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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영풍에 ‘의결권 제한’…MBK “상법‧자본시장 유린”
- MBK 법정 공방 예고…경영권 분쟁 장기화 전망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가 파행을 거듭하며 경영권 분쟁이 안갯속에 빠졌다. 고려아연이 23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약 25%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하면서다. 영풍·MBK파트너스(영풍·MBK 연합)측이 강하게 반발한 가운데, 또 다시 법적 분쟁이 예고되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질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이날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임시 주총에서 개회 직후 “상법 조항에 따라 영풍이 보유한 당사 주식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영풍 측 대리인 이성훈 변호사는 “황당하고 강도당한 기분”이라며 “고려아연의 의결권 제한은 주주와 자본시장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임시주총을 연기해달라”고 말했다.
최윤범 회장 측은 전날 호주 법인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에 최 회장 등 최씨 일가와 영풍정밀이 보유한 영풍 지분 19만226주(10.32%)를 장외 매각 방식으로 575억원에 넘겼다. 이로써 ‘고려아연→SMH→SMC→영풍→고려아연’의 순환구조를 형성했다.
SMC는 고려아연이 지분 100%를 보유한 손자회사로, 상법상 자회사로 인정된다. 이에 따라 영풍은 ‘상호주 의결권 제한’이라는 법적 장치에 걸려, 이번 고려아연 주총에서는 의결권 행사가 가질 수 없다는 게 최 회장 측의 판단이다. 상법 제369조 3항은 두 기업이 서로의 지분을 각각 10% 이상 보유할 때 상대방 의결권을 제한할 수 있다.
앞서 법원이 이날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 방식으로 이사를 선임해선 안 된다는 영풍·MBK 연합의 의안상정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최 회장 측은 또 다시 마지막 승부수로 상호주 의결권 제한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영풍‧MBK 연합은 즉각 반발했다. 상호주 제한은 국내법인이면서 주식회사에만 적용되는 조항이기 때문에, 호주에 설립된 외국법인이자 유한회사인 SMC에는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의결권을 제한한 것은 중대한 위법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영풍‧MBK 측은 “순환출자의 형성은 공정거래법상 엄격히 금지되고 형사처벌의 대상”이라며 “최윤범은 공정거래법의 직접 적용을 피하기 위해 해외 계열회사인 SMC를 동원한 것으로 보이는데, 공정거래법은 탈법적 순환출자도 금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최윤범이 국내 공정거래법상 순환출자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외국회사인 SMC를 동원하고서, 외국회사인 SMC에 대해서 국내 상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모순에 해당한다”며 “임시주총을 단 몇 시간 앞두고 급작스럽게 이루어진 SMC를 동원한 거래에 외국환거래법 위반, 업무상 배임 등의 소지도 있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 담당 변호사는 의결권 제한과 관련해 “상법 외국법인 조항은 국내 활동하는 외국 법인을 규제 감독할 때 적용되는 조문"이라면서 “그 이외의 조문에 대해 한국 회사만 적용되는건 아니기에 상호주 제한은 외국법인도 적용된다”고 반박했다.
고려아연과 영풍‧MBK연합의 경영권 분쟁이 치열한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며 양측의 갈등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영풍 측은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고려아연의 이 같은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법적 조치를 통해 상호주 의결권 제한을 풀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고려아연의 상호주 제한 조치가 법적으로 계속 인정받게 되면, 영풍과 MBK의 의결권 행사는 큰 타격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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