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전 세계인 축제 된 KCON…이재현 CJ 회장의 ‘큰 그림’ [가봤어요]
- 이재현 회장, 이미경 부회장·이경후 실장과 KCON 참관
K-팝 관객 열기 뜨거워…누적 현장 관객 수 235만명
[로스앤젤레스(LA·미국)=이코노미스트 강예슬 기자] 지난 15일(현지 시각) 오후 8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선 CJ ENM의 글로벌 페스티벌 ‘KCON LA 2026’의 본공연이 시작됐다.
칠흑 같은 어둠 속 하얀 깃털을 든 무용수가 독무를 춘 뒤 군무가 이어졌다. 무용수들이 사라지자 흰 가면을 쓴 한 남성이 등장했다. 중앙 무대 위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화면에 얼굴이 클로즈업되자 남자가 가면을 벗었다.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투바투)의 멤버 연준이 얼굴을 드러내자 고막을 찢을 듯한 함성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연준의 오프닝 무대가 끝난 뒤 그룹 ▲이즈나(izna) ▲피원하모니(P1Harmony) ▲아일릿(ILLIT) ▲제로베이스원 등 출연진이 화면에 나타날 때마다 관객들은 열광적으로 환호했다.
한 남성 관객은 새로운 가수가 등장할 때마다 몸을 들썩이며 감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객석에서는 형형색색의 응원봉이 쉴 새 없이 흔들렸다. 전날 무대에 섰던 NCT 127의 응원봉을 든 관객도 눈에 띄었다.
한국어 떼창하고 춤추고…30년 전 비전 실현
KCON LA 2026은 전 세계인이 K-팝으로 하나 된 축제의 현장이었다. 대다수의 관객이 외국인이었지만 한국어 가사를 무리 없이 따라 부르며 함께 춤추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KCON LA 2026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LA 컨벤션센터와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렸다. 지난 2012년 미국 어바인에서 시작한 KCON은 ▲한국 ▲일본 ▲프랑스 ▲아랍에미리트 ▲멕시코 ▲호주 ▲태국 ▲사우디아라비아 ▲홍콩 ▲독일 등 14년 동안 전 세계 약 14개 지역에서 개최됐다. 지금까지 오프라인 현장 관객 수는 누적 235만명에 달한다.
CJ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만명 규모였던 KCON LA는 현재 매년 10만명 이상이 모이는 대형 문화 페스티벌로 성장했다.
KCON은 K-팝뿐 아니라 K-푸드와 K-뷰티 등 한국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행사다.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팬덤의 생애가치(LTV)를 극대화하는 글로벌 복합 문화 플랫폼으로 평가받는다.
이날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KCON LA 2026 참관을 위해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과 함께 크립토닷컴 아레나를 찾았다.
KCON 현장에서 이 회장은 관객이 아일릿의 ‘Not cute anymore’을 떼창하는 모습을 감상했다. 무대에 오른 CJ ENM의 기획사 웨이크원 소속 아이돌 ‘이즈나’와 ‘제로베이스원’을 보면서는 문화 사업에 투자해 온 지난 30년의 여정을 돌아보며 남다른 감회에 젖은 듯했다.
▲K-팝도 ▲K-푸드 ▲K-뷰티 등이 세상에 없던 단어였던 30여 년 전 이 회장은 ‘문화가 미래(산업)’라는 신념으로 모두 ‘무모한 도박’이라며 말리는 문화 산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전 세계인이 매년 2~3편의 한국 영화를 보고, 매달 1~2번 한국 음식을 먹고, 매주 1~2편의 한국 드라마를 보고, 매일 1~2곡의 한국 음악을 들으며 한국 문화를 즐기게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K-푸드·콘텐츠·뷰티, 美 ‘일상’으로 만들 것”
1995년 드림웍스에 투자하며 문화 사업을 시작한 CJ그룹은 지난 2012년 K-컬처를 한자리에 모아 소개하며 즐기는 무대인 ‘KCON’을 만들었다. K-팝에서 시작된 K-컬처에 대한 관심을 음식·콘텐츠·뷰티로 잇는 KCON은 이 회장의 비전을 현실로 옮기는 실험장으로 평가받는다.
14주년을 맞은 KCON LA 2026은 ▲영화 ▲음식 ▲드라마 ▲음악 ▲뷰티 등이 한자리에 모인 현장으로 이 회장의 30년 전 비전을 실현한 공간이 됐다.
지난 5월 미국 주요 사업장을 점검한 이 회장이 3개월 만에 다시 태평양을 건넌 이유다. 그는 KCON LA 2026 현장을 둘러보며 오래 전 구상했던 K-웨이브와 K-라이프스타일의 확산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직접 확인했다.
전날인 지난 14일 이 회장은 올리브영 페스타에 방문해 타포린 백을 들고 올리브영의 피부 진단 서비스 ‘스킨 스캔’을 체험하기 위해 줄 선 미국 잘파 세대를 살펴봤다. 비비고 부스에서는 미국에서 최근 출시된 비비고 김치 누들을 직접 맛보며 “킥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CJ ENM의 글로벌 K-팝 콘텐츠 플랫폼 엠넷플러스 부스에서는 “미국 K-팝 팬은 무조건 엠넷플러스를 사용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독려했다. 중소기업 중심 부스인 ‘K-Collection’ 존에 한참 머무르며 중소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CJ에 따르면 대표적인 한류 연구자로 알려진 샘 리처드 펜실베니아 주립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CJ 최고경영자(CEO) 강연에서 “CJ는 엔터테인먼트·푸드·뷰티 등 문화의 다양한 영역에 걸쳐 사업을 펼치고 있다”며 “전 세계에서 이런 회사는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리처드 교수는 “사업을 하며 문화를 창조하고, K-컬처를 전 세계에 알린 회사는 CJ가 유일무이하다”고 언급했다.
CJ는 “이 회장이 그리는 다음 30년의 밑그림은 KCON이라는 축제의 ‘경험’에 그치지 않고, ▲K-푸드 ▲K-뷰티 ▲K-콘텐츠가 미국 소비자의 ‘일상’으로 자리 잡도록 확산을 가속화하는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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