이번 수능에서 최상위권 변별력이 정상 작동됐는지에 대한 의문도 남는다.

2025학년도 대입 수능에서 국어 만점자는 2024학년도 대입 수능 기준 64명에서 1055명으로 급증했다. 수학 만점자도 2024학년도 대입 수능 기준 612명에서 1522명으로 늘었다. 2025학년도 의대 모집 정원이 4485명인 점을 감안했을 때, 전체 의대 모집 정원의 약 30% 내외에 이르는 수치다. 즉, 모집 정원의 약 30%가 국어, 수학 과목 만점으로 동점인 상황이다. 

수능 전과목 만점자도 지난해 1명에서 올해 11명까지 나왔다. 이 중 10명이 이과 학생이고, 문과 학생이 1명이다. 이과 학생 10명은 표준점수가 과학탐구에서 무슨 과목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국어·수학·탐구 표준점수의 합산이 달라진다. 이과 학생 10명의 국·수·탐 표준점수 합산 점수는 최대 424점에서 최저 414점으로 만점자 학생간에도 점수차가 10점이나 발생한다. 

2025학년도 과학탐구 영역에서 만점을 받을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은 ▲화학II 73점 ▲지구과학I 72점 ▲생명과학II 72점 ▲지구과학II 72점 ▲생명과학I 70점 ▲물리학II 70점 ▲물리학I 67점 ▲화학I 65점 순이다. 표준점수는 어렵게 출제될 경우, 표준점수가 높게 형성된다. 반대로 쉽게 출제될 경우, 표준점수는 낮게 나온다.

금년도에는 물리학I과 화학I이 과학탐구 8개 과목 중 가장 쉽게 출제된 영역이다. 공교롭게도 서울대 의대를 진학하기 위해서는 화학, 물리 과목 중 1과목을 반드시 응시해야 한다. 만약 서울대 의대를 의식하고 물리I 또는 화학I을 선택해서 공부한 학생들은 아무리 우수한 실력이더라도 쉬운 난이도로 출제돼 점수상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2025학년도 만점자 10명 학생 중 지구과학I과 화학II를 선택한 경우, ▲국어 만점 139점 ▲수학 만점 140점 ▲지구과학I 72점 ▲화학II 73점으로 전체 표준점수 합산 424점이다. 표준점수 기준으로 전국 1등이다.

반면 화학I 65점, 생명과학I 70점인 경우 표준점수 합산점수는 414점이다. 전국 1등과는 10점 차이가 난다. 서울대 의대 2025학년도 정시 합격 예측 점수는 415점 이상대로 예측되는 상황이다. 모든 예측이 정확할 수는 없지만, 만점을 맞고도 서울대 의대가 불확실한 상황이 펼쳐진 셈이다.

수능 만점 경쟁력 가르는 ‘과학탐구’

2025학년도 수능에서 만점자의 경쟁력은 과학탐구에서 어느 과목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달라졌다. 점수차 또한 만점자 학생간 10점차나 발생했다.

2025학년도 수능에서 과학 탐구 과목별 응시 비율은 ▲지구과학I 14만2672명(36.0%) ▲생명과학I 12만9818명(32.7%) ▲물리학I 5만8049명(14.6%) ▲화학I 4만4074명(11.1%)다. 그 뒤로 ▲생명과학II 6909명(1.7%) ▲화학II 5360명(1.4%) ▲물리II 5148명(1.3%) ▲지구과학II 4508명(1.1%)순으로 집계됐다.

수험생들의 68.7%가 지구과학I과 생명과학I에 집중하는 현상이 벌어졌는데,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이들 두 과목이 가장 수험부담이 없는 과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본인이 정말 좋아하는 과목이지만, 과학탐구 과목에서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상위권이라 하더라도 만점을 맞고도 난이도에 따라 표준점수 유불리가 크게 나타나는 상황이다. 탐구과목 선택, 점수 예측이 대단히 어렵다.

또 두 과목을 보기 때문에 과목간 점수 불균형도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의 상위권 대학에서는 과학탐구에서 두 과목 모두를 요구하고 있기에 한 과목이라도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 치명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어려운 과학탐구 두 과목 보다는 한 과목 정도는 사회탐구를 선택해서 수험부담도 줄이고 등급도 상승시키기 위해 사회탐구를 역선택하는 사탐런(Run) 현상도 금년도에 급등했다. 2026학년도인 내년도에는 이러한 사탐런 현상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전국 의대 모집정원은 4485명으로 최상위권 학생들이 모두 의대에 지원한다라고 가정 할 경우, 각 과목별 4500등 진입여부는 최상위권에서는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2025학년도에 국어에서는 표준점수 139점 최고점 구간에서 1055명으로 만점 동점자이고, 137점이 1685명, 136점이 1801명으로 동점대이다. 

이 세 구간 점수대의 누적인원은 4541명으로 의대 모집정원 수치이다. 동점자가 매우 밀집된 상황으로 탐구 등의 영향력이 매우 커졌다. 지난해에는 4500명대 누적인원이 표준점수 150점에서 140점으로 10개 구간 점수대에 나뉘어 분포된 것과는 대조적 상황이다.

수학도 의대 모집정원과 비교시 140점 구간이 1522명, 139점이 59명, 138점 67명, 137점이 3149명으로 이 네 구간 점수대에 4797명이 몰려있다. 이 중 137점 구간대에 의대 모집정원에 준하는 인원이 65.6%가 집중된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의대 모집정원에 준하는 인원은 148점에서 141점으로 7개 구간대 분산된 상황이었다.

2025학년도 최상위권에서는 이러한 동점자 처리 기준까지도 염두 해둬야 할 정도로 매우 폭이 좁아진 점수 구간대에 동점자가 밀집된 구도이다. 특히 이과 최상위권은 과학탐구에서 어떤 과목을 선택했느냐가 당락에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중소 건설사 부도 위기"...건설업계 공사비 계속 오른다

2쇼핑몰에서도 살 수 있는 中 전기차, 이젠 한국 ‘정조준’

3"유통업계, 확실한 포지셔닝 성공한 곳만 살아남는다"

4"날 개무시해? OO 같은 짓거리 해볼까" 불 지르겠다던 50대 징역형

5트럼프 행정부 출범 일주일 앞둔 JPMHC…국내 영향은

6“수능 만점도 의대 어렵다“...최상위권 변별력 무용론

7트럼프 재등장에 바이오 긴장…美 최대 투자 행사 키워드 ‘트럼프’

8로또 1154회 1등 당첨번호 ‘4·8·22·26·32·38’…보너스 ‘27’

9‘증권업계 대부’ 강성진 전 한국증권업협회장 11일 별세...향년 98세

실시간 뉴스

1"중소 건설사 부도 위기"...건설업계 공사비 계속 오른다

2쇼핑몰에서도 살 수 있는 中 전기차, 이젠 한국 ‘정조준’

3"유통업계, 확실한 포지셔닝 성공한 곳만 살아남는다"

4"날 개무시해? OO 같은 짓거리 해볼까" 불 지르겠다던 50대 징역형

5트럼프 행정부 출범 일주일 앞둔 JPMHC…국내 영향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