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당국도 ‘대출 규제 강화설’엔 선 그었지만…완화 기대도 낮아져
- 가계부채 위험 강조하며 총량관리 유지
4분기 주담대 165조원 금리 재산정…기존 차주 이자 부담 우려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금융당국이 고가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한다는 소문을 부인했지만, 금융권에서는 대출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대출 한도 제한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리 상승 부담까지 겹치면서 주택 구입을 준비하는 실수요자와 기존 차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집값별 대출 한도에 금리 상승까지…높아진 자금 조달 문턱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주담대 전면 금지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15억원 이상 주택의 주담대를 금지하고, 그보다 낮은 가격대의 주택도 대출 한도를 축소한다는 내용이 확산했다. 이 위원장은 앞서 해당 소문을 부인하며 수사 의뢰 등 엄정 대응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추가 규제설을 부인했다고 해서 기존 규제의 완화를 예고한 것은 아니다. 이 위원장은 국감에서 총량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경제의 잠재 리스크로 가계부채가 너무 높은 수준”이라고 답했다.
시장이 연착륙하려면 가계부채 규모를 더 키우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로, 현행 규제는 유지하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현재 수도권·규제지역의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최대한도는 주택가격에 따라 달라진다. ▲시가 15억원 이하 주택은 6억원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이다. 실제 대출 가능액은 이 한도 안에서도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차주의 소득 등에 따라 줄어들 수 있다.
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는 이미 둔화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9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98조9000억원으로 전월보다 6000억원 늘었다. 증가액은 8월 3조5000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주담대 증가액도 같은 기간 4조1000억원에서 2조9000억원으로 축소됐다.
금리는 차주들의 부담을 키우는 변수다. 10월 18일 기준 5대 은행의 6개월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68~6.48% 수준이었다. 한은은 10월 22일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했지만, 은행 대출금리는 코픽스와 은행채 금리 등 자금조달 비용에 영향을 받는다. 특히 한은이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어 이번 동결 조치가 대출 이자 부담 완화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저금리 때 빌린 대출의 부담 확대
기존 차주들은 금리 재산정 시점을 주시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19개 은행의 정책모기지를 제외한 주담대 중 올해 4분기에 금리가 바뀔 예정인 대출 잔액은 약 165조원이다. 직전 분기 143조9000억원보다 21조1000억원 많다. 여기에는 단기 변동금리 대출과 5년 주기로 금리가 바뀌는 상품 등이 포함된다. 특히 2021년 저금리 시기에 대출받은 차주들은 금리 고정기간이 끝나면서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10월 19일 청와대 출입기자단 차담회에서 주담대의 고정금리 기간 종료에 따른 이자 부담을 우려했다. 동시에 대출 규제로 인해 구체적 타당성이 결여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을 세밀하게 운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면적인 규제 완화보다는 실수요자의 개별 사정을 반영한 보완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규제가 유지되는 가운데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어, 당국은 차주의 금리 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10월 22일 국감에서 “당장 금리 변동에 노출돼 있는 일반 서민들의 대출 같은 경우에는 대환대출 서비스와 금리인하요구권을 통해 조금이라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장기 고정금리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의외로 대출받으신 분들이 당장 금리가 높아지기 때문에 고정금리를 원하지 않는다”며 “그런 분들을 위해 인센티브를 어떻게 마련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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