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대한조선 IPO, 압도적 수익성은 '청신호'…미래 성장성은 '불확실'
- 높은 영업이익률로 경쟁사 압도
낮은 수주잔고·R/G 한도는 과제

[이코노미스트 정동진 기자]오는 8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둔 대한조선이 호실적과 시장친화적인 공모 구조로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다만 경쟁사들에 비해 부족한 수주잔고 규모와 선수금환급보증(R/G) 한도로 인해 향후 성장성에 한계를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조선은 지난 11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진행되는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하기 위한 공모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총 공모주식은 1000만주, 공모가 희망밴드는 4만2000~5만원을 제시했다. 상장 최대 시가총액은 1조9263억원, 대표 주관사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다.
대한조선이 투자자에게 제시하는 가장 큰 매력은 단연 수익성이다. 2024년 온기 대한조선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14.7%로, 같은 기간 HD현대중공업(4.9%), 한화오션(2.2%), 삼성중공업(5.1%) 등 국내 대형 조선사들을 크게 웃도는 수치를 기록했다. 비슷한 규모라고 평가받는 HJ중공업(0.4%), 케이조선(1.2%)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크다. 2025년 1분기 영업이익률 역시 22.7%로 경쟁사들과 비교해 돋보이는 수익성을 보였다.
매출 성장세도 견조하다. 대한조선의 매출액은 2022년 6936억원에서 2023년 8163억원, 지난해 1조753억원으로 늘어나며 최근 3년간 연평균 24.5%의 성장률을 보였다.
이러한 실적의 배경에는 2021년부터 이어진 신조선가 상승 사이클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전략이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신조선가 지수는 2021년 말 154포인트에서 2024년 말 189포인트까지 상승했다. 이 기간 동안 대한조선은 단가 상승을 반영한 다수의 탱커 물량을 수주하고, 건조 시간을 짧게 가져가며 경쟁사보다 빠르게 이익을 실적에 반영시킬 수 있었다.
자체적인 원가 경쟁력 강화 노력도 수익성을 뒷받침했다. 대한조선은 선체 블록, 데크 하우스 등 핵심 공정의 내재화 비중을 높여 외주비 상승 리스크를 방어하고, 도크 내 여유 공간에서 후속 선박을 미리 조립하는 '텐덤 공법' 등을 통해 생산 효율성을 끌어올렸다. 그 결과 매출원가율은 2022년 96.9%에서 2023년 93.2%, 2024년 83.2%, 2025년 1분기 75.5%까지 개선됐다.
공모 구조 역시 투자자 친화적으로 설계됐다. 상장 직후 시장에 풀리는 유통가능물량은 전체 주식의 22.02%로 초기 매도 압력(오버행)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평가다. 또한 공모 주식의 80%가 신주 발행으로 구성돼, 조달 자금 대부분이 회사 성장과 재무구조 개선에 쓰인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미래 성장 동력의 기반이 되는 사업 구조 측면에서는 시장의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향후 실적의 기반이 되는 수주잔고와 선수금환급보증(R/G) 문제가 핵심 약점으로 꼽힌다.
가장 먼저 지적되는 부분은 미래 먹거리인 수주잔고의 규모다. 2025년 1분기 말 기준 대한조선의 수주잔고는 약 2조2011억원으로, 2024년 온기 매출(1조753억원)의 2.05배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향후 몇 년 치의 일감을 확보했는지를 보여주는 비율인데, 대형 조선사인 한화오션(약 4.2배), HD현대중공업(조선 부문 약 4.5배) 등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이는 대한조선이 향후 업황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완충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수주잔고 확대의 핵심 문제는 낮은 선수금환급보증(R/G) 한도에 있다. 현재 대한조선의 R/G 한도는 약 8억 달러(약 1조1000억원)로, 지난해 매출액 1조753억원과 거의 동일한 규모다. R/G 한도는 신규 수주 시 소진되고 선박을 인도해야만 회복되기 때문에, 이 한도는 1년 간 생산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신규 수주 여력을 제한한다. 때문에 대한조선의 비교적 낮은 R/G한도는 회사의 추가적인 외형 성장을 가로막는 한계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는 대한조선만의 문제는 아니다. 통상적으로 중소형 조선사들은 대형 조선사들에 비해 R/G 한도가 낮아 수주 경쟁에서 구조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놓여 있다.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재무구조 개선과 금융권의 지원을 통해 R/G 한도를 늘려야 하지만, 이는 대한조선을 포함한 대부분의 중소형사들에게 단기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한조선 관계자는 “최근 미국 관세와 전쟁 등으로 인해 선주들이 관망세로 전환하면서 발주가 줄어들고 있어 현재 수주 잔고 수준이 다소 낮게 보이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LNG 벙커링선을 추가로 제작하거나, 작업의 효율성을 높여 연 건조량을 늘리는 등의 방식을 통해 매출을 신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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