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한국의 20·30세대가 테슬라에 푹 빠졌다. 테슬라는 올해 11월까지 누적 기준 수입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하며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20·30세대 남녀 모두에서 테슬라는 2위 BMW와 상당한 격차를 벌린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 12월 판매 실적이 반영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올해 수입차 판매 1위가 테슬라로 사실상 확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델 Y·모델 3 유독 '인기'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11월까지 20·30세대 기준 테슬라의 총 판매대수는 2만1757대로 집계됐다. 2위인 BMW는 총 1만3666대가 판매됐고, 뒤이어 메르세데스 벤츠가 총 6983대를 판매하며 3위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30세대 남성은 지금까지 총 1만6000대의 테슬라를 구매했다. 이 중 모델Y가 1만574대를 기록하며 압도적 1위를 기록했고, 뒤이어 모델Y 롱레인지 모델이 2580대로 집계됐다. 3위는 모델3로 총 2209대가 판매됐다. 한국 시장에 야심 차게 등장했던 사이버트럭 사이버비스트 트림은 단 1대가 판매됐다.

20·30세대 여성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이들이 주로 선택한 차량은 모델Y로 총 3888대가 판매됐다. 뒤이어 모델3가 1083대로 집계됐다. 모델 Y 롱레인지 모델은 620대로 3위를 차지했다. 사이버트럭 사이버비스트 트림의 판매는 0대다.

모델Y는 테슬라의 대표 패밀리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국내 판매 모델 기준으로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트림에 따라 약 400㎞ 안팎(RWD·후륜구동)에서 500㎞ 수준(롱레인지 AWD·사륜구동)까지 올라간다.

듀얼 모터 사륜구동 채택한 롱레인지 모델의 경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초대 후반에 도달하는 가속 성능을 갖췄다. 5인승 구조와 2열 폴딩 시 2000L가 웃도는 적재 공간도 장점 중 하나다. 출퇴근용뿐만 아니라 레저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20·30세대의 복합 수요를 동시에 공략한 차량으로 통한다.

모델3는 엔트리 라인업이다. RWD 기준 복합 주행 가능 거리는 300㎞대 중후반이다. 롱레인지 AWD는 500㎞ 안팎의 수준이다. 

모델 3는 모델 Y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 진입 장벽이 낮다. 국내 판매가 기준 모델 Y는 트림에 따라 5300만~6300만원대, 모델 3는 5200만~6000만원대에서 형성돼 있다. 여기에 전기차 보조금과 유지비 절감 효과까지 고려하면, 20·30세대에게 모델 3는 사실상 '입문용 테슬라' 또는 '첫 전기차'로 통한다.

젊은 층에 사랑받는 이유는 

업계 전문가들은 '테슬라 열풍'을 일종의 '팬덤(열성팬) 문화'라고 평가한다. 20·30세대의 경우 테슬라의 차량을 보고 사는 것이 아닌, 테슬라 그 자체의 브랜드를 보고 산다는 것이다. 즉 기존의 차량 구매에 해당하는 문법이 아닌 전혀 다른 구매 양상을 보인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테슬라는 전형적인 얼리어답터용 브랜드”라며 “젊은 층은 차 자체를 산다기보다 브랜드를 소비한다는 점에서 아이폰을 구매하는 소비 패턴과 매우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테슬라는 기존 완성차 업체와 비교하면 승차감·조종 안정성·소음·진동 면에서 모두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그런데도 인기를 끄는 것은 마케팅 전략과 브랜드 포지셔닝 측면에서 성공한 사례”라고 덧붙였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문제가 많은 테슬라인데도 20·30세대에겐 차가 아닌 휴대전화 거의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그는 "▲각종 리콜 ▲안전 논란 ▲배터리 문제 ▲일부 사망 사고 이력까지 감안하면 전통적 기준으로는 '위험 신호'가 많은 차종"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상하이 공장 생산 물량이 들어오고 보조금과 각종 금융 혜택을 더할 경우 체감 가격이 낮아지면서 젊은 층이 ‘불나방처럼’ 몰려들고 있다"며 "중장년층은 문제가 불거진 차종은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20·30세대는 일단 먼저 경험해 보려는 성향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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