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사 품은 임종룡 2기 시험대]②
CET1 13.77%로 개선…비은행 투자에도 자본 여력 확보
신종자본증권 4000억 발행…증권가 “주주환원율 40~45%”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종합금융그룹 전환에 맞춰 자본 체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험·증권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면서도 보통주자본(CET1)비율을 13% 후반까지 끌어올린 데 이어 신종자본증권 발행 규모도 4000억원으로 확대하며 추가적인 자본 완충력을 확보했다. 비은행 성장과 주주환원을 병행할 기반을 갖춘 만큼 앞으로는 확보한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익으로 연결하느냐가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과제로 꼽힌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올해 상반기 말 CET1비율은 13.77%로 지난해 말 12.89%보다 0.88%포인트 상승했다. 임종룡 회장이 취임한 2023년 당시 11%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자본 체력이 크게 개선됐다.
CET1비율은 금융회사가 예상치 못한 손실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다. 비율이 높을수록 경기 악화나 부실 확대에 대응할 여력이 커지는 것은 물론 자회사 투자와 인수·합병(M&A),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자본 활용의 선택지도 넓어진다.
증권가에서도 자본력 개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KB증권은 환율 영향으로 CET1비율에 4bp(1bp=0.01%포인트)의 부정적인 효과가 발생했음에도 전 분기보다 11bp 개선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강승건 KB증권 금융 애널리스트는 “은행 대출 성장과 증권 자회사 증자 등 비은행 자회사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자본 여력도 충분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비은행 확대에 커진 자본 수요…신종자본증권 ‘완충’
자본 관리의 중요성이 커진 배경에는 빠르게 확대된 비은행 사업이 있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에 약 1조5000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우리투자증권에도 1조원을 증자했다. 은행 중심이던 사업구조를 보험과 증권으로 넓히면서 지주 차원의 자본 수요도 함께 커진 셈이다.
늘어난 자본 수요에 대응해 8월 신종자본증권 발행 규모도 당초 27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확대했다. 8월 6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최대 증액 한도까지 늘렸으며 발행금리는 연 4.79%로 확정됐다. 조달금 가운데 2000억원은 기존 신종자본증권 상환에, 나머지 20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
신종자본증권은 금융회사 자본규제상 기타기본자본(Additional Tier1)으로 인정돼 기본자본비율과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을 높이는 데 활용된다. 다만 보통주와 이익잉여금 등을 중심으로 산정하는 CET1비율에는 직접 반영되지 않는다.
우리금융은 이익 축적과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를 통해 CET1비율을 높이는 한편,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비은행 확대에 따른 자본 부담과 예상치 못한 손실에 대비할 완충력을 보강하고 있다.
자회사 출자 부담을 보여주는 이중레버리지비율도 관리 대상이다. 우리금융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보험 계열사 편입 영향으로 지난해 말 106.9%까지 상승했다. 동종 은행지주 평균(114.5%)보다 낮고 금융당국 권고 수준인 130%에도 여유가 있지만, 비은행 계열사에 대한 자본 투입이 이어지는 만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지표다.
주주환원도 확대…관건은 ‘자본 효율성’
높아진 자본 여력은 주주환원 확대에도 힘을 싣고 있다. 우리금융은 하반기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해 소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총 3500억원으로 그룹 출범 이후 최대가 된다. 2분기 배당금도 전 분기와 같은 주당 220원으로 결정했다.
우리금융은 밸류업 계획을 통해 CET1비율에 따라 총주주환원율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CET1비율이 13%를 웃돌 경우 중장기적으로 총주주환원율을 50% 수준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다. 최근 CET1이 13% 후반까지 올라오면서 시장의 관심도 자본비율 자체보다 확보한 자본을 어디에 배분할지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증권가도 추가적인 주주환원 여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iM증권은 배당 확대와 하반기 자사주 매입·소각을 고려하면 올해 총주주환원율이 40%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KB증권은 올해 총주주환원율을 45%로 예상했다. 자사주 매입·소각 3500억원과 약 1조1300억원의 배당을 전제로 한 전망이다.
설용진 iM증권 연구원은 “자산 재평가를 통해 확보된 자본 여력과 적극적인 비용 관리로 과거 약점으로 지적됐던 주주환원과 비용 효율성이 개선되고 있다”며 “하반기 운영리스크 관련 제도 개선 효과까지 반영될 경우 주주환원 확대에도 큰 제약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높아진 자본력이 곧바로 수익성 개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KB증권은 보험과 증권 자회사의 실적 개선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더디다는 점을 반영해 우리금융의 2026년과 2027년 연간 이익 전망치를 각각 0.4%, 3.3% 낮췄다. 비은행 계열사에 투입한 자본이 실제 이익으로 이어지는 속도가 향후 수익성 개선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iM증권 역시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약 1조원의 증자와 동양생명 완전자회사화를 자본 배분 효율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비은행 이익 기여도는 개선 과제로 꼽았다.
설 연구원은 “상위사가 증권 자회사 등을 바탕으로 대규모 수수료이익을 확보하면서 이익 격차가 벌어진 만큼 적극적인 비은행 강화를 통한 수익성 제고가 요구된다”고 짚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자본 여력이 개선되면서 비은행 성장 투자와 주주환원을 동시에 추진할 기반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는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보험·증권에 투입한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익으로 연결하느냐가 임종룡 2기 자본 전략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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