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국민연금마저 '182조 증발'…삼전닉스 폭락에 100일 만에 수익 반납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했다고 공시한 상장사 287곳의 주식 평가액은 지난 15일 기준 333조533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말 515조9293억원에서 약 석 달 반 만에 182조3963억원(35.3%) 감소한 수치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평가액이 분기 기준 감소한 것은 2024년 4분기 이후 7분기 만이다. 감소 폭도 사상 최대 수준으로, 지난 4월 1일부터 7월 6일까지 기록한 189조원의 평가이익이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평가액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반도체 대형주 폭락이었다. SK하이닉스에서 74조2261억원, 삼성전자에서 56조8710억원이 줄었다. 두 종목의 평가액 감소분은 총 131조971억원으로 전체의 71.8%에 달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주가는 265만원에서 126만2000원으로 반 토막 났고, 삼성전자도 33만4000원에서 21만원으로 하락했다. 지난 15일 코스피는 하루에만 7.57% 급락한 5554.22에 거래를 마쳤다.
다른 대형주도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전체 287개 종목 중 176개 종목의 평가액이 감소했다. SK스퀘어에서 10조8698억원, 삼성전기에서 7조5914억원이 줄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주가 상승과 지분 확대에 힘입어 9041억원의 평가이익을 기록했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이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증시가 급락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14.9%에서 20.8%로 상향했지만, 실제 비중은 6월 말 29.1%까지 치솟았다.
특히 보유 국내 주식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3월 말 40.4%에서 7월 6일 55.7%로 확대됐다.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주가 하락의 충격도 커진 것이다. 다만 이번 평가액 감소는 주식을 매도해 확정된 손실이 아닌 장부상 손실이다.
국민연금은 보유 종목도 조정했다. 6월 말부터 10월 15일까지 지분을 늘린 종목은 84개, 줄인 종목은 82개였다. GS건설 지분율은 7.82%에서 12.88%로 확대된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0.27%에서 6.56%로 축소됐다.
코스닥 종목에 대해서는 매도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지분을 늘린 84개 종목 중 코스닥 기업은 7곳에 그쳤지만, 지분을 줄인 82개 종목 중에서는 21곳이 코스닥 기업이었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이 오는 12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다시 조정할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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