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日·中 찍은 박현주, 글로벌 M&A 승부수…미래에셋 다음 전략은?
- 日 증권사 인수 본격화…中 금융사 M&A도 연내 마무리 전망
글로벌 투자 플랫폼 확장…전통·디지털자산 통합 승부수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일본과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영토 확장에 나섰다. 현지 금융회사 인수를 통해 고객과 영업망을 확보하고 미국 등 주요 시장으로 사업을 넓혀 글로벌 투자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자산운용사와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인수로 해외 사업 기반을 다져온 미래에셋이 이제 증권업과 디지털 금융을 결합한 성장 모델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다만 인수 규모가 커질수록 자금 부담도 확대되는 만큼 현지 영업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 27일 경희대학교 특별강연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일본 증권사 인수 관련 이사회 개최 계획을 밝혔다. 중국 본토에서 추진 중인 금융회사 인수도 연내 마무리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국과 싱가포르 등에서도 인수 기회를 모색하며 글로벌 사업 확대를 이어갈 방침이다.
일본·중국서 기반 확보…미국 추가 인수도 모색
미래에셋이 해외 증권사 인수에 나서는 배경에는 현지 고객 기반을 단기간에 확보하려는 목적이 있다. 해외에 신규 법인을 설립하면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장할 수 있지만 인지도를 높이고 고객을 유치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기존 금융회사를 인수하면 고객과 영업 인력,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일본은 개인투자자의 금융시장 참여 확대가 기대되는 시장이다. 2024년 신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 개편으로 개인의 투자 여건이 개선됐지만 노무라증권과 다이와증권 등 대형 사업자뿐 아니라 온라인 증권사와도 경쟁해야 한다. 기존 증권사 인수로 영업 기반을 확보하는 방식이 신규 진출에 따른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에서도 인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박 회장이 연내 거래 마무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일본에 이어 중국에서도 해외 M&A 성과가 가시화할지 주목된다. 미국에서는 온라인 투자 플랫폼 퍼블릭닷컴 인수를 검토했다가 추가 검토를 중단했지만, 다른 인수 후보를 계속 물색하고 있다. 싱가포르 역시 글로벌 확장 대상에 포함돼 있다.
미래에셋은 그동안 해외 M&A를 성장 전략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2011년 캐나다 ETF 운용사 호라이즌스 ETFs를 인수한 데 이어 2018년 미국 글로벌X, 2022년 호주 ETF 시큐리티즈를 확보했다. 2023년에는 영국 ETF 시장조성 전문회사 GHCO 인수를 마무리했다. 2024년에는 약 5839억원을 투입해 인도 증권사 쉐어칸을 인수했다. 당시 고객 310만명과 지점 120여개 등 현지 영업 기반을 확보하며 온라인 중심 사업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할 발판을 마련했다.
해외 증권사 인수는 단순히 국가별 사업 거점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미래에셋이 추진하는 차세대 투자 플랫폼 ‘MAPS’(Mirae Asset Portfolio Service)를 글로벌 시장에 확산하기 위한 기반 확보 성격도 강하다.
미래에셋은 지난 6월 홍콩에서 MAPS를 선보였다. 주식과 채권 등 전통 금융자산을 넘어 디지털자산과 토큰, 실물연계자산(RWA) 등 다양한 자산을 한 플랫폼에서 거래하고 관리하는 서비스를 지향한다. 국내에서도 기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인 M-STOCK을 MAPS 브랜드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기존 주식·채권에 디지털자산, 토큰, 실물연계자산(RWA), 가상자산까지 한 플랫폼에서 거래할 수 있는 MAPS를 홍콩에서 개발했다”며 “싱가포르와 일본, 중국, 미국 등에서 증권사를 인수해 MAPS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산관리 기능도 추진한다. AI 에이전트가 고객의 포트폴리오를 분석하고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매매 중심의 증권 서비스를 자산관리 영역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전통 금융과 디지털자산, AI를 결합하는 박 회장의 ‘미래에셋 3.0’ 전략이 글로벌 M&A와 맞물려 있는 셈이다.
인수 확대, 수익성 개선에는 물음표
다만 인수 확대가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미지수다.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2분기 해외법인 세전이익은 6091억원으로 전 분기 2432억원보다 약 150% 증가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5002억원이 스페이스X 투자자산 평가이익에서 발생했다. 해외사업의 실적 개선을 현지 영업 경쟁력 강화와 동일하게 해석하기 어려운 이유다.
일본과 중국에서 추가 인수가 성사되면 인수대금뿐 아니라 인력 유지와 사업 확장에 필요한 비용도 늘어날 수 있다. 현지 고객을 확보하고 위탁매매와 자산관리 등 반복적인 영업수익을 확대하지 못하면 투자금 회수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여러 국가의 사업을 동시에 운영하는 데 따른 경영관리와 위험관리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미래에셋의 글로벌 M&A가 단순한 외형 확장을 넘어 현지 영업 기반을 얼마나 빠르게 수익으로 연결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로 확보한 고객과 네트워크를 MAPS 플랫폼으로 연결해 반복적인 수수료 수익을 창출하고, 투자자산 평가이익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중장기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금융회사 인수는 현지 고객과 영업망을 한꺼번에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수 자체가 수익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인수 이후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얼마나 빠르게 내고 현지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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