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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 개 물류 쏟아지는데...작업자가 웃을 수 있는 이유는 [가봤어요]

[로봇이 점령하는 창고] ② 딜리버스 이천 물류 허브
200여 대 로봇 질서정연하게 작업
AI기술 활용한 배송 동선도 눈길

딜리버스 이천 물류 허브에서 로봇들이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박세진 기자]

[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오후 2시, 화물차가 줄지어 들어온다. 해당 차량들의 화물칸에는 물류가 한가득이다. 어림잡아 봐도 막대한 규모에 압도될 정도다. 되려 작업자들은 익숙하다는 눈치다. 당황한 기자와 달리, 차량 주위로 노련한 작업자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만 개에 달하는 물류가 파도처럼 쏟아졌다. 인공지능(AI) 물류 플랫폼 기업 딜리버스의 물류 허브(hub)에서는 당연시 여겨지는 일상이다.

로봇에 놀라고

밀물처럼 쏟아지는 물류를 처리하기란 여간 쉽지 않다. 특히 각지의 물류가 모이는 허브는 더욱 그렇다. 물류 허브는 대표적인 노동집약적인 공간이다. 사람이 직접 물류를 옮기고, 분류한 뒤 정리까지 해야 하는 까닭이다. 하지만 딜리버스는 이 고정관념을 깼다. 이곳 작업자들의 얼굴은 지나치게 평온했다. 작업자들의 표정에서 단 한 순간의 지친 기색도 없었던 비결은 바로 이들의 든든한 지원군 ‘로봇’이다.

딜리버스의 경기 이천 허브의 총면적은 약 1600평 규모다. 해당 장소에는 소수의 인력을 제외하곤, 모두 로봇이 장악하고 있었다. 검은색 데크 위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노란색 로봇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 로봇은 분주하지만 질서정연하게 물류를 옮기고 있었다. 이따금 충전을 위해 충전 장소에 스스로 닿기 전까지, 로봇은 단 한 번도 쉬지 않았다.

200여 대가 넘는 로봇에는 리비아오 로보틱스(Libiao Robotics)의 T-소트(T-Sort) 분류 시스템이 적용됐다. T-소트 시스템은 자율주행 로봇이 상품을 픽업해 지정된 위치로 운반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각 로봇은 상품을 수령한 후, 미리 설정된 경로를 따라 이동해 해당 상품을 목적지인 분류 구역으로 전달한다.

한마디로, 작업자가 로봇의 상단에 물건을 올려두기만 하면, 로봇이 스스로 상품을 운반하고 분류까지 하는 것이다. 딜리버스는 이러한 프로세스를 통해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상품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있었다. 이날 직접 마주한 로봇들의 모습은 마치 어미새가 물어다 주는 먹이를 기다리는 아기새 같은 느낌까지 들게 했다.

T-소트의 핵심 장점은 높은 분류 속도와 효율성이다.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해 다수의 상품을 빠르게 분류할 수 있다. 기존 컨베이어 벨트 기반 분류 시스템과 비교했을 때, 보다 유연한 작업이 가능해 처리 속도를 약 30~50%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이들 로봇은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제품을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어 물류 센터의 가동률을 더욱 극대화한다.

정확도도 눈길을 끌었다. 이곳 물류 허브의 로봇은 단 한 순간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았다. AI 기반의 자동 인식 기술과 정밀한 로봇 제어를 결합해 분류 오류를 획기적으로 줄였기 때문이다. 딜리버스에 따르면 1만 번의 분류 작업 중 로봇이 실수하는 경우는 1건 남짓이다. 이는 0.01% 수준이다.

딜리버스의 물류 허브에 쌓인 제품 일부. [사진 박세진 기자]
AI에 또 놀라고

기존 물류 시장은 복잡한 집화 과정과 비효율적인 분류 방식으로 인해 배송 속도와 정확성에서 많은 한계를 보여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딜리버스는 AI 기반 자동화 기술을 도입해 ▲간소화 ▲최적화 ▲무인화된 물류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일반 택배비 수준의 비용으로 평균 7시간 이내(서울 및 수도권 기준) 배송을 실현하며, 고객에게 신속성과 가시성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AI 딥러닝을 활용한 당일 도착 보장 택배 서비스(DaaS)다. 이 같은 배송 체계를 구현하기 위해 딜리버스는 ‘에셋 라이트’(Asset-Light) 방식의 ‘AI 딥러닝 다이내믹 클러스터링’(Dynamic Clustering)을 활용한다.

에셋 라이트 방식은 기존 물류 시스템과 달리 대규모 물류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최소화하고, 소규모 분산형 거점을 활용해 운영 비용을 절감하는 모델을 뜻한다. AI 딥러닝 다이내믹 클러스터링은 출발지와 목적지의 위경도, 행정구역, 날씨, 건물 타입, 공동현관 비밀번호 유무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배송 물량을 가장 효과적으로 그룹화하는 기술이다.

기존의 택배 서비스는 기사별 고정된 구역 배정 방식으로 인해 배송 시간이 일정하지 않았다. 반면, 딜리래빗의 AI 딥러닝 다이내믹 클러스터링 기술은 정해진 시간 내 가장 많은 물품을 배송할 수 있는 최적의 조합과 지역을 자동으로 생성한다. 이를 통해 배송 속도를 극대화하고, 실시간 배송 추적을 통해 소비자가 정확한 도착 시점을 알 수 있도록 한다.

해당 기술은 국내 기술 특허 등록을 완료하고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도 특허를 출원 중이다. 딜리버스는 향후 AI 기반 물류 자동화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글로벌 시장에서도 혁신적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김용재 딜리버스 대표는 “첨단 분류 시스템 도입을 통해 물류 역량 강화는 물론 작업 환경 개선과 인건비 절감이라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며 “딜리버스만의 운송 노하우와 AI 기반 기술력을 바탕으로 배송 권역 확대와 혁신을 지속, 고객사와 소비자들에게 차별 없는 물류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딜리버스는 2021년 3월 설립 이후 ▲지그재그 ▲젝시믹스 ▲무신사스튜디오 ▲올웨이즈 ▲온누리스토어 등 다양한 이커머스 기업의 선택을 받고 있다. 특히, 지그재그의 빠른 배송 서비스 ‘직진배송’은 2023년 딜리버스와 당일 배송 업무 협약 후, 전년 대비 거래액이 약 2배 증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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