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시장, 실물이전 도입 이후 증권사 점유율 확대
증권사 총 적립금 103조원 돌파
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증권, 4분기 적립금 1조 원 이상 증가

[이코노미스트 정동진 기자]퇴직연금 시장의 주도권을 두고 증권사 간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400조 원 규모의 퇴직연금 시장에서 실물이전 제도가 도입된 이후, 증권사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주요 증권사들은 전체 금융업권 내에서도 순위권에 진입하며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시행 이후 증권사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총 7조4084억 원 증가했다. 전체 규모는 3분기 말 기준 96조5331억 원에서 4분기 말 103조9412억 원으로, 1분기 만에 약 7% 늘었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는 기존 상품을 매도하지 않고 유지한 채 다른 금융기관으로 옮길 수 있는 방식으로, 지난해 10월 31일부터 시행됐다.
증권사들은 은행 및 보험사 대비 다양한 투자 상품과 높은 수익률, 투자 편의성을 내세워 자금을 유치했다. 특히 증권사 퇴직연금의 4분기 적립금 증가는 427조 원 규모의 퇴직연금 시장에서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성과를 거두며 시장 지배력을 확대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증권사 가운데 4분기 적립금 순증액 1위는 미래에셋증권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은 3분기 말 27조3756억 원에서 4분기 말 29조2100억 원으로 1조8345억 원의 순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개인형퇴직연금(IRP)에서 적립금이 대폭 증가해 3분기 9조8802억 원에서 4분기 11조 원을 넘어섰다. 확정기여형(DC)에서도 8000억 원 이상 적립금이 늘어났다.
미래에셋증권으로 유입된 자금의 25%는 상장지수펀드(ETF)였다. 이 밖에 펀드와 예금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실물이전 제도 시행 한 달 만에 약 3000개 계좌를 확보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4분기 적립금이 1조3323억 원 증가하며 순증액 2위를 기록했다. IRP 적립금 증가세가 두드러져 6465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고, DC와 DB에서도 각각 3000억 원 이상의 적립금이 늘어났다. 전체 적립금은 14조4824억 원에서 15조8184억 원으로 확대됐다.
삼성증권도 1조2746억 원 증가하며 14조1111억 원에서 15조3857억 원으로 적립금을 늘렸다. 이를 감안하면 순증액 1조 원 이상을 기록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세 곳뿐이었다.
금융권 전체로 보면 퇴직연금 적립금 순위 1위는 신한은행으로, 지난해 4분기 기준 45조9153억 원을 기록했다. 2위는 KB국민은행(42조481억 원), 3위는 하나은행(40조2734억 원)이었다.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순위는 미래에셋증권으로 전체 순위 5위에 올랐다. 현대차증권은 9위, 한국투자증권은 10위, 삼성증권은 11위를 차지했다.
증권사들의 퇴직연금 경쟁력은 다양한 투자 상품과 높은 수익률에서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기준 증권사의 평균 수익률은 DB 6.9%, DC 9%, IRP 9.2%로 다른 업권 대비 높았다. 특히 DC와 IRP에서 증권사의 강점이 두드러졌다. 이외에 ETF를 포함한 위험자산 투자에서도 차별화된 성과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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