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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식품, 소비자에게 새로운 ‘맛의 즐거움’ 되길”[이코노 인터뷰]

박지수 이노하스 대표 인터뷰
자체 기술력으로 콩고기 ‘풍미 극대화’
해외서 사랑받는 썬릿푸즈, 올해는 코스닥 상장 추진

박지수 이노하스 대표가 삼성동에 위치한 이노하스 사무실 내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요즘 해외에서는 놀랍게도 ‘한국의 소울푸드’인 김밥이 인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이른바 ‘K-김밥’(K-Kimbap)이 유명세를 타며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그동안 아시아의 대표 음식은 ‘스시’였지만 이제 ‘김밥’이 그 아성에 도전한다.

김밥은 채식주의자나 할랄푸드만 먹는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기에도 용이한 편이다. 김밥 속 재료만 바꾸면 훌륭한 비건·할랄푸드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체식품으로서 김밥의 인기도 높아지는 추세다. 

이와 관련 출범 4년차를 맞은 대체식품기업 이노하스는 최근 해외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며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이노하스는 김밥은 물론, 만두, 제육 등의 대체식품을 통해 전 세계인 입맛을 사로잡으며 K-푸드 열풍에 한몫하고 있다. 

환경재료과학을 전공하고 바이오에너지 분야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던 박지수 이노하스(Innohas) 대표는 ‘어떻게 하면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환경에 도움이 될까?’라는 고민을 하다 대체식품 회사를 설립했고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해외 수출액 늘며 ‘순항’

식물성 대체식품은 동물성 단백질을 대체할 수 있는 식품을 말한다. 사람들이 점차 건강을 중시하며 자극적인 동물성 단백질 대신 식물성 단백질을 찾기 시작했고 이런 추세가 확산되며 대체식품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특히 대체식품은 해외에서 인기다. 삼일 PwC가 지난해 발간한 대체식품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96억2000만 달러(약 12조9400억원) 수준이던 글로벌 대체식품 시장 규모는 2025년 178억6000만 달러(약 24조2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시장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국내 식물성 대체식품 시장 규모가 2026년 2800억원으로 성장한다고 전망했다. 세계 시장에 비하면 아직 미약한 수준이지만 국내에서도 점차 건강 중시 트렌드가 확산되고 환경문제와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시장의 꾸준한 성장이 기대된다.
이노하스의 대체식품 이미지.[사진 이노하스]
이노하스 해외 수출용 제품 이미지.[사진 이노하스]

이노하스가 콩으로 만든 고기 이미지.[사진 이노하스 홈페이지]
박 대표는 국내 대체식품 시장이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했다. 시장이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만큼 이노하스가 앞장서서 소비자들에게 대체식품의 가치를 알리고자 했다. 특히 김밥처럼 한국의 전통적인 맛을 대체식품으로 재해석해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무기가 됐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대체식품이 단순히 고기의 대안을 넘어, 맛과 품질 면에서도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새로운 식품 카테고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점차 나타나고 있고 앞으로 대기업 투자와 정부 지원이 더해지면서 시장이 더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2021년 설립된 이노하스는 자사 브랜드 ‘썬릿푸즈’(Sunlit Foods)를 통해 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한 ▲냉동김밥 ▲냉동만두 ▲볶음밥 ▲숯불직화 제육 ▲함박스테이크 등 다양한 대체식품을 판매 중이다. 

특히 이노하스는 해외 수출면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2023년 설립 2년 만에 대체육 제품을 중심으로 약 100억원의 수출 실적을 달성했고 지난해에는 식물성 냉동김밥의 약진과 제품군 다변화를 통해 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는 ‘5백만 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이노하스의 제품은 미국, 오세아니아, 아시아, 유럽 등 세계 각지로 수출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노하스는 제조공장 2곳(강원도 정선·충북 제천)을 설립해 안정적인 제품 생산을 진행 중이다. 

박 대표는 “미국과 유럽의 경우 동물성 단백질이 포함된 식품에 대한 수입 규정이 매우 까다롭다”며 “이노하스의 제품은 100% 식물성 원료만을 사용해 이러한 제약을 극복하고 수출 시장을 공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지수 이노하스 대표가 삼성동에 위치한 본인의 집무실에서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대체식품, ‘새로운 식문화’ 됐으면” 

대체식품의 성공 경쟁력은 결국 ‘맛’이다. 건강을 위해 대체식품을 먹는다고 해도 맛이 없다면 장기간 섭취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노하스의 경쟁력은 여기서 발현된다. 비건 고기는 대부분 콩으로 만들어진다. 이노하스는 인공첨가물 없이 천연방식으로 콩고기의 콩 비린내를 완벽하게 제거했고 자체 기술력으로 고기 풍미를 극대화하는 데 성공했다. 

박 대표는 이노하스가 식물성 대체식품, 특히 대체육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식물성 대체육은 주원료인 콩에서 비롯된 특유의 비린 맛과 냄새로 인해 관능적 매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며 “우리는 환경공학적 방식을 적용해 이러한 물질을 원천적으로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또 자체 공정을 통해 실제 고기 조리 시 나타나는 마이야르 반응과 캐러멜화를 구현해 고유의 풍미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했다.

올해도 이노하스는 미국과 유럽 시장을 적극 공략해 K-대체육의 인지도를 높이고 한식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확산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는 코스닥 상장도 추진한다. 

박 대표는 “지난해에는 OEM(주문자 상표 부착) 및 PB(자체 브랜드) 제조 비중이 자사 브랜드인 썬릿푸즈보다 높았지만 올해는 자사 브랜드 비중을 70%까지 확대할 예정”이라며 “또 할랄 시장 진출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박 대표는 대체식품이 단순히 기존 음식을 대체한다기보다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넓히는 새로운 식문화가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체식품은 환경과 건강을 모두 생각하면서도 맛있는 선택지를 더하는 ‘또 다른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노하스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맛있고 행복하게, 그리고 환경까지 생각하는 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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