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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에 불고 있는 데이터센터 건설 붐…한국도 배워야 [동남아시아 투자 나침반]

동남아 지역 데이터센터 건설 1년 만에 1.5배 늘어
한국 기업도 동남아시아에서 신사업 기회 찾아야

한국 IT 기업의 데이터센터 내부 모습. [사진 연합뉴스]

[김상수 리겔캐피탈 상무] 우리는 지금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가 없으면 살아가지 못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한 활동을 위해 끊임없이 데이터가 만들어지고 어디인가 저장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하루에 생성되는 데이터의 양은 얼마나 될까? 2024년 전세계에서 하루에 새로 만들어졌던 데이터의 양은 무려 4억274만 테라바이트(TB, Terabytes)라고 한다. 그리고 2025년에는 4억6300만 TB가 매일 쌓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속도를 감안하면 노트북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1TB의 하드디스크가 매일 5억개 이상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때 어마어마한 양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사용하는 데이터는 사실 개인용 컴퓨터가 아닌 데이터센터라는 곳에 저장된다.  우리가 네이버 또는 구글 서비스를 쓰거나 유투브에 비디오를 업로드 할 때 저장되는 공간은 데이터 센터내의 저장장치인 것이다. 데이터 센터는 더 나은 인터넷 서비스와 통신을 지원하는 서버·데이터 스토리지 시스템·네트워킹 장비를 수용하기 위해 지어진 대규모 시설이다. 이를 통해 게임, 라이브 스트리밍 등의 인기있는 온라인 활동은 물론 클라우드 컴퓨팅과 AI와 같은 첨단 기술도 구현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 건설 부지…안정적인 전력 등 갖춰져야 

데이터센터가 제대로 작동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전력 및 물 공급, 각국과 연결되는 해저 케이블의 활용 가능성 그리고 재해 가능성이 낮아야 한다. 이중에 하나만 문제가 발생해도 인터넷 서비스에 이상이 발생한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데이터센터는 이런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선진국에 건설되곤 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 건설 트렌드가 바뀌었다. 현재 전 세계에서 데이터센터 투자가 가장 활발한 지역이 있다. 바로 동남아시아다.

필자가 자카르타 인근에 공장을 짓기 위해 공단을 두 군데 방문한 날이 있었다. 파트너사에서 이미 두 달 전에 방문을 했었고 공장 건설을 위한 지역을 다시 논의하기 위해 투어를 했다. 두 곳의 공단에서 좋은 위치는 이미 데이터센터 회사들에 의해 계약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공단내의 빈 구역이 데이터 센터로 인해 빠르게 사라지고 있었다. 계약한 회사들은 우리가 이름만 들으면 아는 글로벌 IT 기업들이다.

아시아·태평양(APEC) 지역에서 2023년과 비교하면 2024년에 13%이 데이터센터 용량이 늘어나고 있다. 동남아시아는 2023년과 비교하면 2024susdpafu 1.5배의 건설계혹이 확정된 것을 보면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데이터센터는 기존 인터넷 검색에 비해 최소 4~5배의 처리 용량을 필요로 하고 있다. 향후 5~7년 간 동남아시아의 데이터센터 수요는 매년 20%씩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동남아시아에 데이터 센터 및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22억 달러(3조2000억원), 아마존은 112억달러(16조5000억원), 이미 90억달러(13조 3000억원)을 투자한 구글은 추가로 이지역에 10억달러(1조 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의 전산동 옥탑 태양광 설비. [사진 연합뉴스]

동남아 지역에서 데이터센터 건설 수요 늘어나는 이유는… 

동남아시아에서 데이터 센터 건설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는 3가지다. 

첫 번째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디지털 경제이다. 지금까지 연 15%가 넘는 성장성을 보여온 동남아시아 디지털 경제는 2030년까지도 약 2배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6억명이 넘는 인구와 향후에도 5%가 넘는 성장성이 그 배경에 있다. 

또 다른 이유는 데이터 주권이다. 데이터센터는 상대적으로 작은 토지에 대규모의 투자가 이루어진다. 사무용 또는 주거용 빌딩과 달리 그 공간에 비싼 기계장치가 가득차 있다고 생각하면 단위당 투자금액이 매우 높으며,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는 인공지능 데이터 센터라는 타이틀을 달았을 경우 최첨단 산업으로 분류된다. 그래서 동남아시아 각국 정부는 데이터센터 유치에 적극적이고 그 정책 중 하나가 데이터를 자국내에 두어야 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한국기업이 동남아시아에 서비스를 할 경우 데이터를 한국 내에 저장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그 데이터를 국경밖으로 가져올 수 없어 그 지역의 데이터 센터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추세로 가고 있다. 

세 번째는 미중 갈등으로 인한 데이터 보관장소의 이동이다. 2020년 네이버가 홍콩 보안법으로 인해 데이터 백업센터를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옮긴 적이 있다. 미국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틱톡 등 중국기업들조차 중국이외 지역의 데이터 저장지로 동남아시아를 선택하고 있다. 이 세가지 요인으로 인해 동남아시아의 데이터 센터 사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기업의 동남아시아 AI 데이터센터 진출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이뤄졌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투자증권 인도네시아법인(KISI)과 한국투자금융그룹이 주도했다. 데이터센터는 위치가 매우 중요한데 이는 향후 부동산 부지 가격상승 효과도 함께 투자수익으로 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많은 데이터센터가 강남에 위치하고 있는 것을 보면 위치가 향후 수익률에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다. 이 데이터센터는 자카르타 중심지에서 약 2576평의 토지에 지상 18층 규모의 빌딩으로 건설된다. 총 프로젝트 비용 은 3억달러(4400억원)로 이중 자본금액은 1억달러(1600억원)로 한국투자금융그룹 계열의 한국투자리얼에셋이 50%의 지분을 가지고 나머지 지분은 인도네시아 대표적 대기업인 시나르마스가 투자한다. 프로젝트 부채 1억 9000만달러(2800억원)도 한국투자금융그룹이 주도적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이 데이터센터는 LG CNS와 시나르마스의 합작법인이 운영할 계획이며 LG 그룹의 최첨단 AI 데이터 센터 기술이 모두 적용될 예정이다.

스타트업의 성장에는 관련 인프라의 확충이 매우 중요하다. 관련 인프라도 함께 성장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한국기업들도 신사업 기회를 찾길 바란다.

김상수 리겔캐피탈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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