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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이 날린 서학개미 경고장 “분산투자 필요하다”

“40% 손실 후 지수 ETF로 원금 회복하려면 최소 8.6년 걸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미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해외 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에게 ‘분산투자가 필요하다’는 경고성 메시지가 나왔다. 

한국은행 국제국 해외투자분석팀 이재민 과장·장예진 조사역은 26일 한은 블로그에 게시한 ‘서학개미, 이제는 분산투자가 필요할 때’라는 글에서 미국 대형 기술주인 ‘매그니피센트7’(M7)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 일부 종목에 대한 과도한 편중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M7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아마존 ▲구글(알파벳) ▲메타 ▲테슬라 등 2023년 이후 S&P500 지수 상승을 주도한 7개의 첨단 기술 기업과 관련 주식 종목을 가리킨다.

국내 개인투자자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외주식투자를 급격히 확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 잔액은 2019년 말 152억달러(약 22조 2634억원)에서 2023년 말 161억달러(약 170조 517억원)로 급증했다. 불과 5년 사이에 7.6배나 불어난 규모다. 

특히 특정 미국 상장종목이 투자 잔액 상위권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한국예탁결제원 기준 투자 잔액 상위 50위 종목 잔액은 18일 기준 717억 달러로 나머지 종목 잔액과 7 대 3 비율을 나타냈다. 쉽게 말해 50개 종목에 70%를 몰아넣은 셈이다. 상위 50위 종목에서 미국 상장 비중은 2019년 말 57.0%였으나 현재는 96.5%에 달한다.

개인 투자자의 투자 상위 10위 종목을 보면 M7 종목 대다수와 나스닥100·S&P500 지수 등을 추종하는 일반·레버리지 ETF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 18일 이들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투자 잔액은 454억 달러로 전체 투자액의 43.2%를 차지하고 있다. 

개인투자자 보유 상위 10종목. [사진 한국은행]

특정 종목 편중과 함께 과도한 리스크 추구 투자 성향도 우려됐다. 레버리지 ETF는 추종지수 수익률을 2배 이상으로 추종하고, 인버스 ETF는 역의 배율을 추종한다. 이들은 수익 변동성이 커 단기 수익을 목적으로 리스크를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주로 보유한다.

한은은 “TQQQ 등 레버리지 ETF도 인버스 ETF와 함께 7개 종목이 상위 50위 종목에 포함됐다”며 “이들 종목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지분율이 일부에서는 40%를 넘겼고, 테슬라·엔비디아 등 개별 종목의 수익률 추종 종목에도 투자하는 등 우리나라 투자자가 타국보다 과도한 리스크 추구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이런 투자 행태는 주가를 끌어내리는 하방 리스크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2022년 미국이 금리를 가파르게 올렸을 당시 개인 투자자는 S&P500 지수보다 2배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22년처럼 연간 -40% 평가손실을 입은 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S&P500 지수 추종 ETF에 투자해서 원금을 회복하려는 경우 최소 8.6년을 보유해야 한다. 이런 계산은 보유 기간 해당 ETF가 안정적 수익률을 유지한다는 전제에서만 유효하다. 

이재민 과장은 “한번 손실을 보면,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며 “서학개미들이 안정적인 투자 이익을 얻으려면 M7, 레버리지 ETF 등 일부 종목 과도한 편중을 줄이고 위험을 분산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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