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중개·결제·광고비 합계 15% 상한 법안 논의…2만원 주문 배달비 3300원이면 이미 16.5% -노조 “라이더 소득 감소 우려”·소비자연맹 “가격 통제보다 비용 전가 막는 공정한 원칙 필요”
[연합뉴스TV 제공]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규제 대상에 라이더 배달비까지 포함하는 방안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소상공인의 플랫폼 비용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획일적인 상한이 라이더 소득 감소나 소비자 비용 증가 등 다른 형태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참여입법센터에 공개된 ‘배달플랫폼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에는 배달플랫폼사업자가 입점업체에 부과하는 배달비와 중개수수료, 결제수수료, 광고비 등의 합계가 해당 주문 매출액의 15%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쟁점은 배달비를 중개수수료 등과 같은 기준으로 묶을 수 있느냐다.
중개수수료와 광고비 등이 플랫폼 이용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이라면 배달비는 실제 배송을 수행하는 라이더의 노동 대가와 연결돼 있다. 배달비를 포함한 전체 비용에 일률적인 비율 상한을 적용할 경우 플랫폼이 규제 기준을 맞추기 위해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배달료를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2만원짜리 주문에서 배달비가 3300원이라면 배달비만 주문액의 16.5%에 해당한다. 이미 법안에서 제시된 15%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배달비를 3400원, 결제수수료를 600원, 부가세를 400원으로 가정하면 중개수수료가 0원이어도 총비용은 4400원으로 주문금액의 22%가 된다. 중개수수료를 낮추는 것만으로는 총수수료 상한을 맞추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배달비는 주문금액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도 변수다. 같은 3㎞를 이동하더라도 음식 주문금액과 관계없이 이동 거리와 시간, 날씨, 음식점 대기시간, 지역별 라이더 수급 상황 등에 따라 배달에 필요한 비용이 결정된다.
이에 따라 주문금액을 기준으로 일정 비율의 상한을 적용하면 객단가가 낮은 주문일수록 배달비 비중이 높아지는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배달플랫폼노조도 배달비를 총수수료 상한에 포함하는 방안에 우려를 나타냈다. 노조는 라이더에게 배달비 단가는 사실상 소득과 직결되는 만큼 소상공인에게 부과되는 수수료를 낮추는 과정에서 그 부담이 라이더 배달료로 이전되지 않도록 별도의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배달비 하한과 플랫폼 노동자 최저보수제 등 라이더의 최소 소득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와의 관계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비자 측에서는 수수료율 자체보다 비용이 어떤 방식으로 분담되고 다른 시장 참여자에게 전가되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지난 9월 17일 성명을 통해 배달플랫폼 규제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정부가 직접 배달비 가격을 정하는 방식보다 시장의 공정한 원칙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비자연맹은 배달비가 소비자와 입점업체 등에게 어떻게 분담되는지 쉽게 확인하고 비교할 수 있도록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플랫폼이 시장지배력을 활용해 입점업체에 비용을 일방적으로 전가하거나, 반대로 입점업체 부담을 낮추는 과정에서 음식값이나 소비자 배달비 인상, 할인 축소 등의 방식으로 비용이 소비자에게 이전되는 상황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달서비스를 이용해 편익을 얻는 소비자와 입점업체, 플랫폼, 배달종사자가 각각의 역할과 서비스 이용 정도에 맞춰 비용을 합리적으로 분담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정책 효과를 평가하는 기준 역시 단순한 중개수수료율 인하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수수료가 낮아진 뒤 음식 가격이나 소비자 부담 배달비가 오르고 할인 혜택이 줄어든다면 실제 소비자가 체감하는 부담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소비자단체는 음식가격과 소비자 배달비, 할인 혜택 등을 모두 반영한 ‘실질적인 총부담’을 기준으로 정책 효과를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전문가들도 배달 중개와 결제, 광고, 실제 배송은 비용 발생 구조가 다른 만큼 이를 하나의 비율로 규제할 경우 각 서비스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배달앱 시장은 음식점주와 소비자, 플랫폼, 라이더가 하나의 서비스 구조 안에 연결돼 있다.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줄이는 과정에서 비용이 소비자 가격이나 라이더 소득으로 이전되지 않도록 제도를 설계하는 것이 수수료 상한제 논의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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