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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이 ‘생(生)감자칩’ 원료로 특허 낸 ‘이 감자’

두백감자, 오리온서 감자 스낵 생산 위해 개발한 품종
감자전·감자조림·매쉬드 포테이토 등 요리에 적합

찜통에서 쪄낸 두백감자. 포슬포슬하게 분이 올라오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 윤형준 기자]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감자는 품종이 매우 다양하다. 그중 ‘두백감자’는 한국의 감자 품종 중 하나로, 독특한 맛과 품질을 지니고 있지만 인지도가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 뛰어난 맛과 영양으로 인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점점 인기를 끌고 있어 주목된다.

두백감자의 탄생 유래는 상당히 흥미롭다. 제과 회사인 오리온은 맛있는 감자 스낵을 만들기 위해 1988년 강원도 평창에 국내 최초로 감자연구소를 설립했다. 당시 국내에서는 밀가루와 옥수수를 사용한 스낵이 일반적이었지만, 세계적으로는 감자 스낵 트렌드가 일고 있었다.

사실 감자는 기후변화에 약하고 이동이나 보관 시에도 작은 실수를 허용치 않는 민감한 원료다. 지금도 가정에서 요리할 때 주로 사용하는 일반 감자인 ‘수미감자’는 모양 자체가 울룩불룩 일정치 않고, 기름에 튀겨내면 색깔이 거무튀튀하게 변하는 단점이 있다. 결국 국내 감자로는 스낵 제조가 불가능해 스낵용 감자는 전부 미국·호주 등 해외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오리온은 스낵용 국산 씨감자의 개발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가공용 감자 생산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3년여의 걸친 실험과 연구 끝에 1990년 안정적인 수확량 확보를 위한 가공용 품종 무균씨 감자생산에 성공했다. 

강원도 평창에 위치한 오리온 감자연구소. [사진 오리온]
이후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2001년 새로운 개량 품종인 ‘두백’을 선보이게 됐다. 오리온이 특허를 갖고 국립종자원에도 등록된 두백은 한국 토질과 지형에 적합한 감자 품종으로, 튀겼을 때 내부 갈색 반점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또 고형분 함량이 높아 더 바삭한 식감과 감자 고유의 맛을 살릴 수 있어 생(生)감자칩의 원료로 제격이라는 평가다.

이런 두백감자는 수미감자와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다. 수미감자는 껍질이 얇고 단단하며 단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볶음 요리나 국물 요리에서도 그 식감이 잘 유지되는 장점이 있다.

반면 두백감자는 전분 함량이 높아 조림 요리나 으깬 감자를 사용하는 요리에 더욱 잘 어울린다. 이 때문에 두백감자는 감자전이나 감자수프, 감자조림 등에서 풍미와 부드러운 식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재료로 손꼽힌다.

특히 매쉬드 포테이토는 두백감자의 고운 식감을 잘 살릴 수 있는 대표적인 요리다. 감자떡이나 감자빵과 같은 가공식품에도 적합하며, 요리의 기본 재료로 활용할 때도 그 맛과 품질이 돋보인다. 삶거나 쪄서 먹을 때 눈꽃처럼 포슬포슬한 분이 올라오는 것도 매력 포인트다.

두백감자의 국내 재배 현황을 살펴보면, 주로 강원도 평창, 강릉, 정선 등의 고산지대에서 집중적으로 생산되고 있다. 충남 서산, 부여 등 청정지역에서도 재배되고 있다. 연간 생산량은 4% 정도로 대량 생산 품종인 수미감자(약 70%)에 비하면 아직 적지만, 점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재배 면적과 농가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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