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산일전기 지분투자로 ‘잭팟'
자기자본 30억원 투자로 160억원 차익
[이코노미스트 정동진 기자]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단행한 산일전기 지분 투자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말 매각제한기한이 도래하면서, 미래에셋증권이 대규모 수익 실현에 나설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23년 9월 구주양수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형태로 산일전기 주식 일부를 취득했다. 이는 같은 해 3월 상장 대표주관을 맡은 지 6개월 만으로,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PI)을 통한 투자가 이뤄졌다.
당시 미래에셋증권은 구주양수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각각 13만2150주를 취득했다. 총 취득 지분은 26만4300주, 취득 평균 단가는 1만1348원이었다. 이를 감안한 총 투자액은 30억원에 달했다.
미래에셋증권의 PI투자는 지난해 7월 산일전기 상장 당시부터 큰 수익이 예상됐다. 산일전기의 공모가 밴드(2만4000~3만원)는 미래에셋증권의 지분 취득가 대비 밴드 상단 기준으로 164.5%, 밴드 하단 기준으로 111.5% 높은 수준이었다. 보호예수가 설정되지 않았다면 상장 직후에도 지분 처분으로 2배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다.
이후 산일전기 주가가 공모가(3만5000원)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하면서 투자 차익이 더 커졌다. 산일전기 주가는 24일 기준 7만3600원으로, 공모가 대비 약 110% 올랐다. 안정적인 영업이익과 탄탄한 포트폴리오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가 반영된 결과였다.
이를 감안한 미래에셋증권의 지분투자 차익은 약 164억원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 기업공개(IPO) 주관 당시 받은 51억원의 인수수수료를 더하면, 단일 기업으로 200억원이 넘는 수익을 확보했다. 이는 최근 증권사의 PI투자 사례 중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로 평가된다.
과거 증권사 PI투자 성공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한국투자증권의 마녀공장 투자와 비교하면 미래에셋증권의 산일전기 투자는 더욱 두드러진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22년 마녀공장 지분을 주당 5000원에 약 30억원 규모로 취득했다. 이후 매각제한 해제일 기준 주가가 약 150% 상승해, 이를 통해 약 90억원의 차익이 발생했었다.
산일전기에 대한 업계의 시각도 밝다. LS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산일전기는 늘어난 생산능력(CAPA)을 기반으로 2027년까지 매년 1000억원 이상의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반면 현재 밸류에이션은 이러한 성장 잠재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성종화 LS증권 연구원은 산일전기의 목표주가를 기존 6만7800원에서 9만7000원으로 43% 상향 조정했다.
산일전기에 대한 이 같은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진다면 미래에셋증권의 산일전기 PI투자 성과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산일전기가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며 추가적인 시장 가치를 인정받을 경우, 미래에셋증권의 차익 실현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시장이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혼란스러운데다, 금리인하 등 외부적인 요소가 주가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는 까닭이다.이에 수익 실현에 있어 최적의 타이밍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인 지분 매도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며 "시장 상황 등 전반적인 조건들을 모두 고려해 최적의 수익실현 시기를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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