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리니지 인기 식는다…새 먹거리 찾기 나선 엔씨소프트
- [엔씨소프트의 반격]①
장르 다변화,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미 독립 게임 개발 스튜디오 ‘엠티베슬’에 전략적 지분 투자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리니지’ 지식재산권(IP)으로 유명한 엔씨소프트(엔씨)가 새 먹거리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리니지 시리즈 인기가 급감하면서 이제는 새로운 먹거리가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엔씨는 장르 다변화, 인공지능(AI) 투자 등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엔씨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602억7800만원, 영업이익 52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80%나 급감했다. 영업 비용은 총 3551억원이 발생했다. 그중 인건비는 18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직전 분기 대비 40% 줄었다. 마케팅 비용은 직전 분기보다 76% 줄어든 133억 원이다. 엔씨 측은 퇴직 위로금 효과 축소와 인원 감축 효과가 인건비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1분기 실적 부진, 영업익 전년 대비 80% 줄어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는 “작년 ‘외과 수술’을 통해서 레거시 IP 기준으로도 영업이익이 날 수 있는 기본틀을 만들어 놨고 올해부터는 좀 더 효율적으로 게임을 개발해 게임을 퍼블리싱 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 조직을 효율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씨는 내년 매출 목표를 최소 2조원에서 최대 2조5000억원으로 설정했다. 대규모 업데이트, 서비스 지역 확장과 더불어 ‘아이온2’ ‘타임 테이커스’와 같은 신규 IP 출시를 통해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대표는 “올해 하반기까지는 보릿고개가 될 것이라고 말씀드린 바 있지만 ‘해 뜨기 전이 제일 어둡다’는 말처럼 올해 3분기·4분기를 지나면서 분명히 반등하며 전망치로 내세운 매출 이상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엔씨의 실적이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은 리니지 IP 활용 게임들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리니지를 비롯한 대다수 게임이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고 높은 과금을 요구하는 하드코어 롤플레잉게임(RPG)이다 보니, 최근 새로운 소비 주축으로 떠오른 MZ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것이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아우르는 용어다. MZ세대는 그 이전 세대와 달리 한 게임에 많은 시간을 쏟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이들은 게임을 직접 하는 것보다 보는 것을 더 즐긴다는 평가도 있다.
특히 10대와 20대는 원작 리니지에 대해 이름만 들어봤을 뿐 직접 경험하지는 못했다. 리니지에 대한 추억 역시 없다. 앞서 엔씨의 ‘리니지M’과 ‘리니지2M’이 큰 성공을 거둔 배경은 과거 원작 PC 게임을 즐겼던 30~50대 게임 유저들, 이른바 ‘린저씨’(리니지+아저씨의 합성어)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30~50대 게임 유저는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있는 소비층이어서 높은 수준의 과금에도 지갑을 열었다. 그런데 MZ세대는 ‘돈’이 드는 게임을 적극적으로 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 지난해 선보인 리니지 IP 활용 방치형 게임 ‘저니 오브 모나크’ 역시 초반 흥행 이후 최근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엔씨는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엔씨는 현재 여러 국내외 게임사에 투자를 단행하거나 새로운 장르 신작을 개발 중에 있다. ▲미스틸게임즈의 슈팅 게임 ‘타임 테이커즈’ ▲빅게임스튜디오의 서브컬처 신작 ‘브레이커스: 언락 더 월드’ ▲폴란드 버추얼 알케미의 전략 RPG ‘밴드 오브 크루세이더’ ▲스웨덴 문 로버 게임즈의 협동 FPS ‘프로젝트 올더스’ 등의 판권을 확보했다. 또한 자체 개발 중인 슈팅 게임 ‘LLL’ 역시 준비 중이다.

장르 다변화 및 AI B2B 시장 도전
지난 5월에는 미국의 독립 게임 개발 스튜디오 ‘엠티베슬’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투자 주체는 엔씨의 북미법인인 엔씨웨스트다. 엠티베슬은 2023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설립된 트리플 A급 독립 게임 개발 스튜디오다. 엠티베슬 개발진들은 ▲‘둠’(DOOM) ▲‘퀘이크’(Quake) ▲‘콜오브듀티’(Call of Duty) ▲‘라스트 오브 어스’(The Last of Us) ▲‘보더랜드’(Borderlands) ▲‘툼 레이더’(Tomb Raider) ▲‘언차티드’(Uncharted) 등 글로벌 흥행을 거둔 FPS와 액션 어드벤처 게임 제작에 참여했다. 현재 엠티베슬은 사이버펑크 스쿼드 PvP 방식의 택티컬 슈팅 게임 ‘디펙트(DEFECT)’를 개발 중이다. 양사는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신작 슈팅 게임 디펙트의 퍼블리싱 권한을 포함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엔씨는 국내외 투자를 통해 장르별 개발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글로벌 포트폴리오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박병무 공동동대표는 “엠티베슬은 글로벌 메이저 장르인 슈팅 게임에 대한 성공 경험과 전문성을 확보한 개발진, 팬덤을 보유한 게임 아트와 사운드 전문가들이 설립한 트리플 A급 개발 스튜디오”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신규 IP 확보와 장르별 클러스터 파이프 라인을 구축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엔씨는 AI 기술을 활용한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본격화하며 성과 창출에 나섰다. 엔씨는 AI 전담 자회사를 통해 국내외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수익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엔씨는 지난 3월 물적분할을 통해 사내 AI 연구 개발 조직인 ‘엔씨리서치’를 별도 법인인 ‘엔씨 AI’로 분사했다.
엔씨는 국내에서도 손에 꼽히는 AI 원천 기술 보유 기업이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기초모델연구센터(CRFM)에서 세계 AI 모델과 응용 프로그램 등의 영향력을 파악해 작성하는 ‘에코시스템 그래프’에도 등재됐다. 엔씨는 지난 2023년 자체 개발한 ‘바르코 LLM’에 이어 지난해에는 향상된 성능의 ‘바르코 LLM 2.0’을 공개했다. 바르코 2.0은 기존에 바르코가 지원하던 한국어·영어뿐 아니라 일본어와 중국어까지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신설 법인 엔씨 AI는 2011년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꾸려진 엔씨 AI 연구 조직를 모태로 설립됐다. 엔씨 리서치 본부장을 맡았던 이연수 대표가 신설 법인의 키를 쥐었다. 이 대표는 그 동안 엔씨 본사에서 ▲생산성 향상 ▲게임 운영 및 매출 증대 ▲새로운 고객경험 제공을 위해 관련 기술 연구에 매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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