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행진 예고된 2025 IPO 시장 회복할까
코스피 입성 첫 타자 LG CNS 흥행 여부 주목
IPO 재수생 케이뱅크 또 철회…시장 ‘긴장’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올해 조 단위 대어급 기업들이 기업공개(IPO) 시장 출격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업공개(IPO) 시장 한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들 기업이 IPO시장의 반등 분위기를 살릴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어급 IPO 종목으로는 ▲LG CNS ▲디엔(DN)솔루션즈(옛 두산공작기계) ▲서울보증보험 ▲롯데글로벌로비스(옛 현대로지스틱스) ▲달바 글로벌 등이 거론된다.
몸값이 최대 6조원대로 거론되는 LG CNS는 1월 9일부터 15일까지 기업공개를 위한 기관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LG CNS의 희망공모가는 5만3700~6만1900원으로 이를 고려한 기업가치는 5조2027억~5조9972억원에 달한다. 공모예정금액은 1조406억~1조1994억원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입성 첫 타자인 LG CNS의 흥행 여부에 따라 이후 IPO 향방이 가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는 비상계엄 사태 등 불확실성이 커지며 공모 여건이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상장에 나서는 기업들은 공모희망가를 내리거나 공모물량을 대폭 축소하는 등 눈높이를 낮추는 모습도 포착됐다.
대어 LG CNS도 마차가지다. 상장주관사인 KB증권 등은 당초 상장 시가총액 목표를 7조원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공모주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시장 친화적으로 공모가를 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LG CNS가 몸값을 낮춰서라도 증시 입성에 도전하는 배경으로 맥쿼리PE와 협상 조건이 걸려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맥쿼리PE는 지난 2020년 LG CNS 지분 35%를 약 1조원에 인수하며 당시 5년 이내 상장 조건을 내걸었다. 상장 마감 기한은 2025년 4월이다. 현재 LG CNS의 2대 주주인 맥쿼리PE는 이번 IPO를 통해 보유한 주식 일부를 매각할 전망이다.
LG CNS의 IPO 흥행 기대감은 긍정적이다. 신용등급 전망 상향에 이어 꾸준한 매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회사의 매출액은 ▲2021년 4조1431억원 ▲2022년 4조9696억원 ▲2023년 5조6053억원으로 연평균 16.3% 성장했다. 2024년 3분기 누적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3조9584억원을 기록했다. LG CNS는 클라우드·인공지능(AI)·스마트팩토리 등 디지털전환(DX)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공작기계 전문 제조기업 DN솔루션즈는 지난해 12월 코스피 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DN솔루션즈의 상장 후 예상 기업가치는 5조~6조원에 달한다. DN솔루션즈는 대우중공업 사업부가 모태로, 자동차·정보통신(IT)·반도체·우주항공 등 다양한 제조업 현장에서 필요한 첨단 금속 절삭가공 장비를 만든다. 최근에는 공작기계에 로봇이나 AI를 결합한 자동화 솔루션도 공급한다.
2023년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1조7922억원, 영업이익 3914억원을 기록했다. 상장 공동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UBS증권이다.
공모가 눈높이 낮추는 등 시장 ‘눈치 보기’
코스피 입성 재수생 서울보증보험은 지난해 10월 유가증권시장본부로부터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았다. 예상 기업가치 3조원 수준이다.
서울보증보험의 상장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서울보증보험은 ‘고평가’ 논란이 일며 2023년 8월 기관 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부진하며 고배를 마셨다. 2023년 서울보증보험이 제시한 공모가 희망 범위는 3만9500~5만1800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2조7580억~3조6168억원이다. 하지만 수요예측 결과 희망공모가 하단에서도 필요한 모집금액을 모으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관 사단과 서울보증보험은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공모가를 다소 낮춰 수요예측 흥행에 나설 전망이다.
서울보증보험은 1969년에 설립돼 보증보험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지난해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2조5838억원, 영업이익 519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LG CNS를 제외한 대어급 기업들의 공모 일정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DN솔루션즈·서울보증보험·롯데글로벌로지스·달바글로벌 등은 이제 상장예심을 통과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이들 기업이 상장예심을 통과했지만 IPO를 완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예의 주시하고 있다.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IPO를 철회하면서 업계에서는 신중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케이뱅크의 상장 철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 상장을 준비하다가 2023년 2월 투자심리 위축 등을 고려해 상장을 연기했다. 이후 2024년 8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10월 말 상장을 목표로 IPO에 재도전했다.이에 케이뱅크는 지난해 하반기 IPO 대어로 꼽히며 시장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수요예측 결과가 당초 기대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지난해 10월 목표였던 IPO를 올해 초로 연기했지만 이 역시 무산된 것이다.
케이뱅크는 외형 성장과 수익성 제고에 주력함으로써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식시장 상황이 개선되면 조속히 IPO에 다시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창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IPO 시장 반등은 주식시장의 지수 반등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2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 예정인 LG CNS의 흥행 여부가 IPO 시장 분위기 반등에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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