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레버리지 급증에 증권사 '브레이크'…신용거래 조인다
- 신용융자 38조원 돌파…6개월 새 45% 급증
증거금률 상향·신규거래 제한 속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신용공여 기준을 잇달아 강화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SK스퀘어와 한미반도체 등 23개 종목의 신용융자 등급을 기존 A등급에서 B등급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해당 종목의 증거금률도 기존 20%에서 30%로 상향됐다.
메리츠증권은 한화, 삼성물산, 두산퓨얼셀 우선주와 일부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의 증거금률을 100%로 높여 신규 신용거래와 만기 연장을 제한했다. KB증권 역시 신용잔고가 5억원 이상인 고객을 대상으로 신규 신용매수를 일시 제한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증권사들이 신용공여 관리에 나선 것은 신용융자 규모가 빠르게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신용공여 규모는 38조5312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1월 2일) 26조5824억원보다 11조9488억원(45.0%) 증가한 규모다.
신용공여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주식 매입 자금을 빌려 투자하는 거래다. 적은 자기자본으로 투자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주가가 하락하면 손실도 그만큼 커진다. 특히 담보유지비율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질 경우 추가 담보를 납입하지 않으면 보유 주식이 강제로 처분되는 반대매매가 발생한다.
증권업계는 최근처럼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반대매매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경우 시장 하락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신용공여 기준을 선제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증권사들의 리스크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금융감독원은 전 금융투자협회 및 주요 증권사 최고위기관리책임자(CRO)들과 '리스크관리 강화 및 투자자 보호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금감원은 증권사들이 형식적인 신용공여 한도 운영에서 벗어나 시장 상황과 투자자 보호 필요성을 반영한 탄력적이고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체계를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수금 규모 역시 증가하고 있는 만큼 투자자가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미수거래가 발생하거나 이를 사실상 유도하는 영업관행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주가·금리·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을 고려해 단기조달 규모와 만기구조를 점검하고 비상자금조달계획을 재검토하는 한편, 금리 상승에 대비한 헤지수단 확보와 국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사업장 조기 상각 등을 통해 손실흡수 능력을 확충할 것을 주문했다. 외화 자산·부채 가치 변동과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 확대 가능성에 대비한 외화 유동성 관리도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용융자 등 레버리지 투자와 반대매매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며 "신용융자·미수거래 관련 증권사의 리스크관리와 투자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적시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관리 강화가 단기적으로는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투자를 억제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증시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신용융자 잔고와 반대매매 규모가 향후 시장의 주요 수급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용거래는 상승장에서는 투자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에서는 손실 확대와 반대매매 위험도 함께 커진다"며 "최근 증권사들이 증거금률을 높이거나 신용공여 대상을 축소하는 것은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 차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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