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의 마이데이터]②
외부 GA로 넘기던 상담·계약, 자회사 통해 연결
상반기 적자 확대 속 IPO 시험대…데이터 플랫폼 가치 입증 과제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단순 자산조회 서비스의 수익모델을 찾지 못해 잇따라 떠나는 가운데, ‘마이데이터 1호’ 뱅크샐러드는 보험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금융자산·소비 정보에 건강 데이터까지 결합해 고객의 보험 보장을 진단하고, 비교·상담과 계약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데이터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의 금융 의사결정과 실제 행동으로 이어져야 수익도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외부 연결하던 보험 상담·계약, 자회사로
뱅크샐러드는 지난해 7월 법인보험대리점(GA) 자회사 뱅크샐러드금융서비스를 설립했고,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보험 분석과 비교·추천을 넘어 상담과 계약까지 연결할 수 있는 조직을 갖춘 셈이다. GA는 특정 보험사에 소속되지 않고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분석해 보험계약을 모집·판매하는 독립 보험판매 조직이다. 계약이 체결되면 보험사로부터 모집 수수료를 받는다.
뱅크샐러드는 그동안 앱에서 금융·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보험 가입 내역과 보장 공백을 분석해 왔다. 그러나 보험 진단 뒤 추가 비교나 상담을 원하는 고객은 외부 GA로 연결해야 했다. 대출·카드와 달리 플랫폼이 보험 계약을 직접 중개하기 어려운 규제상 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GA 자회사 설립은 이처럼 끊겼던 보험 경험을 잇기 위한 선택이다. 고객이 보험 진단을 받은 뒤에도 플랫폼과 연결된 조직에서 상품 비교, 상담, 계약까지 이어가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GA 설립은 단순히 수익을 내기 위한 결정이라기보다 보험 진단을 받은 고객이 비교·상담과 계약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경험을 완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사업을 시작해 운영 모델과 성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가 낳은 매출, 보험이 키울까
뱅크샐러드의 마이데이터는 별도의 이용료를 받는 서비스라기보다 대출·카드·보험 등 모든 금융 플랫폼 서비스의 기반이다. 고객의 자산과 부채, 소비·건강 정보를 분석해 필요한 금융상품을 제안하고 실제 중개나 계약으로 이어졌을 때 수수료 매출을 얻는 구조다.
보험은 그중에서도 데이터 활용도가 높은 분야다. 고객이 이미 가입한 보험과 보장 내용을 분석해 부족하거나 중복된 부분을 보여주고, 건강 데이터까지 결합해 맞춤형 보장을 제시할 수 있어서다. 뱅크샐러드가 보험을 단순 상품 판매가 아니라 데이터 기반 금융 문제 해결의 영역으로 강조하는 이유다.
뱅크샐러드는 2025년 2분기 순이익 1억2000만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는 이에 앞서 2024년 11월 월간 손익분기점(BEP)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보험 진단을 비롯한 기존 금융 플랫폼 서비스 성장에 따른 성과로, 올해 하반기 본격화한 GA 사업의 실적과는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다만 이 같은 개선 흐름이 안정적인 흑자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난해 연결 매출은 260억원으로 전년보다 76.5% 늘었고, 영업손실은 147억원에서 78억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13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3% 증가하는 데 그쳤고, 영업손실은 49억원으로 전년 동기 23억원보다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대출·카드·보험을 포함한 금융 플랫폼 서비스 매출은 10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8.3%를 차지했다. 보험 사업이 외형 성장을 뒷받침할 여지는 커졌지만, 이제 막 본격 가동한 GA가 실제 손익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보험 판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점도 과제다. 대형 GA와 기존 보험 플랫폼이 이미 고객 접점과 설계사 조직을 확보한 상황에서, 뱅크샐러드가 차별화를 입증하려면 데이터 기반 추천이 실제 계약 전환율과 계약 유지율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 고객이 불필요한 보험료를 줄이거나 보장 공백을 해소했다는 경험이 쌓여야 플랫폼에 대한 신뢰를 얻을 수 있다.
IPO 앞두고 ‘판매채널’ 아닌 플랫폼 증명해야
최근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뱅크샐러드에는 보험 사업의 성과가 더 중요해졌다. 보험 수수료 매출 확대는 긍정적이지만, 시장이 회사를 단순 보험 판매 채널로 평가한다면 데이터·인공지능(AI)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는 쉽지 않다.
보험 사업은 뱅크샐러드가 축적한 데이터가 실제 상담과 계약, 이후 보장 관리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줄 시험대다. 금융·건강 데이터를 활용한 진단이 고객 편익과 수익성을 함께 높이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보험 사업을 확장한 뱅크샐러드의 수익화 전략은 시작 단계다. GA가 데이터 기반 보험 경험을 완성하는 연결고리가 될지, 조직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을 키울지는 향후 실적으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뱅크샐러드는 축적된 금융·건강 데이터 해자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기술력을 고도화하고, 이를 고객의 실질적인 금융 혜택으로 연결해왔다”며 “앞으로 금융의 의사결정과 실행을 혁신하는 AI 에이전트 서비스로 발전하고 AI 운영체계(OS) 기반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이며, 상장 절차도 성실히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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