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 부족, 김동선의 한화M&S]②
한화 편입 후 과거 추진 사업 전면 재검토
인수 완료 1년여…창업주 브랜드 일부 잔존
인수·합병(M&A) 완료 1년여 만에 사업 확장과 정리가 맞물리면서 아워홈에 ‘김동선 색채’가 짙어지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범LG가(家)의 흔적도 상당 부분 지워졌다. 다만 선대 회장의 성을 딴 외식 브랜드 등은 여전히 남아 있어, 옛 오너가의 색채가 어디까지 유지될지도 관심사다.
김동선 색채 입히는 아워홈
아워홈의 모태는 LG유통(현 GS리테일) 식품 사업 부문이다. 회사는 1984년 식자재 공급 사업을 시작했으며, 1987년에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사원식당을 운영하며 급식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그로부터 13년 뒤인 2000년 창업주인 고(故) 구자학 선대회장은 LG유통에서 식품 사업 부문을 분리해 아워홈을 설립했다.
현재는 한화그룹에서 인적분할된 한화M&S의 라이프 사업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아워홈이 범LG가의 품에서 벗어난 것은 지난해다. 그해 5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아워홈 지분 인수를 완료했다.
아워홈 M&A를 주도한 것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 미래비전총괄을 맡은 김동선 당시 부사장이다. 그는 사전 준비와 현장 실사 등 약 7개월의 시간을 들여 아워홈을 품는 데 성공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58.62%에 달하는 아워홈 지분을 취득하기 위해 쓴 비용은 총 8695억원이다.
한화그룹의 품에 안긴 아워홈에서는 체질 개선 작업이 한창 이뤄지고 있다. 기존 식자재 유통 및 단체 급식 사업 역량 강화는 물론이고 그동안 부족했던 외식 사업까지 포트폴리오를 다방면으로 확대하고 있다.
먼저 아워홈은 지난해 말 자회사 고메드갤러리아를 통해 신세계푸드의 급식 사업 부문을 1200억원에 품었다. 회사의 단체 급식 역량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이를 발판으로 단체 급식 업계 1위 삼성웰스토리를 뒤쫓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양사의 매출 격차는 약 3000억원이다.
올해는 외식 사업 역량 강화에도 힘주고 있다. 기업 간 거래(B2B)를 넘어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사업도 경쟁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아워홈이 한화그룹에 편입된 이후 처음 선보인 외식 브랜드는 가성비 뷔페를 표방하는 테이크다. 지난 5월 서울 종각역 인근에 문을 연 테이크 1호점은 업계 1위인 이랜드이츠의 애슐리퀸즈와 직접 경쟁하며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회사에 따르면 테이크 누적 방문객 수는 운영 시작 4개월 만에 10만명을 넘어섰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아워홈은 이달 서울 잠실에 테이크 2호점을 열었다. 연내 서울 미아사거리와 동대문 지역에 3·4호점도 오픈할 계획이다.
옛 주인 흔적 지우기도
아워홈의 체질 개선 작업에는 신규 사업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는 옛 주인이 추진하던 사업의 재검토도 포함돼 있다. 이는 범LG가 흔적 지우기로 읽힌다.
아워홈이 가정간편식 브랜드 구씨(氏)반가 상표 출원을 지난 2월 포기하고, 관련 제품을 없앤 것이 이를 방증한다. 해당 브랜드는 전통 한식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남 진주 구씨 가문의 음식 문화를 표방하며 프리미엄 간편식을 취급해 왔다.
2021년부터 2024년 6월까지 아워홈 대표이사를 지낸 구지은 전 부회장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하던 사업들도 자취를 감췄다. 아워홈은 구지은 전 부회장이 2024년 3월 미래 식품 산업 관련 유망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을 위해 투자 전문 액셀러레이터(AC) 씨엔티테크와 결성한 푸드테크 투자조합 제1호를 지난 6월 해산했다.
충청남도 계룡시에 지으려고 했던 계룡2공장 계획도 사실상 백지화됐다. 아워홈이 관련 부지 4곳의 매각을 추진하면서다. 관련 작업은 인수 희망자가 나타나면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계룡시에 따르면 지난 8월 진행된 아워홈 산업시설용지 처분 공고에 총 2개 기업이 입찰해 최종 선정됐다.
아직 잔금 납부 또는 소유권 이전 등의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등기부등본상에는 여전히 아워홈이 4개 부지를 모두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기재돼 있다. 아워홈 관계자는 “현재 부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만 했다.
한화그룹 편입 이후 아워홈의 범LG가 흔적 지우기가 지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곳곳에는 범LG가의 색채가 남아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K-분식의 해외 진출을 목표로 선대회장의 성을 따서 만든 외식 브랜드 구씨네다. 구씨네 1호점은 2024년 3월 서울 여의도 IFC몰에 위치한 푸드코트 컬리너리스퀘어 바이 아워홈 입구에 자리를 잡았다.
구씨네는 론칭 이후 아워홈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면서 추가적인 점포 확장이 이뤄지지 못했다. 뒤이어 M&A가 진행되면서 현재 1호점만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여의도 주요 상권에 입점해 국내외 소비자의 수요가 꾸준히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워홈 측은 당장 구씨네를 없앨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합병 등을 통해 기업의 주인이 변경되면 일반적으로 기존 색채를 빼는 작업이 진행되기 마련”이라며 “구씨네라는 브랜드도 같은 맥락에서 특정 시점이 되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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