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교육·심리 데이터 기반 스타트업 글로랑(Glorang)이 자사의 정체성을 ‘AI 진단 인프라(AI Diagnostic Infrastructure) 기업’로 재정의하고, 교육을 넘어 인간 성장과 의사결정 전반을 지원하는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글로랑은 최근 내부적으로 이러한 비전 확장을 확정하고, 향후 사업 방향과 기술 로드맵을 진단 중심 구조로 전면 재정렬했다고 밝혔다.

글로랑은 이번 비전 확장의 배경으로 교육, 상담, 진로, 인재 관리 등 사람과 관련된 주요 영역에서 여전히 많은 의사결정이 경험이나 직관에 의존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학습 격차, 진로 선택, 상담 개입, 인재 배치 등은 한 번의 판단이 장기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진단 인프라는 충분히 구축돼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교육 콘텐츠와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그 이전 단계에서 ‘이 사람에게 무엇이 맞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과 시스템은 여전히 공백 상태라고 보고 있다.

글로랑 관계자는 “문제는 교육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교육과 성장 이전에 필요한 진단 인프라가 없다는 데 있다”며 “사람에 대한 중요한 결정이 내려지는 지점에 객관적인 기준을 제공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글로랑이 정의한 AI 진단 인프라는 사람의 상태를 측정하고, 그 결과를 실제 의사결정과 행동으로 연결하는 기반 시스템이다. 회사가 구축 중인 구조는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우선 AI 진단 엔진(AI Diagnostic Engine)을 통해 문해력, 수리력, 논리력, 창의력뿐 아니라 성향, 정서, 진로,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이 엔진은 한국가이던스, 휴노스쿨 등 글로랑이 보유한 기존 진단 데이터 자산을 기반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이후 AI 상담·처방 운영체제(AI Counseling/Prescription OS)가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개인별 학습·진로·성장 경로를 자동으로 설계하고, 상담과 코칭을 통해 실행을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이 구조 위에서 실제 변화가 일어나는 애플리케이션 레이어가 작동하며, 현재는 K-12, 청소년, 부모 영역에서 라이브 성장 애플리케이션 ‘꾸그(GGUGE)’가 운영되고 있다. 꾸그는 현재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지에서의 현지 매출이 빠르게 성장중이다. 글로랑은 이 과정을 진단, 처방, 실행, 재진단으로 이어지는 반복 구조로 연결해 성장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랑은 이번 비전 확장을 통해 스스로를 기존의 에듀테크 기업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교육은 글로랑이 활용하는 하나의 실행 수단일 뿐, 회사의 핵심은 사람에 대한 판단과 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기준과 시스템을 제공하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학교 현장에서는 진단 없는 커리큘럼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고, 상담·정신건강 영역에서는 진단 없이는 개입 자체가 어려워졌으며, 기업 HR에서도 평가와 진단이 없는 인사 결정이 점차 리스크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시장 변화의 근거로 들었다.

 

글로랑은 자사의 경쟁력으로 단기간에 구축하기 어려운 시간 기반 데이터 자산을 강조했다. 20년 이상 축적된 진단 데이터와 연간 200만 건 이상의 검사 기록, 라이브 환경에서 수집되는 행동 데이터, 상담과 관찰을 통해 축적된 성장 이력 등이 AI 모델의 정확도를 높이는 핵심 자산이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데이터는 반복 진단과 재처방 구조를 통해 지속적으로 누적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대체 비용이 커지는 구조를 만든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글로랑은 향후 국가, 학교, 기업, 가정이 사람에 대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참고할 수 있는 AI 기반 진단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장기 비전으로 제시했다. 교육을 잘하는 회사를 넘어, 사람의 잠재력과 성장을 이해하기 위한 기준을 제공하는 인프라 기업으로 자리 잡겠다는 구상이다. 회사 측은 AI 진단 인프라가 교육을 넘어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는 차세대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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